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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단호한 김성근 "혹사 아니다"



스포츠일반

    [인터뷰] 단호한 김성근 "혹사 아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

    프로야구의 전반기 시즌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재는 두산 베어스가 1위를 지키고 있죠. 그런데 1위만큼이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하위권 구단이 있습니다. 바로 한화 이글스. 역전승이 많은 구단,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마리한화'라는 애칭까지 따라다니는 구단이죠. 어제는 넥센에게 13대 3으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긴 하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그 한화 이글스를 이끄는 '야신' 김성근 감독 만나보겠습니다. 김성근 감독님, 안녕하세요

    ◆ 김성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랜만에 라디오 출연이네요?

    ◆ 김성근> 글쎄 말입니다. 하도 시끄러워가지고요. (웃음)

    ◇ 김현정> 시끄러워서요? 뭐가 그렇게 시끄러웠어요?

    ◆ 김성근> 좋은 뜻에서 너무 관심이 많으셔가지고. 말 하나하나가 좀 조심스러워서.

    ◇ 김현정> 정말 여러 가지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 전반기 시즌을 뛰셨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좀 성적이 만족할 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금 아쉽죠?

    ◆ 김성근> 원래 내 스타일대로라면 4월에 달렸어야 하는데 부상자도 많았고 특히 로저스가 없어가지고 한 일곱 명이 사라지는 바람에 참 야구하기가 힘들었네요. 내가 감독하면서 다른 거는 몰라도 투수 쓰기가 이렇게나 힘들었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오래 야구했고 우여곡절 별일도 많았는데, 올해가 제일 힘든가요?

    ◆ 김성근> 힘들었죠. 또 가슴이 아픈 것보다는 여론에 시달리다보니까. 이중 삼중으로. 그래서 2군 아이들을 불러서 1군 시합 전에 대전에서 매일 봐줬어요. 오전 한 10시쯤에 나와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씩 하나씩 새로운 길이 생기니까 희망은 남아있지 않나 싶어요.

    ◇ 김현정> 그런 신인 선수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는군요. 그런데 이번 시즌을 쭉 지켜보면서 '감독님이 약간은 변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뭐냐면 굉장히 무뚝뚝한 표정이었던 분이 만세도 부르고, 박수도 치고. 그래서 많은 팬들이 놀라더라고요.

    ◆ 김성근> 음 원래 원칙은요. 나는 연습 때 움직이면 그렇게 움직여요. 그런데 시합 때는 가만히 있고 표정을 선수들에게 안 뺏기려고 했어요.

    ◇ 김현정> 표정을 선수들에게 안 뺏기려고 그랬다고요?

    ◆ 김성근> 네. 그래야 선수들이 편하지 않나 싶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왜 그것을 바꿨나요?

    ◆ 김성근> 그런데 내가 허리 때문에 입원을 했잖아요. 디스크 수술 할 때 우리 시합을 쭉 보니까 어두워요. 뭔가 소극적이에요. '아 이래서는 안 되겠다, 내가 같이 놀아야 겠다' 싶더라고요.

    ◇ 김현정> 같이 놀아야겠구나? 병상에서 내가 빠진 우리 경기를 보면서 인생의 다른 깨달음을 확 받은 거네요? 뒤통수를 맞는 듯한?

    ◆ 김성근> '그러니까 싫든 말든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덤벼라' 내가 그 말을 했어요. '같이 놀자, 너희들하고. 나는 감정대로 놀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애들도 깜짝깜짝 놀랐겠죠. '이거 감독이 미쳤나?' 싶었을 거에요.

    ◇ 김현정> '잠깐 디스크 수술하고 오시더니 이 분이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나타났나?' 이렇게요? (웃음)

    ◆ 김성근> 머리 수술하고 온 줄 알았겠죠. (웃음) 그러니까 내가 편해요. 내가 감정을 내놓으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거군요?

    ◆ 김성근> 선수들이 '이 정도면 지쳤을 텐데?' 싶어도 열심히 해요. 예를 들어 투수 정우람은 어제 던져서 무리인데 ‘던지지마, 던지지마’ 해도 ‘아닙니다, 나갑니다’ 하고 던져요.

    ◇ 김현정> 정우람 선수한테 나가지 말라고 해도 나가고?

    ◆ 김성근> 권혁이나 거의 다 투수들이 그래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아니, 감독님 제가 이야기 나와서 말씀 드리는데요. 사실은 항상 나오는 논란 중에 하나가 혹사 논란 아닙니까? ‘감독님이 보기에 아무리 선수들이 의욕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 무리다 싶으면 말리고 해야 되는 거 아니냐?’ 팬들은 그런 생각도 하던데요?

