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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신간 '위안화의 역습'

     

    신간 '위안화의 역습'은 준비통화로 부상하고 있는 위안화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세계적인 파급 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을 보여준다.

    저명한 세 명의 경제학자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통화가 세계 경제의 주류로 등장해온 배경을 설명하고 미국의 지배력 약화와 함께 중국의 위안화가 통화 시스템의 계승자가 되고 있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힌다.

    경제 정책 결정권자들과 금융 전문가들에게 위안화가 전 세계 경제에 어떤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살펴 볼 수 있는 특급 자료로써, 중국 정부가 뒷받침하는 새로운 금융 제도, 다양한 RMB 비즈니스,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 등을 다룬다.

    현재 위안화 시장은 중국정부의 자본시장 규제 완화에 따라 점점 커져가고 있으며, 이윤창출기회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저자들은 위안화의 국제화가 이뤄지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고 지적하지만, “결국에는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가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세계의 통화체제가 새롭게 편성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지표들을 함께 제시한다.

    위안화의 국제화로 인해 글로벌 기업과 세계 각국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기회를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은 경제 분야의 전문가 및 기업가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을 알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100년 전, 미국의 달러가 불과 10년 남짓한 시간 안에 파운드화를 앞질러 선두적인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누구도 위안화가 달러를 제치고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이끌어나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달러가 부상했던 역사적 여정을 돌이켜보면, 위안화가 최소한 유로화를 제치고 제2의 준비통화가 될 날은 머지않았다.

    ―언제쯤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것인가?
    사실, 이것은 먼 미래의 일이고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 이미 세계적으로 결제 통화, 외국환 거래 기타 주요 기능에 위안화(RMB)가 채택되는 경우가 급속히 늘어나는데다 중국이 뒷받침하는 새로운 금융기관이 등장하면서 세계의 통화 시스템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SWIFT(국제 은행 간 금융통신협회)에 따르면, RMB는 2014년 말 세계 결제에서 이용되는 5대 통화 중 하나가 되었다. 불과 24개월 전에 13위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상승세다. 그에 반해, 준비통화로서의 RMB 이용은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정치적 혹은 재정적인 대변동이 없는 한 수십 년 동안은 제한적으로 이용되는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RMB 계정의 비율은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0년이면 이 비율이 2014년 엔화 점유율에 필적할 만한 5퍼센트에 도달하리라 예상된다.”
    현재 50개국 이상이 RMB를 준비통화로 채택하면서 중국에 용기를 주고 있다. 그렇지만 보유액 규모가 작은데다 그 목적이 주로 중국과의 무역에서 오는 리스크를 헤징하고 베이징의 비위를 맞추는 데 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커져가는 위안화의 영향력
    세계 금융 위기는 미국 달러(USD)에 대한 기존의 확고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US Fed(연방준비은행)가 국내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결국 신흥 경제국이 피해를 입게 되자 중국 중심의 개발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한 미국의 반대는 일본을 제외한 주요 우방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는 자기 잇속만 차리는 미국의 접근에 대한 세계의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배적인 USD 기반 시스템을 자국에 유리하고 다른 나라에 불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USD가 점하고 있는 입지는 난공불락이다. USD만큼의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고, 손상되긴 했지만 Fed만큼의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다른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RMB의 진입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역의 80퍼센트는 USD로 표시되며 결제의 75퍼센트는 USD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위안화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국이 세계 금융 지배 구조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지는 것에 계속 저항한다면 (수년 내에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만)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은 (ⅰ) 브레튼 우드 체제의 개혁과 해외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Fed의 스와프 사용에 대한 의회의 반대, (ⅱ)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뒷받침한 가혹한 IMF 정책에 대한 아시아의 광범위한 분노, (ⅲ)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기존 시스템에 대한 환멸, (ⅳ) 미국의 금융 제재 확산, (ⅴ) Fed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정책에 대한 신흥 시장의 반발 등이 있다. 이처럼 미국의 여러 정책과 그것이 야기한 문제가 USD와 관련 기관에 대한 신뢰와 의존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중국 금융제도 혁신에 따른 잠재적 혜택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한 걸림돌 중 하나는 금융제도의 기초가 부실하고 정부의 통제하에 운영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본 통제가 자유화될 때 따라올 잠재적인 혜택은 엄청나게 많다. 보험이나 펀드 관리와 같은 분야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예를 들어, 주로 민간 부문이 보험을 주도하는 일본의 경우 보험료 총액은 GDP의 20퍼센트다. 반면 중국의 보험료 총액은 GDP의 2퍼센트에 못 미친다. 본토와 홍콩이 초기 할당액 3,000억 위안의 국가 간 펀드 판매 계획에 합의하면서 2015년 들어 중국의 펀드 관리 부문 역시 빠르게 개방되고 있다. 대중국 펀드 판매는 현재 홍콩의 연간 펀드 매출의 60퍼센트가 넘는다.

