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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김포공항 미화원 "성추행도 착취도 벗고파"



인권/복지

    '단식' 김포공항 미화원 "성추행도 착취도 벗고파"

     

    -성추행, 인격모독 행위 이어져
    -30년 일해도 최저임금 받아와
    -공항공사, 하청업체에 책임전가
    -개선대책? 구둣방 쉼터가 전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경희(김포공항 청소노조 지회장)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는 시간. AS 뉴스입니다. 여행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찾게 되는 장소 김포공항. 그런데 그 한편에서는 오늘부터 단식투쟁이 벌어집니다. 바로 공항의 여성 청소노동자들 그리고 카트관리원들 얘기인데요.

    이들이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고 인권유린을 당해왔다는 하소연을 시작한 게 몇 달 전 일이죠. 잘 해결이 됐으면 오늘 단식 시작하지 않을 테고 AS뉴스에서 다룰 일도 없었을 텐데 아마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의미겠죠? 김포공항 연결하겠습니다. 김포공항의 청소노동자면서 공공비정규직 노조 강서지부의 지회장도 맡고 있어요. 손경희 지회장 연결을 해 보죠. 손 지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손경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단식을 시작하시는 거에요?

    ◆ 손경희> 네.

    ◇ 김현정> 혼자요?

    ◆ 손경희> 네.

    ◇ 김현정> 얼마 전에는 삭발도 하셨잖아요?

    ◆ 손경희> 네, 12일에요.

    ◇ 김현정> 그런데 결국 단식까지 가신다는 얘기는 뭔가 더 안 풀려서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서 더 극단적으로 가게 된 겁니까?

    ◆ 손경희> 우리는 많은 걸 원하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 인정을 하고 대화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대화가 되지를 않고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뉴스를 지금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니까 이야기를 좀 처음으로 돌려보죠. 그러니까 지난 3월에 노조를 결성하기 전까지는 억울한 게 있고 불합리한 게 있어도 다 참으셨어요.

    ◆ 손경희> 네.

    ◇ 김현정> 그러다가 노조를 만들면서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신 건데요. 그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성추행과 인권유린이 있었다는 주장이었죠?

    ◆ 손경희> 네, 제가 당한 것인데요. 제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어요. 그 때 회식 자리가 있었는데 회식 끝나고 노래방을 가자는 거에요. 관리자들 얼굴도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그런데 거기 노래방을 갔다가 성추행을 당하게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당하셨는데요?

    ◆ 손경희> 노래방에서 갑자기 손을 끌어서 무릎에 앉히더니 혓바닥이 슥 들어오는 그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손경희 지회장님만의 일이 아닌,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는 건가요?

    ◆ 손경희> 네. 가슴을 멍이 들도록 주무른다든가 심지어는 여자를 못 만지니까 남자라도 만져야 되겠다고 해서 남자 러닝이 다 찢어질 정도로 남자한테도 하는 것도 있었고요.

    ◇ 김현정> 남자 미화원분들도 계시니까요?

    ◆ 손경희> 네.

    ◇ 김현정> 게다가 노동 강도도 굉장히 심했다고요?

    ◆ 손경희> 저희가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점심시간 이외에는 전혀 못 쉬게 근무를 짰어요. 그리고 동료하고 얘기해도 시말서, 간식 먹다가 들켜도 시말서. 완전히 노예처럼 살았죠. 하루 일이 끝나서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안 쥐어져요. 너무 손을 써서 감각이 움직이지를 않는 거죠.

    ◇ 김현정> 하루에 몇 시간 근무하시는데요?

    ◆ 손경희> 11시간 근무하거든요. 그런데 점심시간 빼고 지금은 4시간에 30분씩 쉬고 있습니다, 지금은.

    ◇ 김현정> 그런데 공항의 노동자가 한두 분이 아니실 거 아니에요. 몇 명이나 계시는데 그렇게 노동강도가 강합니까?

    ◆ 손경희> 국내선 같은 경우는 20명가량이 1개조로 움직이고요. 국제선 같은 경우는 한 10명가량이 움직입니다.

    ◇ 김현정> 국내선 20명, 국제선 10명이 그 넓은 대합실과 화장실을 다 담당해요?

    ◆ 손경희> 네. 그리고 1개 조가 중복돼서 나오면 인수인계 해주는 그런 시스템으로 돼 있어요.

    공공비정규직노조. (사진=서울경기지부 제공)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노동을 하면 합당한 임금을 주면 될 텐데 임금 상황은 어땠어요?

    ◆ 손경희> 저희가 최저임금인데 정확히 6030원 맞고요. 한 달에 기본급이 126만 원인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공항공사에서는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현재 김포공항 미화원의 월 급여는 205만 원으로 국내 최고수준이다. 인센티브도 1인당 평균 15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해외 및 국내로 연수도 보내준다’ 그러면 이거는 지금 지회장님 말씀하고 전혀 다른 얘기잖아요?

