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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수 평론집, '소설 속의 그와 소설 밖의 나'



책/학술

    손정수 평론집, '소설 속의 그와 소설 밖의 나'

     

    문학평론가 손정수의 평론집 '소설 속의 그와 소설 밖의 나'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그가 주목한 동시대 작가들과 문학사에 남은 한 시대의 작가들에 대한 15편의 작가론을 모은 것이다. 손정수 평론가는 비평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작품을 작가의 전체 작품 세계 속에서 바라본다는 것’을 비평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15편의 글이 모두 ‘작가론’으로 통일된 이번 평론집은 그가 견지하고 있는 비평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는 작가의 전작을 통해 각자의 개성과 문학적 성취를 밝히고, 그들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드러낸다.

    1부에서는 김연수, 한강, 박민규, 편혜영, 박솔뫼 등 현재 한국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로 자리 잡은 동시대의 작가들을 다룬다. 특정 작품에 대한 비평이 주가 되는 작품론과 달리 작가론은 작가가 디딘 발자국을 따라가듯 시간 순으로 작품을 읽어 나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작가가 이루어 낸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평론가 역시 이 변화의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작가의 초기 소설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특징을 살피며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의 심리적 기원을 유추한다. 그리고 작품 세계의 변화 지점이 되는 작품을 통해 작가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가능성에 대해 말한다.

    2부에서는 이문열, 김승옥, 이청준 등 한국 문학사에 중요한 이름이 된 한 시대의 작가들을 짚는다. 이문열 초기 소설에 들끓는 문제의식과 이후 나타난 이데올로기에 대한 작가의 양가적인 감정이 소설 속에서 어떻게 분열하고 있는지 밝힌다. 이청준이 신문소설 연재를 시작할 때 내세운 각오를 토대로 그의 신문소설 연재에서 신문소설을 쓰는 작가의 현실을 어떻게 반영하고 변주했는지 살핀다.

    2부에 수록된 글이자 평론집의 제목이기도 한 김승옥론「소설 속의 그와 소설 밖의 나」는 그 스타일이나 서술 방식이 앞선 비평들과는 다르다. 이전 작가론들에서 작가의 현실에 초점을 맞췄다면, 김승옥론에서는 소설을 읽는 저자 자신의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김승옥 소설「그와 나」에 대해 자신을 문학으로 이끈 독서 체험이라고 고백하고 있어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글쓰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개인적 경험을 비평 텍스트에 담을 때 그 글이 주관적인 인상으로 남게 될 것을 경계하며, 객관적인 비평으로 김승옥의 작품을 분석하고자 한 모색의 결과를 보여 준다.

    손정수의 평론집 『소설 속의 그와 소설 밖의 나』는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와 작가를 연구하는 평자에게 모두 유의미하다. 특히 작가의 전작주의자인 문학 독자들에게는 작가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문학사 안에서 작품과 작가에 대해 끊임없이 정의하고 재해석해야 하는 평자들에게는 서로가 가진 생각을 다각적으로 비교하고 확장하며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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