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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생들 끼니 걱정에 성매매까지…왜?



미국/중남미

    미국 명문대생들 끼니 걱정에 성매매까지…왜?

    워싱턴 포스트 "전액 장학금 받아도 꿈꾼 것 과는 전혀 달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젊은층 사이에서 빈부격차를 대표하는 말로 '흙수저.금수저'가 유행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명문대(아이비리그)에 다니면서도 끼니 걱정을 해야만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금전적 압박으로 책값을 아껴야 하고, 수천달러를 빌려 생활하면서 교내 식당에서 식사후 과일 등을 백팩에 챙겨야 넣어야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부 대학생들은 성매매에 뛰어들기도 한다.

    ◇ 명문대 장학생도 생활고에 허덕..."꿈꾸던 캠퍼스가 아냐"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전액 장학금을 받더라도 상황은 학생들이 꿈꿨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콜럼비아 대학 3학년생인 리쯔 델가디요는 집안에서 처음으로 아이비리그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경제적으로 아주 어렵다고 호소한다.

    델가디요는 "사회생활을 하려면 따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뉴욕은 물가가 너무 비싸다. 난 행복하지만 재정적으로는 매우 궁핍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트럼펫 연주자이고 어머니는 주부다.

    이런 현상은 대학 전반에 번져있고 이보다 더 심한 경우도 허다하다. 대학생들은 끼니 걱정과 경제적 궁핍에 따른 심적 고통을 '학생들의 고백'이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토로 하고 있다.

    코넬 대학이 지난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2%가 끼니를 거르거나 충분히 먹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아이비리그 소속 8개 대학 학생들 수백명은 '변화를 위한 아젠다'라는 하버드대의 컨퍼런스에 참여해 강력한 지원 체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생인 앤서니 아브라함 잭은 저소득층 학생이 명문대에서 겪는 경제적 고통에 대한 논문을 썼다. 그 자신도 편모 밑에서 명문대인 애머스트 칼리지(Amherst College)을 다닌 경험이 있다.

    잭은 교내 식당이 문을 닫는 봄방학에는 외부 도움을 받아야했고 부유한 친구들이 여행을 다닐때 캠퍼스를 방황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땅콩버터와 젤리만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것은 참 역겨운 일"이라고 했다.

    잭의 노력 덕에 현재 하버드대는 방학동안 식사 쿠폰(바우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에서도 숨겨진 '배고픔'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하버드대 학생 조합에서 활동 중인 테드 화이트는 저소득층 학생이 하버드대에 입학한다고 해서 "곧바로 중산층이 될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여전히 허덕이는 가족들과 고통이 개인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출신인 리즈베스 페냐는 교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후 종종 사과며 배, 바나나 등을 따로 챙긴다. 식당에서 가져온 과일들은 다음 식사대용이다.

    현재 3학년인 페냐는 대학 입학 이후로 끼니 걱정이 머리속을 떠난 적이 없다. 그녀는 새책을 산 적이 한번도 없고 스타벅스도 절대 가지 않는다.

    3년 간 극장을 두번 갔는데 한번은 친구가 티켓 값을 댔고, 한번을 '공짜 표'를 얻어서 갔다. 학생증을 보여주면 무료 입장이 가능한 박물관은 가지만 '브로드웨이 쇼'는 본적이 없다.

    ◇끼니 걱정에 책구입도 못해..일부 성매매가 뛰어들기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교내 식당이 문을 닫은 긴 주말을 빵과 초콜릿 스프레드로만 버티기도 했다. 입학 후 첫 추수감사절 당시 부모님 집을 찾을때 16시간이 걸리는 버스를 탔다. 비행기 티켓은 400달러지만 버스비는 120달러였기 때문이다.

    페냐는 웬만하면 대출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할수 없이 2200달러를 은행에서 빌렸다.

    그리곤 허리띠를 졸라맸다. 가장 쉬운 방법은 식사비를 줄이는 것이다. 신입생때는 먹을 게 많은 교내 식당을 이용할수 있는 이용권을 구매하지만, 1년이 지나면 교내 식당을 이용하는 대신 스스로 해 먹게 된다.

    페냐는 이런 일상을 어려움에는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보다 힘든 사람이 엄청 많다. 그래서 감사히 여기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역시 3학년인 라파엘 라미제르도 "책을 살 것인가, 먹을 것을 살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항상 음식을 선택한다"고 했다.

    최근 그는 수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500페이지 이상의 스크린 샷(컴퓨터 화면 복사) 작업을 했다. 교과서를 살 돈이 없어서다. 그는 "그리 나쁘지 않다. (반복적인 일을) 하다보면 리듬이 생긴다"고 했다.

    라미제르는 건강 보조사로 일하는 어머니에게 월세와 생활비를 보낸다. 자신도 대학 도서관 등에서 일주일 1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로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많은 일에 돈이 필요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럭비를 하려고 해도 한 학기마다 100달러를 내야하고, 라틴 댄스를 배우려고 해도 30달러 이상의 회비를 내야한다.

    라미제르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갈수록 불어난다. 그는 13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한 사교클럽에 가입한 일을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4월에 신용카드 연체가 600달러에 달하고 있었고, 1500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

    철학가 교수인 크리스티아 메르세는 대학생들의 어려운 처지가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일부 학생들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를 하기도 한다는 사례도 포함됐다.

    일부 대학들은 한 학기당 여섯 번의 식사가 가능한 바우처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 지원을 하고, 방학에도 교내 식당을 개방하는 등의 몇가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현실을 바꾸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델가디요는 올 봄에 공대생이 기말고사를 치르는데 필수적인 노트북이 고장났지만,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여름방학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곳에선 보다 저렴한 수리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사실상 전액 장학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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