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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인데 슬프다' BS 역대 최다 기록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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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년인데 슬프다' BS 역대 최다 기록 깨지나

    '그 마음 마무리들은 안다' 두산 이현승(왼쪽)이 9일 KIA와 홈 경기에서 9회 김호령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내준 뒤 허탈한 표정을 짓는 모습과 역시 9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8회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한화 정우람.(사진=두산, 한화)

     

    블론세이브(Blown Save)는 '날아간 세이브'라는 뜻이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상황을 말한다. 마무리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세이브 상황이 발생하는 7회 이후 등판한 중간 계투진에도 적용되는, 불펜 투수에게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이 블론세이브(BS)가 풍년이다. 경기 후반 승부처 투수들의 수난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기록이다. 올해는 마무리뿐 아니라 불펜진 전체가 신음하는 모양새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9일까지 총 89번의 BS가 발생했다. 전체 시즌 720경기 중 390경기, 54.1%의 일정을 치른 시점이다. 전체 시즌으로 따지면 산술적으로 164개 이상이 된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2014년의 145개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악의 '불펜 수난시대'로 남을 수 있다.

    ▲'지난해 주춤' BS, 올해 다시 증가세

    2014년 역대 최다를 찍은 리그 BS는 지난해는 136개로 다소 줄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9일 경기에서도 BS가 쏟아졌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은 삼성과 대전 홈 경기에서 4-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BS를 기록했다. 최형우에게 2점포, 아롬 발디리스에 1점포를 내줬다. 넥센 마무리 김세현과 함께 BS 1위(6개)다. 결국 두 팀은 연장 12회 끝에 4-4로 비겼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도 고개를 숙였다. KIA와 잠실 홈 경기에서 이현승은 6-4로 앞선 9회 등판해 김호령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다. 시즌 3번째 BS. 그러나 팀이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그나마 위안이 됐다.

    롯데 필승 불펜 윤길현도 불명예 기록을 더했다. LG와 부산 홈 경기에서 윤길현은 11-9로 앞선 8회 등판해 동점을 허용한 뒤 강판했고, 이후 승계주자까지 홈인해 11-12 역전 실점까지 떠안았다. LG 역시 8회말 봉중근이 김민하에게 동점포를 내줘 BS를 더했다. LG는 연장 11회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넥센도 천적 NC와 고척 홈 경기에서 이겼지만 BS는 남겼다. 김상수가 4-3으로 앞선 8회 등판해 1실점하며 동점을 내줬다. 8회말 대거 3점을 뽑아 이겨서 다행이었다. 마무리 김세현은 9회를 막아내 BS 단독 1위의 불명예를 양보했다.

    ▲타고투저 기승에 BS도 증가

    BS 증가는 기본적으로 타고투저의 흐름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역대 최다 BS를 찍은 2014년은 역대 가장 두드러진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2014년 리그 전체 타율은 2할8푼9리였고, 전체 평균자책점(ERA)은 5.21이나 됐다. 외국인 타자의 부활과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등으로 투수들이 죽어난 시즌이었다. BS도 넘쳐날 수밖에 없었다.

    '휴~, 오늘도 무사히' 넥센 마무리 김세현(오른쪽)이 9일 NC와 홈 경기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승리를 이끈 뒤 포수 김재현과 세리머리를 하는 모습.(고척=넥센)

     

    올해도 그런 흐름이다. 리그 전체 타율은 2할8푼7리고, 전체 ERA는 5.10이다. 시즌 초반 투고타저가 반짝했지만 어느새 타고투저가 됐다. 2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전체 타율 2할8푼, ERA 4.87로 타고투저가 주춤하자 BS도 줄었지만 다시 올해 증가세인 것이다.

    BS는 KBO 리그에서는 2006년부터 기록되기 시작했다. 8구단 체제였던 당시 108개였던 BS는 이후 3년 동안은 두 자릿수였다. 그러다 2010년부터 다시 세 자릿수로 늘었다. NC의 가세로 9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3년 역대 최다 126개였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BS도 느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다 2014년 145개로 정점을 찍었다. 사실 올 시즌 예상 BS가 164개 이상이지만 10구단 체제 720경기에서 나올 기록이다. 2014년은 576경기로 최근 2년보다 적은 일정이었다. 그렇다 해도 BS가 지난해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팀으로는 KIA가 13개로 최다다. 넥센과 LG가 공동 2위(11개), 삼성과 롯데가 공동 4위(9개)다. NC(8개)가 다음이고, 두산과 SK, 한화, 케이티가 7개로 같다. 차이가 예년에 비해 크지 않은 것은 각 구단들의 공통된 고민이라는 것이다.

    사실 BS는 필연적인 산물이다.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도 277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18번의 BS가 있었다. 다만 얼마나 줄이느냐가 변수인데 최근 기승을 부리는 타고투저와 길어진 시즌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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