    ◆ 김성근> 약한 팀은 그 문제에 있어서 타협을 해버려요. 그래서 약해요. 강한 팀은 거기를 넘어가야지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가 되어요. ‘이런 거는 아무렇지도 않구나’ 그런 의식의 강도가 점점 높아져야해요. 그게 강한 팀이에요.

    ◇ 김현정> 그러다가 완전히 번아웃, 지쳐 나가 떨어지면 어떻게 해요?

    ◆ 김성근> 혹사는요, 대한민국 사람들 전부가 혹사당하고 있어요. 어느 분야 간에. 지금 김현정 앵커도 혹사당하고 있는 거에요.

    ◇ 김현정> 할 말이 없네요, 저도 그렇긴 합니다. (웃음)

    ◆ 김성근> 나는 항상 가지고 있는 지론이 있어요. 자기 체력의 한계라고 하는 것은 한계에서 오버를 함으로써 자기 한계를 넓혀가는 거에요. ‘우리 무리하고 있어, 안돼 안돼’ 이렇게 되면은 그 사람은 영원히 그 라인에서 넘어가지 못하고 차라리 부러져 나가 버려요. 세상 경쟁에서 못 이겨요. 저는 요새 기자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기사 쓰는 것은 좋다. 그런데 쓰기 전에 너희들이 혹사당한다, 그 이야기부터 쓰라’라고.

    ◇ 김현정> (기자들) 자신들 돌아보면서 이야기해라? (웃음) 이 말씀인가요?

    ◆ 김성근> 전부다 ‘맞습니다’라고 그래요. 다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감독님, 로저스 선수가 안타깝게도 중간에 짐을 싸서 고국으로 돌아갔는데요. 속앓이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 김성근> 로저스는 스프링 캠프 때부터 아팠죠. 캠프 시작 때부터 안 좋았죠. 공을 던지라고 하니까 ‘안 던져도 돼요, 시즌 때 던지면 돼요’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 그래서 ‘그러면 어떻게 할래, 너 스케줄 내봐’라고 하니까 내놓으더라고. 아마 내가 야구선수한테 스케줄 받은 것은 김광현 다음에 처음일 걸요?

    ◇ 김현정> 아, 로저스 선수에게 자기 마음대로 계획표를 짜서 던지고 싶을 때 던지라고 말씀했다고요?

    ◆ 김성근> 네, 너 계획대로 진행해라. 수술을 하든, 던지든, 쉬든 네가 결정해라. 수술을 하겠다고 하면 MRI 결과를 미국에 보내도 된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자율권을 줬고, 본인도 진정성을 가지고 뛰긴 뛰었고, 그러다가 지쳐서 할 수 없이 나가게 된 이 상황이 뭔가가..

    ◆ 김성근> 지친 것이 아니고 인대가 나갔어요. 그런데 그거는 우리가 봄 때부터 내가 감췄죠. 매스컴한테 2월 중순부터 쭉 감췄죠. 미국, 일본에서 진찰 받고 도쿄에 두 번 보내고 한국에 왔다가 다시 도쿄를 보내고 의사를 세 네 명 만나게 했어요. 제가 ‘이걸 가지고 선수 생명을 끊고 싶지 않다’라고 그랬고요. 본인은 2군에서도 던진다고 난리였어요. 그 때 ‘안 돼’라고 스톱시켰어요.

    ◇ 김현정> 사실 그 때 외부 언론에서는 ‘김성근 감독과 로저스 선수 사이에 불화가 있다, 그래서 로저스 선수가 태업하고 있다’라는 이런 설이 있었는데요

    ◆ 김성근> 그런 거는 너무나 억측이고,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 싶더라고요. (웃음) 로저스한테는 그 정도로 신경을 썼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미 인대를 다친 지는 꽤 오래 됐는데 이거를 감추면서 어떻게든지 좀 본인도 뛰고 싶어 하고, 감독님도 그대로 버릴 수는 없어서 회복시켜보려고 노력하고 이랬던 과정 속에서 태업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건데요. 결국은 회복을 못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 김성근> 용병 개념으로 따졌으면 로저스가 팔이 빠지든 어깨가 빠지든 나는 상관없었을 것이에요,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해요.

    ◇ 김현정> 어쨌든 시즌의 반환점을 돌아서고 있는데 최종 목표는 어디로 두고 있나요?

    ◆ 김성근> 최종 목적은 가을에 4강 이상. 10위라는 의식 속에 있지 말고 야구가 뭔지 정말 진지하게 풀어가라고 당부를 했어요.

    ◇ 김현정> 네, 알겠습니다. '마리한화'의 감동, 김성근의 힘을 꼭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김성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 오랜만에 목소리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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