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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유승호의 성장통



영화

    '흔들리며 피는 꽃' 유승호의 성장통

    [노컷 인터뷰] "현장서 소통한지 얼마 안돼…어른 대 어른 쉽지 않다"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배우 유승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배우 유승호는 마치 '흔들리며 피는 꽃'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했다.

    혹자는 배우 유승호를 두고 '참 반듯하게 컸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국민 남동생이었던 유승호가 어디 하나 어긋나지 않고 잘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남모르는 고민들이 많았다. 그저 바르고, 상냥한 청년으로만 해병대에 조용히 입대한 청년으로만 그를 안다면 오산이다.

    영화 '봉이 김선달'로 돌아온 유승호는 부쩍 성장한 모습 뒤에 그림자를 달고 나타났다. 2년의 군 생활 동안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다음은 유승호와의 일문일답.

    ▶ '봉이 김선달'은 유승호에게 어떤 영화일까? 실제로 김선달과 닮은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 아무 생각 없이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나와 김선달은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완전 정반대다. 나는 자신감이 없고 불안해하는데 김선달 캐릭터는 항상 즐겁고 신나보였다. 나는 남을 잘 웃긴다든가 재미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최근 집에 가면 부모님이 왜 그렇게 능글맞아졌냐고 하는데 김선달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얻은 것 같다.

    ▶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코미디 장르 영화라 이것 저것 준비도 많이 했겠다.

    - 걱정이 많이 앞섰었는데 배우 선배들과 카메라 뒤에서는 든든한 시우민 형, 그러니까 민석이 형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부분 많이 담아 내려고 했다. 망가질 거면 제대로 망가지자고 생각했고. 연기하던 당시에는 스스로 너무 싫었다. 느끼하게 윙크 날리고 그런 모습들이. (웃음)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배우 유승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엑소 시우민과의 케미스트리가 좋더라. 시우민 입장에서는 첫 스크린 데뷔였는데 함께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은?

    - 저희 네 명이 정말 가족처럼 지냈다. 시우민 형의 촬영분이 일찍 끝났는데 촬영장에 없으니까 허전한 빈 자리가 느껴지더라. 형이 있었으면 좋겠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너무 바쁘니까 이해해야지. 처음에는 형이 나보다 어린 줄 알았다. 사기 꿈나무 견이 역할과 잘 맞았던 게, 형도 발랄하고 활발한 성격이 깔려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연기할 때 보면 천진난만한 동생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 항상 보면 형들이나 선배들과 잘 지내는 것 같다. 예쁨도 많이 받고. '리멤버'에서 박성웅도 많이 챙겼다고 들었다.

    - 처음에는 눈빛이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선배의 장난기가 나오더라. 내가 촬영할 때 맞은편에서 막 이상한 표정 짓고 계시고 그랬다. (웃음) 내가 원래 웃음이 많은데 진지한 연기할 때 거기에 장난 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저 매일 뒤에서 안고 있고 그랬다. 선배 덩치가 좋아서 거기에 제 몸이 폭 들어가서 되게 포근하고 아빠 같은 느낌이었다.

    ▶ 군대 전역한 이후에 현장에서 달라진 지점도 있나?

    - 이렇게 소통을 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연기를 했는데 그게 굉장히 이기적이고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어렵고 불편하거나 어색하더라도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다들 잘해보자고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편하자고 입을 다무는 건 좋은 게 아니라고 느꼈다.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배우 유승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군대 생활을 하며 영향을 받았나?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군 생활 당시 동갑이었던 선임이 있었다. 목포에 사는 친군데 군대에서는 정말 형같았다. 내가 힘들어 할 때마다 좋은 얘기 많이 해줬다. 전역할 때는 가슴이 아팠다. 이후 연락도 자주하고, 친한 친구로 또 든든한 형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다. 사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친구한테 이야기를 들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전 내 모습이 결코 좋았던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연기까지 이어지더라. 시사회는 바쁘다고 초대해도 못 온다고 했다.

    ▶ 군대 얘기가 나오니 일반적인 연예인과 다른 입대 행보로 호감을 샀던 것이 생각난다. 이후에 남성 팬들도 좀 늘어났나?

    - 대학을 가고 싶지 않고, 군대를 가고 싶어서 그랬던 거였다. 정말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개념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었고. 감사하긴 한데 그만큼 너무 기대를 많이 하니까…. 바른 이미지 때문에 제약이 되는 것도 많다.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만큼은 편하게 있고 싶은데 그게 이상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이 그렇더라.

    ▶ 아역 배우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현장 경험이나 연기 경험에 있어 또래보다 많은 노하우가 축적돼 있을 텐데 성인이 된 지금 어떤 감정인지 궁금하다.

    - 어렸을 때에 비하면 스태프 분들이 나를 성인으로 대해준다. 사실 내 마음은 아직까지도 초등학교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그 때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어른 대 어른으로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한 게 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이게 득인 것 같았는데 너무 많이, 잘 아는 것도 때로는 좋지가 않더라.

    ▶ 지금까지 악역도 해보고, 멋있는 주인공도 해보고 이제 코믹 캐릭터까지 연기해봤는데 가장 힘든 장르 연기가 있다면?

    - 로맨스 연기가 힘들다. 사실 극단적인 캐릭터들은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 상상대로 느낌대로 만들어 나가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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