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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먹방∙콩알탄 씹기…SNS '따봉충' 어디까지 가나



사회 일반

    소화기 먹방∙콩알탄 씹기…SNS '따봉충' 어디까지 가나

    '좋아요' 얻으려 자극적행동…유행처럼 퍼지는 엽기적 영상도 문제

    (사진=SNS 화면 캡처)

     

    "좋아요 20만개 넘으면 소화기 먹는 거 영상 찍어 올립니다."

    "좋아요 10만개 넘으면 촛농 젖꼭지에 들이붓는 거 영상 찍어 올립니다."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공약을 내건 '따봉충'의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이 수만 개가 달린다. 좋아요 수가 목표에 다다르면 '따봉충'은 며칠 내로 공약으로 내걸었던 행동을 실행에 옮겨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그 게시물에는 또 수만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facebook)에서 '따봉충' 스타로 여겨지는 A 씨는 자신이 기준으로 내세운 '좋아요' 수가 넘으면 공약으로 걸었던 내용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콩알탄(폭죽) 씹어 먹기, 낚싯바늘로 젖꼭지 꿰기, 선인장 씹어 먹기, 형광등 씹어 먹기, 압정 뿌려놓은 뒤 그 위에 눕기 등 주로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행위들을 동영상으로 찍은 후 본인의 계정에 업로드한다.

    ◇ '따봉충', 그들은 왜 가학적인 행동까지 일삼나?

    '따봉충'은 '좋다'를 뜻하는 포르투갈어인 '따봉'과 벌레 충(蟲)자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최근에 새롭게 생겨난 용어로, 페이스북에서 관심이나 추천을 의미하는 '좋아요'를 받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사람들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

    이들은 '좋아요'와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엽기적이거나 가학적인 행동 등을 서슴지 않는다. 멸종위기 동물 샴악어 무단사육, 형광등 씹어 먹기, 용접 불똥 얼굴에 맞기, 변기에 라면 부어먹기, 겨드랑이에 대고 밥 비벼먹기, 새끼 생쥐 먹기 등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

    영상을 게시하면 즉각적으로 수만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특히 '따봉충' 스타 A씨의 게시물은 조회수가 100만이 넘는 것들이 기본이고, "좋아요 20만 개 넘으면 선인장 씹어먹겠다", "좋아요 30만 개 넘으면 바닷가재한테 젖꼭지 집게로 물리는 영상 찍어 올리겠다" 등의 공약을 내건 게시물에는 '좋아요' 수가 23만 개, 31만 개가 달리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게시 글을 공유함으로써 관심을 표한다.

    많은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본인의 근황이나 생각을 올리며 지인과의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이용해왔고, 페이스북은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놀이문화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이들로 인해 가학적이고 자극적·선정적인 동영상이 늘어나게 됐고, 그로 인해 SNS의 본래 목적과 취지는 흐려지고 혐오감과 피곤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따봉충'은 본인의 욕구('좋아요'를 얻는 것)만 충족하면 다른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더라도 상관없는 것일까. 그들은 왜 '좋아요'를 얻기 위해 학대에 가까운 일까지 스스럼없이 행하는 것일까.

    나경진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원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needs)가 있다"며 "'좋아요'를 얻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관계 추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좋아요'를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그 사람들이 행하는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행위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봉충'의 경우 처음에는 비교적 가벼운 선에서 엽기적인 행위들을 선보인다. 그러나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행동들을 하게 되고,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정도를 심화시킬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나 교수는 "상식에 조금 벗어나는 행동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며 "그런데 그 행동을 하고 난 후에 '여기에서 조금 더 가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 생각 후에 이전에 했던 행동보다 더 심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그 패턴이 반복되면서 아무리 혐오스럽고 이상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을 지속적으로 행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더 이상 심한 행동이 되지 못하고 '보통(normal)'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SNS 화면 캡처)

     

    ◇ SNS서 유행처럼 번지는 위험한 행동들

    지난달 중국에서는 전동 드릴에 옥수수를 끼워먹는 '드릴로 옥수수 먹기'가 SNS 상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도전에 나선 한 중국인 여성은 드릴에 머리카락이 끼어 앞머리 일부가 통째로 벗겨지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앞서 중국의 한 남성이 드릴에 옥수수를 꽂은 뒤 10초 만에 빠르게 옥수수 알을 빼먹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이 여성도 '드릴로 옥수수 먹기'를 시도했다가 긴 머리카락이 드릴에 감겨 앞머리가 순식간에 빠지고 만 것이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놀랐다, 끔찍하다",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 "이 안 빠진 게 다행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 청소년보호 관련 혐오게시물 규제방안은?

    청소년은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게시물을 필터링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길 가능성이 높고, 가학적인 행위를 모방할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은 청소년들이 유해정보 및 음란 게시물에 접근할 수 없도록 청소년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어떤 규제 정책을 갖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고 정부도 딱히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한 관계자는 "단순히 그 행위(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 자체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방송 매체든 소셜 미디어든 방송 프로그램 내용이나 게시물의 내용에 따라 각각 관할하는 부처와 법률이 따로 있있는데 가령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이 선정적일 경우 청소년 성 보호법에 저촉된다면 여성가족부나 청소년보호법 관련 부처에서 관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내 혐오게시물(가학적·자극적인 게시물)에 관한 규제방안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것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페이스북이 외국기업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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