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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두 손 놓은 사이 뇌물 검사장 된 진경준



법조

    법무부 두 손 놓은 사이 뇌물 검사장 된 진경준

    (사진=윤창원 기자)

     

    진경준 검사장은 주식대박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거지자 지난 3월 31일 해명자료를 내고 "주식 매입 자금은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듣고 촉이 빠른 한 검사가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매입하는데 대략 4억원 정도 쓴 것 같은데 그 돈이 어디서 났을까. 부자라도 현금 4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더구나 10년 전이면 평검사 시절이다. 현금 4억 원 동원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주와 절친한 사이라고 하던데 돈의 출처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증여받았을 가능성을 말한 것이다.

    반면 법무부의 대응은 매우 차분했다. 당시 법무부는 주식 대박 의혹을 "개인 간의 주식 거래일 뿐이다"며 애써 모른 척 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소관 사항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관계 없다. 공직자윤리위가 파악한 공직자 재산사항은 비공개라 우리도 잘 모른다. 공직자 재산 문제는 공직자윤리위에 조사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심지어 한 법무부 관계자는 "직무와 연관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법무부의 이같은 안이한 대응과는 달리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은 시간이 흐를수록 확대됐다. 특히 진 검사장이 계속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무부와 검찰 조직 전체에 큰 부담이 됐다.

    당초 자기 돈으로 주식을 샀다고 주장했던 진 검사장은 공직자윤리위 조사에서 처가로부터 일부 돈을 지원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넥슨이 주식매입자금을 빌려줬다고 뒤늦게 밝히더니 급기야 김정주 회장은 지난 13일 검찰에 소환돼 무상으로 줬다는 진술을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진경준 검사장을 긴급체포했다. 특임검사로 지명된 지 8일 만이다.

    특임검사가 지명되기 전 서울중앙지검이 일부 수사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현재의 수사 속도를 보면 진작에 사실을 밝힐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두 손 놓고 지켜보는 동안 검찰 조직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됐다. 부정부패 척결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하는 검찰이 부정부패의 화신을 검사장으로 모셨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사건 초기에 진 검사장의 뇌물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난무했다. 이에 대한 특임검사팀의 카드는 포괄일죄였다.

    포괄일죄는 같은 범죄가 여러 차례 반복될 경우 하나의 범죄로 보고 마지막 범죄가 끝난 시점부터 공소시효를 계산하는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진경준 의혹은 수상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기 때문에 탈탈 털면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의지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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