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맹활약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한 손흥민의 빈자리는 압도적인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승리하지 못한 시리아와 2차전에 더욱 크게 느껴졌다. 박종민기자
손흥민(토트넘)의 빈자리가 이토록 크게 느껴졌던 경기가 있었던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중국과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최종예선을 기분 좋게 시작한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시리아를 상대한 원정 2차전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 끝에 승점 1점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승리를 노렸던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 경기의 무승부는 패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결과다.
시리아가 예상외로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경기의 대부분은 한국의 주도아래 치러졌다. 점유율은 물론 슈팅과 코너킥 등 모든 경기의 기록이 한국의 압도적인 경기를 설명하는 좋은 지표다.
이렇게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국은 시리아의 골망을 한 차례도 흔들지 못했다. 중국전에서 3골이나 넣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과연 중국전과 시리아전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분명한 것은 손흥민의 존재다. 전 세계 모든 축구선수가 선망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인 손흥민의 존재감이 시리아전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하고도 아쉬운 무승부에 그쳐야 했다.
손흥민은 중국전 승리의 발판이 된 선제골의 시발점이 된 프리킥을 얻었고, 또 직접 자신이 키커로 나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그라운드 내 존재감은 단순히 이 장면 하나로 설명하기 힘들다.
손흥민은 중국전에 최전방의 지동원과 2선의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유기적인 자리 변화로 상대 수비를 괴롭힌 것과 달리 홀로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역할을 맡았다. 4명의 공격 자원이 따로, 또 같이 상대 문전을 위협한 덕에 한국은 3골이라는 분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의 협의로 중국과 1차전만 소화한 뒤 영국으로 복귀했다. 이 때문에 시리아와 2차전에는 이재성(전북)이 측면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재성은 후반 22분 황희찬(잘츠부르크)와 교체될 때까지 분전했지만 기대치만큼의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