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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휴일 요일제로 내수 진작? 번지수 잘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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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 공휴일 요일제로 내수 진작? 번지수 잘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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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공휴일을 특정일이 아니라 특정 요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O월 O일이 아니라 O월 O번째 O요일로 정하는 식이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용인데, 취지는 내수 진작 때문이라고 한다.

    특정일이 아닌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돌려 연휴를 만들면 업무효율성 제고와 함께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중 연구용역을 발주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3.1절과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과 어린이날, 현충일과 같은 기념일, 설날과 추석 등 명절, 그밖에 석탄일,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특정한 날짜에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공휴일을 골라 요일제를 적용하면 내수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1971년부터 일부 공휴일을 특정 주의 월요일로 바꾸는 '월요일 공휴일법'을 시행하거나 일본이 10여년전부터 '해피 먼데이' 제도를 도입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현충일이 5월 마지막주 월요일, 노동절은 9월 첫째 월요일이고, 일본의 성인의 날이 1월 둘째 월요일, 바다의 날이 7월 셋째 월요일, 경로의 날이 9월 셋째 월요일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삼일절이나 광복절 등 특정한 날짜를 중심으로 지정된 공휴일이 많고 국민들의 반감도 만만치 않아 요일제 변경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칠 소지를 차단하고 의도적으로 연휴를 만들어 경기를 살리자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공휴일 전환이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중요한 것은 정책의 효과다.

    내수 침체의 굵직한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공휴일에서 찾고자 한다면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28일 "정부가 지난 2014년부터 '여행주간'을 신설해 숙박·편의시설 이용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나, 서민들 지갑이 닫혀 있어서 거의 의미가 없는 실정"이라며 "공휴일 변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내수시장 육성은 등한히 한 채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으로 운용되던 한국 경제는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자 내수와 수출이 모두 흔들리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1200조원을 훌쩍 넘긴 천문학적인 가계부채는 서민과 중산층으로 하여금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구조로 내몰고 있고, 청년층 실업은 미래세대의 희망을 앗아가는 심각한 사회문화로 비화하고 있다.

    소비가 줄면서 자영업자의 매출도 급격히 감소해 한 해 창업자 10명 중 8명 가량은 가게의 문을 닫는다고 한다. 역대 정부가 재벌 2세,3세로의 편법·불법적인 상습을 막지 못한 결과 재벌가의 손자·조카 회사들이 외식업에 대거 진출하며 골목상권을 초토화한 것도 자영업자의 위기를 부채질했다.

    소득 감소 → 내수 부진 → 투자 감소 → 장기침체의 사이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수 진작은 서민과 중산층의 지갑을 채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휴일 변경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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