변 씨 부부가 김 씨를 폭행한 몽둥이(사진=장나래 기자)
11년 동안 40대 지적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학대하며 무임금 노역을 시킨 것도 모자라 수천만 원의 수급비까지 가로챈 6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2일 지적장애 3급인 김모(42)씨를 학대한 변모(64)씨 부부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김 씨를 청주시의 한 타이어 가게 마당 6 ㎡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게 하며 상습적으로 폭행해 무임금 노역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400만 원 상당의 장애수당과 기초생계급여 등까지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2006년 암을 앓던 김 씨의 아버지가 인근에 사는 변 씨에게 맡기면서 김 씨는 타이어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됐다.
김 씨는 타이어 가게에서 생활하면서도 아버지와 형 등과 왕래를 하다 2008년 아버지가 숨지면서 가족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거주하는 컨테이너(사진=장나래 기자)
이곳에서 김 씨는 주로 타이어 수리를 담당하며, 밭일과 식당일 등 온갖 잡일을 해왔다.
이들 부부는 김 씨가 거짓말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짓말정신봉'과 '인간개조기' 등이 적힌 둔기 등으로 머리와 팔 등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변 씨 부부는 김 씨의 아버지가 숨지자 김 씨의 통장을 관리하며 기초생계급여를 가로채고, 2008년에는 김 씨를 지적장애인으로 등록시킨 뒤 장애수당 등도 가로채 자신의 적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임금을 주지 않은 것은 맞지만 둔기로 폭행하진 않았다"며 "장애 수당 등은 나중에 한꺼번에 돌려주려 했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피해 사실은 청주시의 장애인 전수조사를 통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결국 지난 4일 폭행 장면을 목격한 이웃주민의 신고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변 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