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강영봉 제주어연구소 소장 "제주어를 써야 제주사람"



제주

    강영봉 제주어연구소 소장 "제주어를 써야 제주사람"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인터뷰…제주어 쓰는 환경 조성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소장(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유네스코가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한 '제주어'를 전문적으로 조사·연구하고 또 교육을 수행해 나갈 연구소가 문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평생을 제주어 연구에 몰두한 제주대학교 강영봉 명예교수가 지난 5일 제주어연구소를 개소해서 사라져가는 제주어 보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현장에서 만난="" 사람="">에서는 강영봉 명예교수를 제주어연구소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 류도성>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제주어 연구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공간은 어떻게 마련된 건가요?

    강영봉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사진=제주CBS)

     

    ◇ 강영봉> 이 공간이 사실은 오시는 분들이 다 맘에 든다고 말해요. 원래는 과수원이 있었는데요. 주인이 살려고 지은 집인데 마침 기회가 나서 저희 연구소로 썼으면 좋겠다고 하는 뜻을 전달하고 해서 공간을 내준 거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제가 알기로는 후원자 한 분, 한 분의 지원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나요?

    ◇ 강영봉> 바로 말씀드리면 제가 퇴임할 때 그동안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면 그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부끄럽게도 제자들이, 제주어 연구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재정적인 후원을 해준 겁니다. 그러니까 제자의 도움을 받아서 이 연구소를 열게 된 건데 결국은 사랑을 되돌리지 못하고 다시 사랑을 받은 거죠. 특히 그게 제자가 되다보니까 감격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그럼 제주어연구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 강영봉>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나는 제주어라고 하는 것은 함께 지켜나가야 될 소중한 우리말이라는 것과 더불어서 언어는 말해야 한다는 언어권이라는 그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서 꾸려나가려고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제주어라는 것은 유네스코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 소중한 언어이기 때문에 좀 지켜줬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사항을 얘기한 거거든요. 그래서 제주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단체도 있고 그러긴 하지만 한 번쯤 제대로 해봐야겠다 하는 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소중한 언어재원이기 때문에 한 번 함께 꾸려 나가보자 하는 것이고, 방언하면 보통사람들은 표준어에 비해서 덜 세련되어있다…교육적으로 안 좋으니 쓰지 말자 하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이 생각이 바뀌면 어린아이들이 제주어를 쓸 때 "야 그거 쓰지 마라" 이렇게 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꼬마들로 하여금, 제주어를 쓰는 사람들로 하여금, 당당하게 언어를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는 게 아까 말씀드렸던 언어권이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연구소를 꾸려나갈까 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사실 도내에 제주어를 연구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럼 제주어연구소가 다른 일을 하시는 건지…차이가 있습니까?

    ◇ 강영봉>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사실 20년 안팎이면 좋은 제보자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장 조사에서 비롯된다고 하면 아까 말씀드렸던 언어 사용의 문제는 결국은 생활어이지 않겠습니까? 현장중심의 조사를 하고 그것을 토대로 자료를 축적하게 되면 나중에 연구자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하는 쪽이어서 현장위주의 조사와 더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자료축적 거기서 축출된 것을 가지고 생활어로서의 정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앞서서 언어권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떻게 보면 생소할 수도 있는 단어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강영봉> 언어권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투표를 하려고 하면 투표권이 있는 것처럼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제주어를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는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2003년도에 KT 본부에서 100번 콜 센터를 제주도에서는 구조조정을 하려고 했던 거예요. 없애버리자, 그래서 광주 쪽에 통합을 하면 되지 않겠냐 하니까 이쪽에서 그러면 안 된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민원이 생긴다…그런 자료들을 모아서 중앙에 올려 보낸 거에요. 그러니까 중앙에서도 언어 때문에 더 많은 민원이 생긴다면, 안 되겠다 해서 그래서 그것을 제외시킨 겁니다. 결국은 나이 많으신 분들이 100번 콜센터를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준 거에요.

