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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공격하는 까치들' 때문에 몸살 앓는 호주



아시아/호주

    '사람 공격하는 까치들' 때문에 몸살 앓는 호주

    호주 봄철인 8월말에서 10월초 사이, 수컷들 자기 영역에 예민해져 공격

    자전거 탄 사람의 머리를 공격하는 호주 까치(사진=유튜브 캡처)

     

    9월에 한국은 가을로 접어들지만 호주에서는 봄이 시작되면서 '악랄한' 까치들 때문에 행인들이 긴장한다.

    호주에선 해마다 봄철에 공격적으로 변하는 까치들로부터 길이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사람들은 머리를 보호하려고 애쓴다. 새들의 공격이 심하다 보니 어떤 장소에서 공격이 있었는지를 알리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9일 보도했다.

    시드니에 사는 존 클라크(40세)씨는 2013년 어느 햇살이 좋은 날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갑자기 공격을 받았다. 까치였다.

    "거대한 까치가 나를 쪼려고 했어요. 거의 넘어질 뻔 했죠. 아마 시속 45km 정도로 달리고 있었을 거예요"라고 그는 말했다. 자신을 공격한 이 새에 대해 좀더 알아보려던 그는 까치들이 공격하는 장소들과 '연쇄공격범(serial offender)'을 알리는 지도를 함께 만들어 공유하는 웹 사이트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나를 공격한 녀석은 연쇄공격범이예요. 해마다 그 도로에서 공격이 있었어요"라고 대형 슈퍼마켓의 IT 관리자인 클라크씨는 말했다.

    호주에서 이런 까치의 공격은 아주 잦아서 봄철이 아예 '급습의 계절(swooping season)'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호주사람들에게는 이게 통과의례 같은 거예요. 나는 영국에서 자랐어요. 호주에 왔을 때 대번에 이 경험을 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호주에서 까치들은 사람을 공격하는 야생동물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가해자라고 dpa는 전했다. 그러나 까치는 호주에서 보호대상 동물이어서 사람이 허가나 권한없이 죽이거나 방해하는 것은 불법이다.

    까치들은 호주의 봄철인 8월말에서 10월초사이에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기 때문에 이 기간에 수컷이 공격적이고 영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시기 수컷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새끼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격한다.

    지난해 클라크씨의 웹사이트( www.magpiealert.com)에는 회원들이 보고한 공격이 5600건을 넘었고 이 중 3분의 2가 자전거를 탄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었다. 880명 가량이 대부분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상을 당했다. 존슨이라는 회원은 지난 1일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중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악랄한 것이 나를 덥쳤다. 피하려다 발목을 삐었다"고 그는 말했다.

    호주의 '공원과 야생생물'부 스티븐 버틀러 자연보전조정관은 사람들이 새들이 공격하는 지점들을 피하고 자극하거나 괴롭히려 들면 안된다고 밝혔다. "공격지점을 불가피하게 지나가야 한다면 모자나 우산을 쓰거나 막대기를 들라. 선글라스를 쓰면 눈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새가 급강하할 때 쳐다보면 얼굴이나 눈을 다칠 수 있으니 쳐다 보지 말라. 새들을 잘 살피면서 뛰지 말고, 활기차게 걷는 게 좋다"고 그는 안내문에서 조언했다.

    5년전에 영국에서 호주 시드니로 이사온 클라크씨는 "내가 여기로 이사오기 전에 친구가 말했어요. '호주에 와. 바깥에 있는 모든 것들이 너를 붙잡을 거야. 정원에 있는 새들도'라고요. 그 때는 비웃었죠. 그런데 그건 사실이었어요. 여기는 무척 터프한 나라예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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