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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년 내내 공부해야 하는데…참고 문헌에 '일베'라니



사회 일반

    고교 3년 내내 공부해야 하는데…참고 문헌에 '일베'라니

    일베에서 가져온 사진도 잘못 사용…출판사 측 "편집자 실수다"

    비상교육 '동아시아사' 교과서. '일베'뿐만 아니라 각종 카페, 블로그 주소가 참고 문헌에 버젓이 올라 있다. (사진=전국역사교사모임 제공)

     

    고등학생들이 3년 내내 이용할 교과서에 극우 논객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가 참고 문헌으로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교과서 참고 문헌 일베' 사진이 발단이 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합성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CBS노컷뉴스가 11일 전국역사교사모임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는 출판사 '비상교육'에서 발간한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실제 한 부분이었다.

    '일베'뿐만 아니라 각종 카페, 블로그 주소가 참고 문헌에 버젓이 올라 있다.

    '일베'서 가져갔다는 사진을 사용한 부분은 128쪽 '동래성 침입' 부분이다. 해당 사진 아래에는 "일본군의 동래성 침입"이란 제목으로 "개전 초기 동래부사 송상현과 백성들의 항쟁"이라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내용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 관계자는 "출처 문제뿐 아니라 해설도 틀렸다"며 "교과서에 실린 사진은 보물 391호인 '부산진 순절도'"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올라갔어야 하는 사진은 보물 392호 '동래부 순절도'"라고 설명했다.

    (사진=전국역사교사모임 제공)

     

    비상교과서 측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기 전에 발견은 했으나 처리가 늦어졌다"며 "교과서 개발 당시 편집자의 실수로 출처를 잘못 썼다. 현재 그 편집자는 퇴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진 실제 출처는 '진주박물관 도록'이며 교과서 특성상 회수는 어려워 내년부터 수정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홈페이지 메인에 사과 공문을 게재하고,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 '교과서민원바로처리센터' 를 통해 오류를 알리겠다"고 전했다.

    (사진=천재교육 제공)

     

    익명을 요구한 역사 교육 관계자는 "'부산진 순절도'는 역사 교과서에 자주 쓰이는 사진은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이 사진을 인용한 곳은 천재교육 '한국사' 교과서와 '고등 역사부도'뿐인 걸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천재교육 '한국사 교과서' 130쪽에 '부산진 순절도(육군박물관 소장)'란 제목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이는 비상교육이 '동래성 침입' 자료로 쓴 사진과 동일하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우리가 해외 교과서 왜곡을 질타하는데 익숙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내 교과서에서 이런 실수들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한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이어 "교과서 제작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실수는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청소년들이 정확한 역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분야의 역사학자들이 모여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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