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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 팔마비 병사母 "제대하면 공장서 엄마 돕겠댔는데"



사회 일반

    에탄올 팔마비 병사母 "제대하면 공장서 엄마 돕겠댔는데"

    전문의 "70만 장병에 매년 간호장교는 70명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어머니(익명),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우리 군, 왜 이러는 걸까요. 어제 원인 미상의 잠수정 폭발 사고도 놀랄 일이었는데 군 병원에서 벌어진 의료사고도 만만치 않게 충격적입니다. 목디스크 치료를 받으러 온 병사에게 원래 넣어야 할 약 대신 엉뚱한 주사를 놓은 겁니다. 바로 소독용 에탄올을 주사한 거죠. 지금 그 병사는 왼쪽 팔이 마비된 상황인데요. 피해 병사의 어머니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어머니 나와 계십니까?

    (사진=자료사진)

     

    ◆ 어머니> 네.

    ◇ 김현정> 지금 아드님 몸상태는 정확히 어떤가요?

    ◆ 어머니> 팔이 지금, 왼쪽 팔이 손가락만 겨우 까딱거릴 수 있는 정도고요. 자기가 물건을 들거나 팔을 옆으로 한다는 건 아예 안 돼서요 왼쪽 팔이 아예 못 쓰는 거나 거의 마찬가지예요, 지금 현재 상황이.

    ◇ 김현정> 손가락 까딱까딱하고 어깨 전체를 들썩거리는 정도만 가능한.

    ◆ 어머니> 네.

    ◇ 김현정> 사고 발생한 게 지난 6월이잖아요. 그러면 한 두 달 치료를 받은 건데 그 정도밖에 호전이 안 됐습니까?

    ◆ 어머니> 네, 얼마만큼 돌아오느냐 이거는 무의미하대요. 그냥 정상적으로 안 돌아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셔서.

    ◇ 김현정> 정말 심란한 상황이네요, 그야말로. 23살 청년이.

    ◆ 어머니> 네.

    ◇ 김현정> 사고가 발생한 그때로 가보죠. 그러니까 제대를 한 달 앞두고 목디스크가 심해졌나봐요, 치료를 받으러 군 병원까지 간 걸 보면?

    ◆ 어머니> 아침에 일어나니까 목도 많이 아프고 어깨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팠대요. 그래서 병원을 가게 됐는데 목디스크라고 판명이 났고 그쪽에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자고 해 그걸 시행을 하기로 했고 그러다 의료사고가 난 거거든요.

    ◇ 김현정> 청평 국군병원에 간 겁니까?

    ◆ 어머니> 네.

    ◇ 김현정> 수술장에서 벌어진 일이네요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런데 소독용 에탄올 주사를 맞았어요. 소독할 때 쓱쓱 닦는 용도로 쓰는 그 에탄올 말씀하시는 겁니까?

    ◆ 어머니> 네. 내시경 수술을 하는데, 내시경 카메라 같은 데 안개가 끼지 말라고 이렇게 쓰는 게 에탄올이래요. 그러니까 이 에탄올이 사람한테 쓰이는 에탄올이 아닌 거예요.

    ◇ 김현정> 수술 장비 닦는, 그러니까 소독용 에탄올이에요. 그걸 몸에 주사 한 겁니까?

    ◆ 어머니> 네, 그걸 바로 신경에 주입한 거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 알게 된 건가요? 엉뚱한 게 들어갔다는 건.

    ◆ 어머니> 저희 아들이 머리가 아프고 구토를 너무 심하면서 피까지 토하게 되고 호흡곤란까지 오게 된 거예요.

    ◇ 김현정> 아들이 한창 건강할 때 아닙니까?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랬던 아들이.

    ◆ 어머니> 더군다나 저희 아들이 군대에 입대할 때까지도 저랑 같이 공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노릇을 하다시피한 아이인데. 그 동안 군에 갈 때까지는 제가 여기 구미에서 현재 전자 관련 쪽에 일을 하고 있는데 엄마랑 같이 일하고 싶다고 여기 와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구미의 전자공장에서 전자부품 조립하고 이런 일을 했던 거군요.

    ◆ 어머니> 네.

    ◇ 김현정> 이제 한 달만 있으면 제대해 '제가 엄마 도울게요. 엄마는 좀 쉬세요' 이랬던 아들인데. 아들은 그 속이 어떨까, 참 마음이 아프네요.

