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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소주"…동남아에 부는 '한국소주' 열풍



기업/산업

    "사랑해요 소주"…동남아에 부는 '한국소주' 열풍

    • 2016-09-04 09:48

    하이트진로 '글로벌 비전 2024' 선포…해외매출 450% 성장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 ‘쭉바익’ 거리에 문을 연 하이트진로 팝업 스토어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에서 하노이 시민들이 소주를 즐기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설립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24년까지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글로벌 비전 2024’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한국 소주를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주류로 성장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 ‘글로벌비전 2024’…해외배출 450% 성장, 수출 5300억원 달성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가 지난달 29일 멜리아 하노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비전 2024'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목표는 2024년까지 지난해 대비 해외매출 450% 성장, 수출액 5300억원 달성으로 잡았다.

    또 구체적인 해외시장 공략 세부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 ‘브랜드력(力)’, ‘채널강화’, ‘단계별 공략’ 등 4가지를 설정했다.

    전략국가를 선택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현지 유통채널 확대로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2011~2015년 구축한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를 원년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글로벌 브랜드를 완성한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시나리오다.

    ◇ 세계 8개국 전략국가 선정…동남아 최우선 공략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롱비엔 지역의 이온몰에서 하노이 시민들이 진로소주를 고르고 있다. 하노이=정재훈기자

     

    하이트진로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8개국을 전략국가로 선정했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홍콩 등 아시아 5개국과 미국과 멕시코 등 미주 2개국, 그리고 유럽의 영국이다.

    그 중 최우선 공략시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다.

    동남아시아에서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액은 2012년 26.9%, 2013년 41.3%, 2014년 31.6%, 지난해 106.6% 등 2011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 694만 달러 등 연간 1705만 달러로 3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한국 드라마, K-POP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지난해말 AEC(Asean Economic Community,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으로 동남아시아는 소주 세계화를 위한 최적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특히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았다. ‘글로벌비전 2024’ 프로젝트 선포식 장소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선택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지난달 29일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한 멜리아 하노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주의 세계화를 통해 설립 100년을 맞는 2024년에는 중장기 전략인 ‘글로벌 비전 2024’를 통해 국내 주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에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베트남, 소주 세계화 위한 최적의 전진기지

    베트남 하노이 이온몰에서 하이트진로 허영주 차장이 현지 증류주 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훈기자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소주 세계화를 위한 최적의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맥주, 가을과 겨울에는 도수가 높은 보드카 등 증류주를 즐겨 마시고 친지들과 함께 술자리를 함께하는 음주문화도 형성돼있다. 베트남 증류주 시장은 최근 5년간 17% 이상 성장했고 지난해 소비량은 930만 상자에 달한다.

    알코올 도수 29~39도의 고도주인 보드카를 선호하는데, 보드카 하노이와 보드카 멘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영기업인 보드카 하노이의 점유율이 90%대에서 5년 전 짝퉁 파동으로 55%로 떨어지면서 틈새가 생겼다.

    이 기간동안 한류 열풍을 베트남의 젊은 층을 매혹시켰고 한국은 5천여개 기업이 50조를 투자해 제1위 투자국이 됐다.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에 진로소주를 수출하기 시작한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하노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24 프로젝트’의 구현에 나섰다.

    한국인과 닮은…베트남 현지 모델이 '진로24'를 소개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훈기자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중인 제품은 ‘참이슬 후레쉬’, ‘자몽에이슬’과 수출용 24도 고도주 ‘진로24’, 750ml 대용량 자몽에이슬 ‘진로그레이프프루트’ 등이다.

    이달부터는 주세 중과 기준(20도 이상 60%, 20도 미만 30%)을 최대한 맞춘 베트남 전용 19.9도 참이슬 클래식도 출시할 예정이다.

    진로소주는 17.8도와 24도로 현지 보드카보다 도수가 낮고 가격도 관세(55%) 때문에 1.4~1.6배 비싸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부터 방영되는 한-베트남 합작 한류 드라마 ‘오늘도 청춘2’ 등을 통한 PPL(간접 광고)과 한국형 프랜차이즈 ‘진로소주클럽 운영을 통한 유통망 확대, 수입인지의 접착성분이 묻어나지 않도록 병마개를 감싸는 쉬링크 공법의 최초 도입 등으로 베트남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 황정호 헤외사업본부장은 "베트남시장 등 동남아시장은 소주의 세계화를 위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라며 ”이 지역을 시작으로 소주 단독시장을 개척해 전세계적인 카테고리로 육성하고 진로소주가 세계 표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드러운 한국소주, 사랑해요”

    지난달 27일 베트남 하노이 쭉바익 거리에 문을 연 하이트진로 팝엉스토어 '하이트진로 소주클럽'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못(하나) 하이(둘) 바(셋), 요(건배),
    못 하이 바 으엉(마시자)”

    지난달 30일 밤 하노이의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는 한국 거리로 변했다. 베트남의 홍대앞 격인 이곳에 문을 연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은 진로소주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특히 어머니가 한국인인 인기가수 하리원씨가 직접 주점을 찾아 공연을 하고 한국식 소맥 제조법 등을 알려주면서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테오(33,여)씨는 “한국소주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시는데 정말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고 햐오(22,남)씨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포장마차와 비슷하게 꾸며져 마음에 든다. 한국 소주를 정말 좋아한다”고 웃었다.

    이엔(23,여)씨는 “베트남 보드카는 순한 게 29도라 마시기 부담스럽지만 한국소주는 부드럽고 깔끔해서 마시기 편하다”고 한국소주 예찬론을 폈다.

    전날 하노이 신시가인 롱비엔 지역의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응옥빅(23. 여, 대학생)씨는 “베트남 술은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아픈데 한국 소주는 부드럽고 깨끗해 다음날 숙취가 없어 부모님들도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의 소주 사랑에는 한국 드라마의 공이 크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응웬찌투흐엉(30, 여)씨는 “한국 드라마에 소주 마시는 장면에 많이 나오는데 그런 장면을 본 날이면 거의 소주를 마시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소주로 인한 고도주 문화의 변화도 감지됐다.

    응웬꽌히엡(35, 남)씨는 “베트남 보드카는 독해서 빨리 취하는데 한국소주는 부드러워서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즐거운 시간을 오래 가질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도 술자리에선 한국소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허영주 차장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1위가 나이트클럽, 2위는 포장마차”라며 “한국 드라마에서 포장마차를 찾아 소주를 마시며 갈등을 풀고 우정을 다지는 장면을 보고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것인데 녹색병(소주)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까지 현재 1%인 베트남 증류주 시장 점유율을 7%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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