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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자위대 창설 기념식, 정부 참석자 말할 수 없어요"



국방/외교

    [행간] "자위대 창설 기념식, 정부 참석자 말할 수 없어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오늘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축하연 장소가 일본 도쿄가 아니라 서울 한복판입니다 "외교 의례적 행사일 뿐이다", "무슨 소리냐? 아베 정권의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일이다" 이렇게 찬반양론이 뜨거운데요.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자위대 창설기념식,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이게 사실 해마다 논란이 됐어요.

    ◆ 김성완> 이 논쟁은 그냥 말로만 언쟁을 벌이는 수준이 아니라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서 일본 대사관 밖에서는 이 행사를 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대다수 국민은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는데요. 주한 일본대사관은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해왔습니다. 대사관이 아닌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수백명의 정관계 인사들을 초청해서 거창하게 축하행사를 해왔는데요. 그러다가 2014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 왜곡 문제로 한일관계 악화되면서, 서울 시내 호텔들이 장소를 대여해주기를 꺼렸습니다. 어렵게 구한 호텔 측도 행사 전날 대여 못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구요. 그 후 2년 동안 대사관에서 조용히 행사를 해오다가, 올해 다시 서울 시내 호텔에서 행사 열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국방부가 “국방교류협력 차원”에서 국장급 인사 2~3명을 참석시킬 계획이구요. 외교부도 과장 이하 실무자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자위대 창설 기념식, 이 뉴스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첫 번째 행간은 "외교라 쓰고, 반일감정이라 읽는다"입니다.

    정부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주일한국대사관 행사에 참석하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하면서 외교 논리를 펴고 있는데요. 언론이 조용히 넘어가주고 국민들도 받아들여주길 원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국민들 정서는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역효과가 날 텐데요.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에게 자위대는 어떤 의미입니까? 일본 군국주의 상징이자, 지배를 받은 민족에겐 핍박과 억압의 상징입니다.

    그런 행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다? 국민 정서, 국민 감정이 쉽게 용납할 수 있을까요? 우리 국민이 일본이라고 해서 모두 싫어하고 반대하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한일전 축구 때 일본 국가 연주하는 걸 반대하는 국민도 없구요. 그러나 자위대 창설 행사는 역사인식의 문제이고 우리 자존심의 문제입니다. 한일 양국은 "외교일 뿐이다" 이렇게 설명해선 안 됩니다. 한 시민단체가 성명에서 이렇게 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독일이 프랑스에서 나치군 기념식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 김현정> 자위대 창설 기념식 참석하는 정부, 또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두 번째 행간은 "누가 참석하는지 알 길이 없다"입니다.

    ◇ 김현정> 국방부 국장급 2-3명, 외교부 과장급 실무자 몇 명이 참석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 김성완> 그런데 누가 참석하는지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외교행사라면, 국방부 차관이 참석한다든지, 외교부 아태국장이 참석한다든지, 참석자 명단이 공개되잖아요. 그런데 우리 정부는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있습니다. 국장급이 참석한다면서 어떤 국장이 외교부 실무자로 누가 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 여기가 일본 땅입니까? 우리 정부가 외교 차원 그리고 국방 교류 차원에서 참석하는데 뭘 숨길 게 있습니까? 뭐가 두려운 걸까요? 외교행사에 참석자를 숨겨야 하는 상황, 참 서글픈 현실입니다.

    ◇ 김현정>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성대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식, 행간이 더 있을까요?

    ◆ 김성완> 세 번째 행간은 "일본은 반성하지 않았다"입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를 했다"했다고 외교 치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오히려 교과서에서 '위안부 역사 지우기'에 열중하고 있고,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옮기라고 압박하고 있죠. 합의사항에 포함된다는 주장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엊그제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했죠. 평화헌법 9조 개헌을 추진할 것이 예상되는데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위협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헌법 조항에서, "영구히 포기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 자위대는 2차 대전 때처럼 언제든 한반도와 전세계 어디든 출동할 수 있습니다. 전쟁할 수 있는 군대가 돼 가고 있는 거죠.

    지금 상황은, 우리가 일본을 용서한다고 해서 용서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이 사과하는 자세를 보여야 용서가 되는 것이죠. 사과 없는 용서는, 용서가 아니라 미봉책일 뿐입니다. 일본군 자위대 경축 기념식이 열리는 오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인 유희남 할머니 발인이 있는 날입니다. 생전에 그토록 일본의 진정 있는 사과를 바랐던 할머니는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열고, 우리 정부는 "외교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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