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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제 돈 좀 돌려주세요"



종교

    "목사님, 제 돈 좀 돌려주세요"

    목사는 헌금이라고 주장..검찰은 일단 집사 손 들어줘

     


    박 아무개 집사는 요즘 한숨이 늘었다. 믿고 의지하던 목사에게 실망을 해서다. 한때 교회 중직을 도맡아 할 정도로 교회에 열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 도대체 박 집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3억 원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박 아무개 집사는 지난 2009년 'ㅇ'교회 조 모 목사에게 3억 여 원을 빌려줬다. 교회 다닌 지 4~5년 정도 됐을 때였다. 조 목사는 박 집사에게 살갑게 대했고, 성가대장과 총남선교회 회장 등의 직분을 맡겼다. 박 집사의 아내 정 아무개 권사도 마찬가지. 정 권사는 여선교회장을 맡았다.

    곧 갚겠다는 말에 박 집사는 의심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가 빚을 갚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기 때문이다. 조 목사는 한 달에 200만 원씩 이자를 갚고, 박 집사 이름으로 800만 원짜리 적금을 들어 3년 안에 갚겠다고 박 집사에게 말했다.

    박 집사 역시 3억 여 원을 빌려줄 형편이 안 됐지만, 담임목사의 말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또 구체적으로 상환 방법까지 말해주니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박 집사는 여섯 차례에 걸쳐 교회 계좌로 돈을 이체했다.

    박 집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 평생 벌어 놓은 거 목사님한테 다 준 셈"이라며 "처음부터 나에게 사기를 칠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돈을 받은 뒤 몇 달 동안은 이자를 박 집사에게 보냈다. 적금도 납입했다. 하지만 이는 다섯 번만에 끝났다. 조 목사는 박 집사에게 800만 원씩 적급을 납입하기 어려우니 해지해달라고 했다.

    "박 집사가 헌금한 돈인데.."

    결과적으로 조 목사는 박 집사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 오히려 박 집사가 교회로 헌금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3억 여 원의 진실은 무엇일까. 박 집사의 주장대로 빌려준 돈일까, 조 목사의 주장대로 헌금일까. 일단 검찰은 박 집사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조 목사에 대해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조 목사는 박 집사가 준 돈으로 선교센터와 교회를 세우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이 인정하지 않았다. 인천지방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31일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그런데 조 목사가 교인과 돈 거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목사는 지난 2008년에도 교인 김 아무개 씨의 돈을 함부로 사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5년의 일이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한 번 교인과의 돈 거래로 구설수에 오른 셈이다.

    조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인 몇 명이 나를 몇 년 째 괴롭히고 있다"며 "계속 물고 늘어져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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