    그러니까 결국 그것은 제주어를 마음대로 말 할 수 있는 언어권을 인정해 준 거거든요. 그래서 일간지에 뭐라고 실렸냐면 제주방언이 KT 100번 콜센터를 살렸다 이렇게 나온 거예요. 결국은 어른들로 하여금 마음대로 제주어를 말할 수 있게, 아니면 꼬마들로 하여금 말할 수 있게 하자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씀드렸던 생활어라고 하는 측면에서의 문제가 되죠. 그러니까 결국 제주에서 살려고 하면 제주어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말해야 하는 쪽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강영봉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사진=제주CBS)

     

    ◆ 류도성> 이 시간 제주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면?

    ◇ 강영봉> 한글이 만들어진 것이 15세기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이전의 자료들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라고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 공백을 방언이 메워주는데 그 방언 중에서도 제주도 방언이 가장 큰 공헌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미 잘 알려진 '비바리'라고 하는 어휘가 있지 않습니까? '비바리'에서 '비'라고 하는 그것이 고려 때 언어입니다. 고려 때 사람들이 전복을 '비'라고 하더라 하는 기록이 있거든요.

    '바리'는 물론 악바리, 군바리 할 때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그러면 전복을 '비'라고 한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지 못할 어휘가 제주어에는 남아있는 거예요. 그런 국어사의 공백을 제주어가 제공해 준 다는 것이죠. 물론 다른 지역의 방언도 그런 뜻이 있는데 더더욱 우리 제주어인 경우에는 그 보다 더 오래된 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어사라던가 방언사에 있어서는 중요한 위치다 라고 하는 것이죠.

    ◆ 류도성> 개인적으로 교수님께서 어떻게 제주어 연구에 몰두를 하게 되셨나요?

    ◇ 강영봉> 은사님의 영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은사님이 지금 살아계신 김홍식 선생님도 계시고 특히 저한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 초대 제주대 총장을 지내셨던 현평효 선생님이신데 그 세 분 영향이 컸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 고전문학, 어학으로 나뉘는데 유독 어학 쪽에 학점이 높은 거예요. 그러니까 '아, 나는 다른 문학 쪽 보다는 어학 쪽에 소질이 있구나…' 해서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어학에 대한 책도 많이 사고, 많이 보고 그런 것이 오늘 이렇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류도성> 스승님들에게 어떤 말씀들 많이 들으셨나요?

    ◇ 강영봉> 학교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본인이 썼던 카드라던가 자료집을 물려받은 거에요. 유족으로부터 가져가도 괜찮겠다고 해서 물려받은 것이고요. 또한 칭찬이라는 것이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께 칭찬을 많이 받은 것입니다. 그러면 이쪽을 탐색해보는 것도 좋은 길이겠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까 말씀드렸던 사랑도 많이 받았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 그런 편입니다.

    ◆ 류도성> 그동안의 연구물을 보면 '표준어를 찾아보는 제주어사전', 그리고 '제주어 구술 채록 보고서' 등을 들 수 있을 텐데요. 앞으로 어떤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실 계획이십니까?

    ◇ 강영봉> 일단 말씀드린대로 현장조사를 중요시할 것이고요. 그 바탕에 자료축적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공감도 할 생각입니다. 그것에서 추출되어진 언어 요소들을 실생활에 활용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소 기관지 성격의 책을 낼까 합니다. 그걸 아주 평이하게 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내용으로 꾸며갈까 합니다.

    ◆ 류도성> 앞서서 현장조사 말씀하셨는데요. 어른들을 만나보신다는 말씀인거죠? 어떻게 보면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제주어도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지 않습니까?

