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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하루에 두 번 8분씩 쪽잠을 자는 것 외에는 계속 일을 한다



책/학술

    개미는 하루에 두 번 8분씩 쪽잠을 자는 것 외에는 계속 일을 한다

    신간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당신은 알고 있는가? 개미가 하루에 두 번 8분씩 쪽잠을 자는 것 외에는 계속 일을 한다는 사실, 불도롱뇽이 배가 고프면 형제들을 잡아먹고, 아델리펭귄은 물속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친구들을 절벽에서 밀어버리고, 검은수리는 새끼들끼리 죽을 때까지 싸워도 절대 말리지 않고, 고릴라는 사람처럼 감기에 걸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동물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만의 삶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팍팍한 인생살이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유인원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사실, 까마귀는 한 번 익힌 사람 얼굴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사실, 개는 주인과 가까이 있고 싶어서 TV를 좋아하는 척한다는 사실, 청어가 방귀로 서로 소통한다는 사실, 키위가 안 좋은 기억을 5년이나 간직한다는 사실, 생쥐는 동료 생쥐의 아픔을 이해하고 똑같이 아파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사람만이 관계에 민감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동물 역시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할 줄 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 브룩 바커는 이러한 동물들의 속사정을 알면 동물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태어날 때 선물로 받았던 동물 그림책에 써 있던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친구가 되어라”라는 말처럼 말이다.

    신간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동물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자, 이제 책을 펼쳐 152가지 동물 친구들을 만나보자.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는 평생 동안 ‘동물 바보’로 살아온 브룩 바커의 한 장의 그림에서 출발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해 동물에 관한 책이라면 뭐든지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동물들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입이 근질근질해 참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동물 그리기이다. 그녀는 짬이 날 때마다 동물 그림을 그렸고, 그녀의 그림은 입소문을 타고 점점 유명해졌다. 그림을 더 그려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그녀는 그림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후로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결국 그녀의 그림은 「뉴욕 타임스」,「가디언」 등 유명 신문에까지 실리게 되었다.

    이 책은 그녀의 동물 그림 중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것들을 모아 동물에 대한 과학적 상식을 덧붙여 만든 것으로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준다. 뼛속까지 동물애호가인 브룩 바커가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는 우리 인간의 인생만큼이나 파란만장한 동물들의 생태를 알려준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들을 동등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이 사람과 동물을 이어주는 그림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 담긴 브룩 바커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귀엽다. 게다가 그림에 코믹하고 위트 넘치는 한 줄 멘트를 말풍선으로 달아놓아 보는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과학적 상식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혀 만든 말풍선 속 말들은 인간만큼이나 할 말이 많은 동물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브룩 바커는 뛰어난 재치로 동물들의 생태학을 간결하고도 흥미롭게 전달한다.

    꼭 필요할 때만 집 밖으로 나가고 평생 혼자 사는 문어는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오늘은 외출할 기분이 아니야”라고. 자기가 낳은 알을 자기가 먹는 장지뱀은 “난 배가 고팠을 뿐이고, 눈앞에 알이 보였을 뿐이고”라고 변명하지 않을까?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재채기를 하는 바다이구아나는 “팝콘을 우적우적 먹는 게 아니었는데……”라고 후회하지 않을까? 짝짓기를 못 하면 병들어 죽고 마는 암컷 페럿은 “왜 내 맘에 불을 지피는 녀석이 없는 걸까?” 하면서 조급해하지 않을까? 거의 360도를 볼 수 있는 염소는 “어머나, 내 엉덩이가 이렇게 지저분하다니” 하면서 깜짝 놀라지 않을까?

    이러한 글과 그림들을 따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파충류와 양서류, 포유류, 어류, 조류, 곤충류, 무척추동물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의 생태를 이해하게 되고 거기에 담긴 슬픈 사연들에 눈뜨게 된다. 이 책은 독특한 방식으로 동물들에 접근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곱씹을수록 재미있다. 온 가족이 함께 읽어도 좋을 그림책이다.

    책 속으로

    아델리펭귄은 물이 안전한지 확인하려고 서로를 절벽에서 떠민다. …… 아델리펭귄들은 종종 약 2미터 높이의 절벽 위에서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 밑에는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해빙이 수백 미터 넘게 펼쳐져 있는데 절벽 끝자락에 모인 펭귄들은 그중 한 마리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내밀어 떨어진 펭귄이 물에서 안전한지 확인한다. 그런 다음에 하나둘 물속으로 뛰어든다.
    -187쪽

    악어의 뇌는 오레오 쿠키 하나보다 더 가볍다. 악어의 평균 몸무게는 180킬로그램이지만 뇌는 겨우 8~9그램밖에 되지 않는다. 오레오 쿠키 하나의 무게가 평균 12그램인 것과 비교해봐도 작은 셈이다. 특히 새로 나온 ‘더블 스터프 오레오(Double Stuf Oreo)’는 악어의 뇌보다 3배나 더 무겁다. 어떻게 보면, 더블 스터프 오레오 쿠키가 악어의 뇌보다 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188쪽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질 못한다. 고양이에게는 단맛을 느끼게 하는 두 유전자 중 하나가 없다. 보통 동물들은 탄수화물이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단맛을 구별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고양이에게만 이 유전자가 없는지 과학자들은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해도 지방 때문에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엄청 좋아한다.
    -193쪽

    개는 TV를 볼 수 없지만 좋아하는 척을 한다. 주인과 가까이 있고 싶으니까. TV는 인간의 눈과 뇌에 맞게 제작되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이미지로 속이기 위해 초당 프레임을 적절하게 잡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의 뇌에는 맞지 않아서 개에게 TV는 재미없는 슬라이드 쇼에 불과하다. 그런데 좋은 소식은 개가 볼 수 있는 속도로 만들어진 최신 TV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개는 주인 옆에 앉아서 TV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TV가 아닌 이상, 개가 정말 TV를 좋아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좋아한다기보다는 그저 신기해서 쳐다보는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199쪽

    개구리는 원하면 귀를 막을 수 있다. 개구리는 여러 동물이 모인 시끄러운 습지에 산다. 만약 개구리에게 여러 다른 주파수를 구별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면 같은 종끼리 서로 소통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개구리는 종마다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가 다르다. 그래서 두 마리의 개구리가 같은 연못에 있어도 종이 다르면 서로의 소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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