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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손연재 인터뷰에서 느껴진 '슬픈 예감과 반전 기대감'



스포츠일반

    [리우]손연재 인터뷰에서 느껴진 '슬픈 예감과 반전 기대감'

    • 2016-08-20 20:04
    '내일 흘릴 눈물의 의미는?' 손연재가 20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서 5위로 결선에 진출한 뒤 인터뷰 도중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리우=노컷뉴스)

     

    20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 진출을 확정한 손연재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 · 연세대). 이날 브라질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끝난 예선에서 볼(18.266점)과 후프(17.466점), 리본(17.866점), 곤봉(18.358점)까지 합계 71.956점으로 5위에 올랐다.

    출전 선수 26명 중 10명이 진출하는 결선에 올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오른 손연재는 2회 연속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4년 전 손연재는 예선 6위, 결선 5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21일 오전 3시30분 열리는 결선에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만약 손연재가 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은 아시아 최초의 쾌거다. 역대 올림픽 리듬체조에서 아시아 선수의 최고 성적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카자흐스탄의 알리야 유수포바의 4위였다.

    하지만 메달 도전의 길이 쉽지 않다. 이날 예선에서 1~4위에 오른 선수들을 넘어야 한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세계 랭킹 공동 1위이자 러시아 맞수 마르가리타 마문(74.383점)과 야나 쿠드랍체바(73.998점)는 금, 은메달이 예상된다.

    손연재의 동메달 경쟁자로 꼽힌 세계 4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와 6위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도 각각 73.932점, 72.575점으로 손연재보다 높은 점수였다. 동메달 가능권인 리자트디노바와 손연재는 1.976점 차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난도의 연기로 뒤집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손연재가 20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예선전에서 곤봉 연기를 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물론 결선은 예선 점수와는 관계 없이 새롭게 진행된다. 그러나 결선은 메달이 결정되는 만큼 모든 선수들이 집중력을 극대화한 상태에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승부를 뒤집기가 여의치 않다. 런던 때도 예선 6위였던 손연재는 결선에서 한 단계 더 오르는 데 머물렀다.

    이날 예선 뒤 손연재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녹록찮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감지됐다. 손연재는 경기 후 "사실 올림픽을 준비하기까지는 메달을 안 따면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면서 "오늘 물론 실수가 있었지만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행복하고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결선에 대해서도 "솔직히 내가 준비한 것 이상 바라지 않아요"라면서 "그동안 노력해온 것을 알기 때문에 딱 그 정도만 나가서 보여줄 수 있다면"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내일(결선)은 욕심이라기보다는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손연재는 "모든 선수들의 점수를 보려 하지 않았다"면서 "점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노력해온 게 있기 때문에 그걸 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물론 마음을 비울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손연재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손연재는 "실수가 있었지만 월드컵 때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리듬체조 손연재가 20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손연재는 반전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결선에 대해 손연재는 "내일은 새로운 날이고 0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마음을 가다듬고 마인드 컨트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은 몰라도 사실 내일 경기를 즐기면서 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악착같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멋모르고 왔다"던 4년 전 런던 대회와 달리 "스스로가 원하는 게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관건은 클린 연기다. 손연재는 이날 두 차례 실수를 범했다. 후프 종목에서 장기인 포에테 피봇을 마치고 다음 연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후프를 놓쳤다. 놓친 후프를 잡으려 몇 발자국 이동하면서 감점이 생겼다. 18점대에 적잖게 못 미치는 17.466점을 받았다.

    리본에서도 손연재는 살짝 실수를 범했다. 연기 도중 리본이 몸에 감긴 것. 리본 역시 17점대 점수였다. 런던 대회 때도 손연재는 곤봉에서 수구를 떨어뜨려 감점이 돼 메달이 무산됐다. 클린 연기를 펼칠 수 있다면 메달도 가능할 수 있다.

    오히려 예선에서 실수가 나온 게 약이 될 수 있다. 손연재는 실수 상황에 대해 "워낙 정신없이 지나갔다"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들 경험 삼아서 내일은 실수 없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선이 두 종목 뒤 중간에 2시간이 넘게 휴식 시간이 있었던 것과 달리 결선은 한번에 진행되는 점도 반갑다. 손연재는 "3시간 정도 휴식 시간이 있어 모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 "내일(결선)은 오후에 하니까 더 잘해서 열심히 해볼게요"고 의지를 다졌다.

    런던 대회 뒤 눈물을 쏟았던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 대해 "그동안 노력해온 것, 딱 그 정도만 나가서 보여줄 수 있다면 기뻐서 울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과연 손연재가 흘릴 눈물이 기쁨의 의미일지, 반대의 경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NEWS: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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