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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 vs 치우미' 경기만큼 치열했던 장외 응원전



축구

    '붉은 악마 vs 치우미' 경기만큼 치열했던 장외 응원전

    • 2016-09-01 21:55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소문난 잔치에 볼거리도 많았다. 한국과 중국은 경기 승패를 떠나 뜨거운 응원전으로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중국은 '공한증(恐韓症)'을 깨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이번에도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뜨거웠던 경기만큼이나 양국 대표 응원단의 응원전 역시 치열했다.

    중국은 이번 경기를 위해 대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했다. 당초 예상보다 적은 약 1만여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이 역시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었다. 미디어 관계자도 250여 명이 현장을 찾아 취재에 열을 올렸다. 한국은 1500명의 경찰 병력을 경기장 곳곳에 배치하며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람온 중국 서포터즈들이 응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중국 국기가 그려진 노란색과 붉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중국 응원단 '치우미(球迷, 중국 축구 팬)'는 일찌감치 경기장 주변에 집결했다. '짜요(加油·"힘내라"는 뜻의 중국 응원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중국은 정해진 입장시간인 오후 5시가 되자 경기장 한켠을 가득 메웠다.

    '치우미'의 응원은 경기장 안에서 더 크게 울려 퍼졌다. 경기 시작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상황이었지만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연신 흔들며 목청껏 응원가를 불렀다. 마치 중국의 홈 경기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열띤 응원이었다.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중국 서포터즈가 대형 오성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의 '붉은 악마'도 밀리지 않았다. 업무를 마치고 모이는 탓에 모든 응원단이 집결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적은 인원으로도 치우미의 응원에 맞서 힘찬 응원을 펼쳤다.

    경기 시작 10여분을 남기 시점에는 붉은 악마의 응원이 중국을 압도했다. 서서히 자리를 채워간 붉은 악마는 태극기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머리 높이 들고 하나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응원 열기를 끌어올렸다.

    ◇ 한여름 밤을 수놓은 뜨거운 응원 열전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람온 중국 서포터즈들이 오성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붉은 악마와 치우미는 양국의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만큼은 잠시 응원을 중단했다. 상대 국가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리자 두 응원단은 본격적인 응원전에 돌입했다.

    붉은 악마는 대표적인 축구 응원가인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며 포문을 열었디. 치우미도 이에 질세라 '짜요'를 외치며 응수했다. 경기장에서 파울이 나올 때면 야유를 퍼부으면 상대를 압박했다.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람온 한 중국 서포터즈가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자 덩달아 응원 열기 역시 달아올랐다. 하지만 전반 20분 양 팀의 응원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이 상대의 자책골로 앞서나가자 붉은 악마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전까지 큰 소리로 응원을 펼치던 치우미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며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경기장은 한동안 붉은 악마의 응원 소리만 울려 펴졌지만 치우미 역시 다시 이내 마음을 다잡고 응원을 재개했다. 이따금 중국 선수들의 역습이 나올 때면 큰 박수로 격려했다.

    후반 18분 경기장은 다시 한 번 붉은 물결이 요동쳤다. 이청용이 머리로 한국의 두 번째 득점을 신고하자 붉은 악마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리고 3분 후 구자철의 추가골이 터졌고 함성은 더 커졌다.

    3분 사이 2골을 내준 중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이를 지켜보던 치우미 역시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흥이 한껏 오른 붉은 악마는 파도타기 응원을 선보이며 한국 선수들에 힘을 봅돋았다.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람온 한 중국 서포터즈가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후 중국의 득점이 연달아 나오자 풀이 죽어있던 치우미의 응원도 살아났다. 붉은 악마에 밀리지 않을 만큼의 큰 목소리로 '짜요'를 연호했다.

    붉은 악마와 치우미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도 한동안 응원을 계속했다. 어떤 면에서는 경기보다 뜨겁고, 열정적이었던 두 응원단의 열띤 응원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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