    ◆ 손경희> 제가 조목조목 다 따질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손경희> 급여 205만 원이라는 건 기본급 126만 원에 교통비 10만 원 정도 돼요, 식대 10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러면 146만 원 정도 되겠죠? 거기다가 밤 11시에 일이 끝나고 새벽 4시까지 왁스작업이라는 걸 합니다.

    ◇ 김현정> 그거는 근무 시간에 안 들어가는 과외 작업이에요?

    ◆ 손경희> 그렇죠. 새벽 4시까지 그 왁스작업을 한 그 인건비와, 연차를 쓰면 나머지 쉬는 사람이 대체근무를 해야 돼요. 대신 해 줘야 되는데 그게 1.5배의 수당이 지급이 되잖아요. 그걸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하면 그제야 그 급여가 나오게 되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받을 수 있는 모든 걸 다 끌어 모았을 때 월급이 205만 원 나오는 거다?

    ◆ 손경희> 그렇게 되는 거에요.

    ◇ 김현정> 그러면 대부분 직원들은 그렇게 다 끌어 모아서 가져가지 못하세요?

    ◆ 손경희> 안 하는 사람도 있죠. 몸이 힘들어서 힘에 버거워서 못해 주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평균 월급이 160 정도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러면 보통 직장에서는 연차가 올라가면, 근무 연수가 올라가면 경력을 인정받아서 월급도 조금씩 올라가거든요. 거기도 그렇게는 됩니까? 경력은 인정 받습니까?

    ◆ 손경희> 전혀 안 되죠. 오늘 들어온 사람이나 30년 된 사람이나 인건비는 똑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지회장님. 지금 계속 용역회사라고 얘기하고 있는 이 회사는 김포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가 아니죠?

    ◆ 손경희> 네.

    ◇ 김현정> 한국공항공사의 하청업체인거죠?

    ◆ 손경희> 네.

    ◇ 김현정> 그래서 한국공항공사는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이거는 우리랑 상관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꾸 대화를 해 달라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는 용역업체에다가 하청을 준 것뿐이고 미화원분들은 그 하청업체하고 얘기를 하셔야지 우리한테 자꾸 대화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 이 얘기를 하는데요.

    ◆ 손경희> 아니죠.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의 원가계약서에 보면 인건비에 대해서 자세하게 수당 지급에 관한 설명이 안 돼 있어요. 뭉뚱그려서 해 놓았기 때문에요. 원청과 하청 간의 원가계약서에는 '상여금 400%를 지급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하청업체가 우리하고 근로계약서를 맺은 걸 보면 ‘상여금 180%’로 돼 있어요. 그러면 220%가 없어졌잖아요. 그 상여금 220% 가지고 기타 수당들을 지급하고 있는 거에요, 지금 체계가요.

    ◇ 김현정> 그러니까 공항공사하고 용역업체가 맺은 계약서를 보면 노동자들의 월급에 대한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뭉뚱그려서 적혀있다는 말씀이세요, 쉽게 말하면?

    ◆ 손경희> 네.

    ◇ 김현정> 그런 얘기를 좀 대화로 풀어보자라고 요청을 하고 계신 건데 공항공사 측에서는 전혀 답변 없습니까?

    ◆ 손경희> 무조건 우리하고는 상관없다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하튼 이러저러한 일들로 무기한 단식을 오늘부터 시작하게 되시는 건데 이게 누가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단식을 한다는 게, 그것도 무기한으로 간다는 게 쉬운 일 아닌 거 아시잖아요.

    ◆ 손경희> 네.

    ◇ 김현정> 괜찮으시겠어요?

    ◆ 손경희> 어쨌든 시작했으니까 끝을 봐야죠. 대화가 없는 개선은 있을 수가 없어요. 지금 어떤 식이냐면 저희가 쉬는 공간을 좀 개선해 달라고 했더니 주먹구구식으로 구둣방같이 만들어서 급조를 해서 아무 데나 세워놨어요, 지금 거기서 쉬라는 거에요. 도저히 쉴 수 없는 장소에서요.

    ◇ 김현정> 쉴 수 없는 장소. 일단은 대화만이라도 해 달라는 요청이 참 마음 아프게 들리는데요. 단식은 사실 저는 정말 말리고 싶은 최후의 수단이거든요. 부디 대화의 장에 두 분이 앉았고 해결이 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손경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 잘 챙기시고요.

    ◆ 손경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도대체 김포공항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오늘부터 단식에 들어가는 청소노동자, 공공비정규직 노조 강서지부의 손경희 지회장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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