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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수리공에게 책임 떠넘기는 'ㅇㅇㅇ 사회'



사건/사고

    19살 수리공에게 책임 떠넘기는 'ㅇㅇㅇ 사회'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 씨를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19세 수리공이 목숨을 잃은 지 닷새째.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책임 떠넘기기'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참사의 이면을 드러나보니 수리공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안전관리를 용역업체에 떠넘긴 서울메트로와 10대 청년을 홀로 현장에 투입시킨 용역업체 등의 구조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기득권층은 이번 사고를 피해 청년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했고, 이에 더 큰 역풍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 조선일보 "김군 휴대전화 사용 때문"…서울메트로 "사실 아냐"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5월 31일자 신문에서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작업현장에서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모(19)군은 사고를 당하는 순간까지 약 3분간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김군은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다는 방송을 듣지 못했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군이 휴대전화 통화만 하지 않았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사고 원인을 피해 당사자의 부주의로 몰고가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 측은 "김군이 수리 작업 중 통화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김군은 사고 직전 그가 속한 은성PSD 측과 세 차례 통화했지만 ①처음 문제가 발생했다는 구의역 5-3스크린도어 수리 전 보고 ②5-3스크린도어의 안전 상태 확인 ③사고가 난 9-4스크린도어의 이상 확인 내용뿐이었다.

    작업 도중에는 통화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사고 발생 직후엔 서울메트로 측이 사고 원인을 설명하며 김군 과실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 인재로 목숨 잃어도, "개인책임 아냐" 해명해야 하나

    2인 1조 작업이라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열차 운행 중 승강장 내 작업시 역무실에 와서 작업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데, 김씨는 역무실에 들어와 작업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본질적인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일자 서울메트로는 어제 뒤늦게서야 사과문을 내고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 문제가 주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인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은 보도자료에서 "사고 당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진술만을 가지고 기자 브리핑 시 그 책임을 고인에게 전가해 유가족들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반성했다.

    (사진=자료사진)

     

    그런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하청노동자가 돈이 없어 위험한 일을 선택하다 사망한 '개인의 문제'로, 이번 사건을 치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판 댓글이 이어지자 해당 글은 내려졌으며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안철수 대표) 본인의 진정성과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트위터 글 삭제 배경을 설명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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