    ―벌써 위안화 약세인가?
    중국 인민은행(PBOC)은 2015년 12월에 USD에 고정하던 방식에서 교역 비중 통화 바스켓을 기준으로 연동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덕분에 중국의 통화 시장과 주식시장은 중국이나 외국의 관찰자나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변동성이 커졌다. 그러자 중국 지도부는 위안화가 안정적인 통화이며 세계 통화 시스템 내 안정성의 근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자본 통제가 적은 완전히 시장 결정적인 통화가 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통화 관리가 시장 지향적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것을 다른 나라를 희생시키면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조치로 오해했다. 중국이 달러에 묶인 고정환율제에서 교역 상대국 통화들로 이루어진 교역 비중 바스켓을 기준으로 삼는 시스템으로 옮겨가자 가치가 높아지는 달러에 비해 자연히 위안화 가치는 떨어졌다. 이것은 달러 강세이지 위안화 약세가 아니다. 위안화는 교역 상대국의 바스켓에 비교했을 때는 위안화 가치가 안정적이고 심지어는 강세였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새로운 기회
    이러한 과정이 대한민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경제적 재조정을 거치는 동안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의 약화일 것이다. 삼성의 휴대폰에서부터 성형수술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중국인들이 한국으로부터 사들이는 모든 것이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던 과거보다 감소한다. 하지만 속도만 조금 저하된 자동차 판매 지표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인의 전체 소비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고 활기를 찾기 전까지는 둔화의 정도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중국은 최근 1년 사이에 통화와 재정 정책에서 힘을 덜어내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개혁을 미룸으로써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희생하고 단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로 선택할 정도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자본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세계 통화 시스템에서 입지를 더욱 굳힐 것이다. 더구나 중국 자본 계정은 결국 더 자유화될 것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위안화 관련 은행 상품을 더 개발해서 중국과의 거래와 투자를 촉진할 것이다. 중국을 주요 시장이나 운영 기반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상장이나 중국 내에서의 위안화 채권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 제조, 서비스, 부동산, 금융상품에 대한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직접 투자도 늘어날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걸쳐 유럽에 이르는 인프라와 공통 표준을 구축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한국 기업에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위안화를 이용한 삼성의 효과적인 비용 절감
    저자들은 한국 기업들이 위안화의 부상으로 얻어지는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국 기업들은 위안화 자유화의 매 단계에서 혜택을 볼 것이다. 그 중요한 사례를 들자면, 삼성차이나가 적절해 보인다.”
    삼성은 하나의 자회사에서 다른 자회사로 자금이 이동할 때마다 USD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많은 자회사의 RMB 포지션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비교적 작은 자유화 조치만으로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RMB 국제화의 기업 사례로, 기업이 입는 혜택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중국에서 168억 USD를 투자했고 12만3,998명을 고용했다. 2013년 삼성 차이나(Samsung China)는 939억 USD의 매출과 432억 USD의 수출을 기록했다(삼성 차이나, 2013). 2013년 3월, 삼성 차이나는 중국이 새로운 규제 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RMB 결제 상계 서비스의 첫 고객이 되었다. 이 정책 이전에 삼성 차이나는 환전 수수료를 네 차례씩 지불해야 했다. 과거의 자본 통제 정책하에서는 무역과 투자에 따른 유입과 유출이 분리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RMB를 재무 통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외환 거래와 이체 수수료가 50~80퍼센트 감소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SAFE의 보고에 따르면 삼성차이나는 분기당 2,000만 RMB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았다.{RELNEWS:right}

    윌리엄 오버홀트 , 궈난 마, 청 로 지음 / 이영래 옮김/ 21세기북스 /336쪽/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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