    ◇ 강영봉> 일단 정말 큰 사업이긴 합니다만 3년 계획으로 제주도에서 구술 채록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가 마무리 해입니다. 지금까지 읍면 별로 3개 지역을 선정해서 2개 지역은 조사가 되었고 올해 1개 지역 조사가 이뤄지는데요. 이건 아마 다른 지역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거거든요. 그것도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사업은 계속 이뤄져야한다는 것이고 하나 문제는 뭐냐면 지금 전사로 되어 있는 게 전부 다 제주어로 전사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표준어로 같이 묶어 쓰는 것을 병행해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20년 정도면 좋은 제보자를 만나 뵙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안에 대부분의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 류도성> 표준어를 찾아보는 제주어 사전을 써내셨는데, 제주어를 표준어로 정확히 바꿀 수 있습니까?

    ◇ 강영봉> 그거는 거의 비슷한 정도의 뜻이다. 그래서 그 사전을 보시면 표준어로 찾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표준어로 대체하지 못할 것들은 많이 빠져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예를 들면 올레라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표준어로 할 때 골목의 개념하고 약간 다르거든요. 그래서 올레라는 것 다음에 꽃표시를 했습니다. 이건 표준어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하는 몇 개의 예를 들어서 그런 어휘까지 수록을 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저한테 가끔가다가 표준어 대 제주어는 1 대 1의 관계를 가진 것처럼 얘기할 때가 있는데 그렇진 않습니다. 그 의미 정도가 폭이 다 다르기 때문에 꼭 같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비슷한 것 그걸 갖다가 방언형으로 나열을 해놓았죠. 그러니까 그 무게가 똑같다고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 류도성> 앞서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제주어를 당당히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강영봉> 가장 중요한 것은 이중 언어 생활을 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국가차원에서는 표준어 정책을 바꿀 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표준어를 쓰고 가정생활, 일상생활에는 제주어를 쓰는 것 이게 이중 언어 생활이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중 언어생활하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이런 식으로 크게 생각하는데 방언과 표준어를 써도 이중 언어 생활이에요. 그런 식으로 이중 언어 생활을 하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입니다.

    또 하나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언어사용의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하면 꼬마들이 쓰는 제주어를 어른 입장에서 야 그것은 교육적으로 안 좋으니까 쓰지 말아라고 하진 말아야겠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상한 얘기지만 제주도인 경우 우리 한국의 경우는 어른의 말은 들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이 결국은 언어권을 묵살해버리는 것이에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러니까 방언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야한다는 것이에요. 그 두 가지만 어느 정도 지켜지면 제주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입니다.

    ◆ 류도성> 그러면 교육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 강영봉> 예, 왜냐하면 언어관성이 13세 전후라는 것이 그러니까 초등학교에서부터 제주어 교육을 한다고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데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겠느냐고 하는 공교육에서의 제주어 시간 배당의 문제, 이건 아마 굉장히 고민스러운…왜냐하면 전체교과과정에 얼마만큼 들어갈 공간이 있겠느냐 하는 것이고 또 그것을 배워줄 만한 선생님이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안 할 수는 없는 문제니까요.

    ◆ 류도성> 그럼 연구소가 교육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 강영봉> 일단 소집단으로 교육을 할까 합니다. 왜냐하면 보시다시피 공간이 그렇게 넓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주민들도 제주어 교육을 하고 싶어하거든요. 그런 분들이라거나 소집단으로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주어에 노출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려고 합니다. 노출된 만큼 친숙해질 것이고 친숙하면 애정표현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심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꾸며갈까 합니다.

    ◆ 류도성> 제주어 보존을 위해서 행정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 강영봉> 다른 지역에 비해서 행정적 지원은 사실은 좋은 편입니다. 다만 그것이 행정기관에서 다른 행정기관 전체에 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은 미지수이긴 합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많은 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술 채록 사업, 이것도 사실 3개년 계획을 하는 것이고 다른 시 행정에서는 생각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게 문제고 어떻게 보면 제주어를 하더라도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생활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제주어는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지원이 되면 좋겠습니다.

    ◆ 류도성> 마지막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 강영봉> 어떻든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주어라는 것은 제주사람의 정신이고 마음이기 때문에 정신과 마음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 하는 부분은 중요한 것이니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개소식에 많이 와주시고 전화도 많이 해주시는 거보면 제주어에 대한 관심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도민들의 후원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