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와 테드 사란도스 콘텐츠 책임자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신작 영화 '옥자'를 선보이는 등 한국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넷플릭스는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예능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들면서 국내 서비스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 테드 사란도스 콘텐츠 책임자(CCO)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매달 8~12달러만 내면 수천편의 영화나 드라마나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는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화된 맞춤형 추천 서비스와 고품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일반화된 데다가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높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테드 CCO도 "현재 한국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물색중이고, 올해가 가기 전 더 많은 것들을 제작,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예상과 달리 부진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국내 IPTV 시장이 활성화돼있고,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처음 진출하는 시장인만큼, 한국인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하는 등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현지화 방안으로 우선,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과 손잡았다. 거대 동물 옥자와 산골 소녀 미자의 우정을 다룬 영화 '옥자'는 내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설국열차를 보고 매료됐다는 헤이스팅스 CEO는 "제작을 함께 하자고 봉 감독에게 먼저 제안했다"면서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더 많은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전액인 50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투자했으며, 이는 역대 한국 영화 제작비 중 가장 큰 규모다.
넷플릭스는 또 한국 드라마 팬이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K팝스타를 만나며 벌어지는 판타지 드라마 '드라마월드'도 국내와 로스앤젤러스를 오가며 촬영중이다.
예능 프로그램도 제작에도 나선다. 박경림, 서경석을 MC로 내세운 글로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비스트 마스터'는 내달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배두나 등 한국 배우가 대거 등장해 주목을 받은 센스8의 시즌2도 서울에서 곧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 콘텐츠 수출에도 나선다. 테드 COO는 "한국의 '태양의 후예'를 올해 여름 말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국, 캐나다, 남미까지 판권 계약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