    ◆ 어머니> 저한테 미안하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엄마한테 뭐가 미안하다고요?

    ◆ 어머니> 지가 이렇게 엄마한테 상처를 드리니까 너무 죄송하고 엄마 나중에 나가서 도와줘야 되는데 그것도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그 소리에 정말 처음에는 너무 가슴이 무너졌어요.

    ◇ 김현정> 참…(침묵) 그렇군요. 학교 다니다 어떻게 군대에 간 겁니까?

    ◆ 어머니> 저희 아들이 집안 사정이 좀 어렵다 보니 공고를 나와서 바로 취업을 했고요.

    ◇ 김현정> 공고 나와서. 아버님이 안 계시는 상황인가요?

    ◆ 어머니> 네. 어릴 때 돌아가셔서.

    ◇ 김현정> 어릴 때 돌아가셨으니까. 그야말로 믿고 의지하는 아들이었는데 지금 왼쪽 팔을 아예 못쓰게 됐으니, 이거 참. 잘못은 인정합니까, 군 병원에서?

    ◆ 어머니> 처음에는 자기들 의료 과실이라 하고 저희 아들이 회복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모든 책임을 다지겠다고 했던 분들이, 군의관은 간호장교가 전해 준 약만 주입했을 뿐이다. 나는 억울하다. 지금 이러고 있고요. 간호장교는 충분히 군의관이 확인할 수 있었다 주사할 때 에탄올이랑 조영제의 점성이 다르다면서 군의관이 나를 너무 믿은 것 같다. 지금 이라고 있는 상황이죠.

    더군다나 여기 청평병원의 병원장으로 계셨던 분은 전화가 와서 하신다는 말씀이 자기들의 의료과실을 인정했으니까 어쨌든 이거 제발 언론에만 알리지 말라. 언론에 만약 알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처벌을 받는다. 충분하게 자기들이 다 할 수 있는 걸 뭐든지 다하겠다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언론에 제보를 3개월이 지나 하신 걸 보면 뭔가 지금 상황이.

    ◆ 어머니> 이제 저희 아들이 퇴원을 하고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연락을 드리니 그 군 병원에 그 병원장께서는 지금 현재 병원장 자리에서 내려와 있는 상태래요. 그래서 자기하고는 상황이 없대요, 이제. 그러니까 저희 아들은 현재 군에서 나오는 장애보상금이라는 게 다고요.

    ◇ 김현정> 얼마예요, 그럼 그 장애보상금이라는 건.

    ◆ 어머니> 2급으로 판정이 됐는데요. 제가 여러 군데 알아보니까 그게 한 1000만 원 정도 된다고 해요.

    ◇ 김현정> 1000만 원.

    ◆ 어머니> 그러니까 저희 아들이 정말 밝은 아이인데 점점 갈수록 웃음도 잃어가고요. 정말 하루하루를 너무 힘들게 보내고 있거든요.

    ◇ 김현정> 네. 어머님, 어머님이 힘을 내셔야 아들도 버틸 수가 있으니까요. 마음 단단히 먹으시고요. 관심가지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어머니> 저요. 한마디만 더 할게요. 제발 저희요, 이렇게 알려진다고 해서 저희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거나 이런 거 바라지도 않거든요. 정말 저희 아들이 이미 의료사고 이런 사고가 났지만 다시는 정말 이런 사고가 안 나서 다른 부모님도 정말 마음 놓고 군대에 아들을 보낼 수 있는 그럴 수 있었음 좋겠어요.

    ◇ 김현정> 네.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용기 내시고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는 걸로 하겠습니다.

    ◆ 어머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어머니> 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조영제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소독용 에탄올 주사를 맞아 팔이 마비된 병사의 어머니 먼저 만났습니다. 군에서의 의료사고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죠.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걸까요?

    전문가 연결합니다. 가톨릭 대학교 인천 성모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세요. 동시에 군 인권센터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김대희 운영위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대희> 네, 안녕하십니까? 김대희입니다.

    ◇ 김현정> 수술실에 조영제 통하고 소독용 에탄올 통이 나란히 있었던 건데. 간호장교가 그 통을 통째로 의사한테 넘긴 겁니까? 아니면 주사기에 담아서 넘겨준 겁니까?

