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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회적기업 고위임원,'탈북여성'상습 성희롱…인권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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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사회적기업 고위임원,'탈북여성'상습 성희롱…인권위 조사 착수

    유리창 닦던 의사 출신 탈북자 추락사한 사회적기업서 女직원 성희롱·부당 인사 의혹

    의사 출신 40대 탈북자가 유리창 닦다가 추락사한 포스코의 한 사회적기업에서 이번엔 고위 임원이 탈북 여성 근로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이 피해 여성은 상습적으로 성희롱 당한 뒤 인터넷 게시판에 "수치심과 치욕스러움을 느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인터넷 게시판 캡처)

     

    의사 출신 40대 탈북자가 유리창 닦다가 추락사한 한 사회적기업에서 이번엔 고위 임원이 탈북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특히, 피해 탈북여성은 6년째 재무팀장을 맡아오던 중 대기업에서 내려온 임원으로부터 폭언에 시달려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보복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 "남편에게 누에그라 먹여보고 정력이 얼마나 세졌나 보고해" 사회적기업 상무 상습 성희롱

    국내 대기업이 설립한 한 사회적기업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탈북 여성 A 씨는 최근 B 상무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여성법률지원센터를 통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23일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서를 보면 B 상무가 A 씨에게 "누에그라는 비아그라처럼 정력이 세지는 약이다. 남편에게 누에그라를 사먹여 보고 정력이 얼마나 세졌는지 밤마다 체크해 보고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 "산에 가면 여자들이 립스틱 짙게 바르고 서서 남자들을 유혹한다"며 "네 입술이 너무 강렬하다. 누굴 유혹하려고 짙게 바르고 왔냐"면서 '립스틱 짙게 바르고' 노래를 불러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는 것이 A 씨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야근중 둘만 남은 사무실에 B 상무가 가까이 오더니 '남자랑 스킨십은 어디까지 해봤냐'고 묻기도 했다"며 A 씨는 CBS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A 씨가 일하는 사회적기업은 북한이탈주민, 고령자 등을 100% 정규직 고용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탈북자에게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또 통일 준비의 전범으로 주목받아왔다. A씨 역시 북한이탈주민으로 "상사로부터 이런 일을 당하는데도 고충을 털어놓을 데도 없고, 굴욕적이고 치욕스러운 감정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인권위는 A 씨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들은 동료의 사실확인서와 A 씨가 한 인터넷 고민상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함께 접수, B 상무 성희롱 혐의에 증거로 쓸 예정이다.

    (사진=자료사진)

     

    ◇ 대기업 출신 임원 폭언에 진정서 냈다 "현장에 처박혀서 아무일도 하지마" 보복성 인사

    A씨는 "일련의 성희롱 사건을 해프닝으로 웃어 넘길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일이 대기업 출신 임원의 폭언에 진정서를 낸 것에 대한 보복성 부당 인사가 있었던 와중에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A씨가 올해 초 해당 대기업 사회공헌실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퇴직 임원이자 당시 사회적기업 간부가 상습적으로 직원들에게 "입 다물어, 너 한번 죽어볼래, XX, 여자가 어디서 대꾸질이야" 등 손을 위로 들며 때릴 듯한 행동과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

    그러나 진정서 제출 약 한달 뒤, 대기업 본사에서 임원이 내려와 "A씨를 현장(미화)에 처박아둬라"고 지시, "하루 아침에 재무 팀장직을 박탈 당하고 주차장 내 청소사무실로 쫓겨났다"고 A씨는 주장했다.

    올해 초 해당 사회적기업 운영총괄로 부임한 B 상무도 "'여자가 어디다 대고 투서질이야'라면서 '직무에서 손떼고 숨죽이고 있어라, 현장 가더라도 현장 업무에 관여하지 말고, 직원들도 만나지 말라. 직원 휴게실도 가지말라, 조용히 죽은 듯이 가만히 있어라, 이는 모두 본사의 지시'라고 윽박질렀다"고 A씨는 말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이라지만 A 씨가 '보복성 인사'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탈북 뒤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회계법인경력만 10년째인 A씨지만 청소사무실에서, 어떤 업무도 받지 못한 채 마치 '벌서듯' 앉아만 있어야 있다.

    A씨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5월 복귀했다. 그러나 '누에그라' 사건 이틀 뒤 또다시 청소사무실로 쫓겨났다. 인격 모독과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탈북 뒤 처음으로 병원치료까지 받게 됐다. 이를 알게된 여성법률지원센터는 최근 A씨의 성희롱과 보복성 부당인사에 대해 인권위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B 상무는 "누에그라같은 성희롱성의 발언을 한 적은 전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해당 대기업 측도 "성희롱 발언은 미화 현장 내 아주머니들이 수다떨면서 흘러나온 얘기일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 A씨의 인사 역시 "모든 직장에서 일어난 인사와 똑같다"면서 "해당 사회적기업 대표이사 명의로 정당하게 난 거고,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노동위로부터 해당 건 통보는 받았지만 신청 취지만 있고, '사유서'가 없다. 사유를 몰라 답변 등 조치를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의 사회적 기업은 지난 13일 주차관리를 하던 의사 출신 탈북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하루 아침에 건물 청소 업무로 내몰리면서 안전 장비도 없이 유리창을 닦다 추락해 숨져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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