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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반출, 美 눈치 보면서 60일 벌었다고 달라질까?



기업/산업

    구글 지도 반출, 美 눈치 보면서 60일 벌었다고 달라질까?

    11월 23일로 결정 유보, 美대선은 11월 8일…"美 통상 압박 속 마찰 피하려" 지적

     

    구글에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결정이 2개월가량 유보됐다. 어떤 결정을 해도 "안보냐 갈라파고스(기술 발전 역행)냐"에 대한 후폭풍이 따를 것이라는 많은 우려 속에 결론마저 미뤄졌다. 지난 6월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 이후 약 3개월 동안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지도 반출 공방'은 60일간 또다시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모두 국익을 위해 이뤄졌다"며 연기 이유를 밝힌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유보 결정은 미국과 구글에 특혜를 준 것"이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해외 기업에 대한 눈치 보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불허'라던 구글 지도반출 결정 60일 '연기', 美 대선까지 시간 벌기?

    정부는 지난 24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30분 넘게 회의를 열었지만 지도 반출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결국 심의 기간을 60일 더 연장해 오는 11월 23일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불허'로 가닥이 잡혔다는 예측은 빗나간 것이다.

    지도 반출 여부에 대한 본질은 안보와 산업 발전의 충돌이다. 분단 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결정이 쉽지 읺다지만 업계에서는 심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고 직권을 사용해 연장한 것을 두고 "미국과 구글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찬반 논쟁은 없었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찬반 토론까지 가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대신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에 다수가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지도 반출 결과가 안보와 외교, 산업 등 각 분야에서 국익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분단 국가 '안보' 논리가 점차 '포켓몬고'나 '무인자동차' 등 구글의 세부 지도로 가능한 산업 활성화를 넘어 최근에는 통상 마찰로까지 확대되자 지도 반출을 허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어느 쪽이 더 큰 국익인지는 비교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회의 당일 새벽 북한의 잠수함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고조되는 도발 위협과 최근 북한 태영호 주영 대사관 공사 귀순 등 안보 논리에 힘입어 과감히 '불허'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면에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무역대표부에서 우리 정부 부처와 비공개 영상회의를 열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가 민감한 상황에서 굳이 미국과 불필요한 마찰을 불러 올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미국 대선 이후로 결정을 미룬 것 아니냐"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추세다.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8일로, 결정이 유보된 11월 23일보다 앞서 치러진다. 지도 반출과 관련해 "구글과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는 점도 이미 지도 반출을 결정한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힐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내 공간정보 산업계와 IT 업계는 "결정 유보는 사실상 구글에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지도 반출이 가져올 산업적 파급 효과는 크겠지만 이미 국내 업계에서는 이른바 '구글세'와 '역차별','국내 산업계 성장 저해' 등 형평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손영택 공간정보기술연구원장은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문제에 대해 구글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나올지 의문"이라며 "심사를 보류할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불허한 후 다시 신청하도록 조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 "사드 배치 감행하면서 구글엔 이중적 태도"…"지도는 국가 자산" 정부에 책임 촉구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구글 지도반출 심사 연기는 해외기업에 대한 눈며치 보기"라면서 "국익 차원에서 철저하게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며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중국과의 통상 마찰우려도 무시한 채 안보를 방조하며 사드배치를 감행했던 정부가 왜 유독 구글에게만 2중적 태도를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글이 요구하는 5000:1 정밀지도는 오차범위가 3m이내일 뿐 아니라 고도에 대한 정보까지 나와있는 핵심 안보자산"이라며 "국민 세금 1조원 이상이 들어간 국가자산을 조세회피 의혹이 있는 해외 기업에 반출하는 승인 심사를 열고 또 반대 의견이 우세해지니까 심사기간을 연장해주는 정부는 어느나라 정부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심사 연기가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듯 미국 대선을 의식하고 국정감사 회피하고 국민시선 돌리는 그런 얄팍한 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가정밀지도는 원유처럼 굉장히 중요한 국가 자산이다"며 "우리나라에 서버를 두지도 않고 세금 한푼 안낸 외국 기업을 위해 중요한 우리 지도를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수차 지적했다"면서 "정부는 이런 검토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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