    ◆ 김대희>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대부분의 경우를 보면 주사기통으로 약품을 뺀 다음에 넘겨주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수술할 때는 메스, 조영제 이런 식으로 의사가 손을 벌리면 거기에 간호사가 넘겨주는 건데. 이 간호장교가 두 개의 통을 헷갈렸던 거군요.

    ◆ 김대희> 네, 1차적으로는 간호사가 실수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확인하거나 감독하지 않은 군의관 잘못도 일정 부분 인정됩니다.

    ◇ 김현정> 저도 그 부분 질문드리려고 했는데 아무리 주사기에다 잘못된 약을 넣었더라도 그걸 받아든 군의관이 주사기 안의 용액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는 두 번 째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어려웠을까요, 알아차리기가?

    ◆ 김대희> 사실 라벨이 적혀 있는 이른바 이름이 적혀 있는 그런 약통에서 뺄 때 확인하지 않으면 그것을 특별하게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이미 주사기통에 담긴 상태에서는 확인이 어렵다.

    ◆ 김대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약을 쓰기 전에 약품 이름 확인 하는 건 이건 기본 중에 기본 아닙니까? 정말 초보적인 수준의 실수가 왜 이 군 병원에서 일어난 걸까요? 왜라고 생각하세요?

    ◆ 김대희> 일단 구조적인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민간 병원에서도 예전에는 그런 실수가 종종 일어나고는 했습니다. 예를 들면 수술 과정에서 거즈를 놓고 나온다거나 이런 일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 김대희>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마다 그것을 공론화시키고 그걸 없애기 위한 구조적인 시스템들을 마련을 하는 거죠. 그래서 누군가가 관리하고 모니터링하고 이런 과정들을 조금씩조금씩 하면서 실수들이 적어진 거죠. 하지만 군병원 같은 경우는 그러한 시스템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하지도 않고 그리고 거기에 대한 전문적인 인력도 없고 의지도, 사실은 예전부터 계속 동일한 사고가 벌어지는데 의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사고가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민간병원에서는 이런 약품을 확인을 해서 주는 사람이 따로 있고 관리자가 따로 있고 이런 식으로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는 말씀이에요?

    ◆ 김대희> 네, 그렇습니다. 사람으로 인한 실수를 줄이려고 하는 그런 구조적인 노력이 병원마다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 김현정> 그런 게 없었다. 인력이 그렇게 부족해요, 군 병원?

    ◆ 김대희> 사실 군 병원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간호사 같은 경우는 간호사관학교 출신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1년에 약 70명 정도가 다입니다. 그 다음에 군의관 같은 경우도 민간에서 양성된 군의관을 다 의무복무 형태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1년에 600명에서 700명까지 밖에 배출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의사도.

    ◆ 김대희> 지금 70만 장병이 있는데 한 해 군의관으로 들어가는 장병이 얼마 안 됩니다. 그 군의관들이 일반 부대에도 다 계셔야 하고, (그러다보니) 숙련되지 않은 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사람도 일선 병원에서는 혼자 집도를 해야 되고.

    ◇ 김현정> 그렇죠.

    ◆ 김대희>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거죠. 거기다 문제는 의사나 간호사 이외에도 수많은 의료인들이 필요합니다. 간호사 숫자도 많아야 되고 하는데 대부분의 군병원 같은 경우는 영상의학과 같으면 방사병, 간호사 같은 경우는 간호병 이런 식으로 그냥 학생 과정에서 군에 입대를 하다 보니 숙련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의료행위를 해야 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 김현정> 간호장교 70명이라는 얘기는 이거는 좀 충격적일 정도인데, 더 뽑으면 안 됩니까?

    ◆ 김대희> 할 수 있지만 안 뽑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냥 이 정도도 대충 굴러는 가니까요?

    ◆ 김대희> 간호사가 해야 될 일을 의무병이 대신하고 간호장교는 그 의무병들을 관리 감독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 김현정> 어떤 대책이 시급할까요?

    ◆ 김대희> 일단 현실적으로 전문 인력을 단기간에 급하게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후방부대라든가 의료자원, 민간에 의료자원이 있는 데에서는 민간의 의료 자원을 충분히 이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병사들이 자유롭게 아프다고 얘기를 할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기다리고, 일부 몇 안 되는 군 의료 기관을 갈 수밖에 없고 거긴 인력은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악순환이군요.

    {RELNEWS:right}◆ 김대희>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군 전담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대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의 전문의면서 군 인권센터의 운영위원이세요. 김대희 운영위원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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