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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알맹이 빠진 옥시 기자회견…피해자들 "면피용 사과에 분노"



생활경제

    [영상] 알맹이 빠진 옥시 기자회견…피해자들 "면피용 사과에 분노"

    "I'm so sorry"만 반복…보상계획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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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가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했지만 보상 계획 등이 불명확해 알맹이없는 회견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기소를 앞두고 불매운동이 번지는 상황에서 급조된 '보여주기식' 회견이었다는 비난도 거세다.

    ◇ 사과는 했지만 보상 계획 모호, 내용없이 나온 옥시 대표


    옥시레킷벤키저가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2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이다. 약 2년 전부터 한국지사의 대표를 맡은 아타 사프달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통역과 함께 회견이 진행됐다. 옥시 측은 대본과 함께 대표가 고개를 숙일 시점과 동선도 미리 짜놓았다.

    준비한 원고에는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타 사프달 대표가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피해자들의 거센 항의가 일자 "정말 죄송하다(I'm so sorry)"라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핵심인 피해자 보상 계획은 모호했다. 오는 7월까지 공정한 보상안 마련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겠다는 일정을 밝힌 것 밖에는 새로운 것이 없었다. 전문가 패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5년만에 이뤄진 입장발표 치고 알맹이가 전혀 없었던 것.

    아타 사프달 대표는 5년이나 사과가 늦어진데 대해서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옥시 측은 "여러 회사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다 피해를 입으신 다수의 소비자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업계 차원에서 이러한 피해자분들께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보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다른 제조, 판매사들이 동참해주기를 제안하고 싶다"면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액수도 2014년에 출연한 50억원의 기금에 더해 추가로 50억원을 더 출연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4월 20일 이메일 입장 발표와 같은 내용이었다.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오른쪽)의 기자회견 중 피해자와 가족들이 단상에 올라 언론사 앞에서 보여주는 사과가 아닌 자신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본사 조사에는 관여 안해"…각종 의혹도 애매하게 대답

    본사의 책임 부분에 대해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아타 사프달 대표는 "레킷벤키지 영국 본사와 한국 법인이 모두 사과하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본사 CEO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신 사과의 말을 전했고, 본사 측에서 방안 시행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 조사와 관련해서는 "본사는 지금 이 관련된 조사에는 개입하거나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의 메시지 중간에 "당사에는 모든 입직원이 엄격히 준수해야할 기업 행동강령이 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일부 직원의 잘못으로 프레임을 짜기도 했다.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해 사건 발생 직후 법인을 청산하고, 유리하게 대학 연구진에 돈을 주고 실험 결과를 조작했으며, 유해성을 알고도 제품 판매를 계속했다는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뒤늦은 사과와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으로 피해자들의 분노는 커졌다. 기자회견 도중 피해자와 가족들이 단상에 올라 거칠게 항의하면서 기자회견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을 미리 연락받지 못했다며 "기자에게 사과하지 말고 우리에게 사과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아수라장이된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최승운 대표가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의 입장표명을 거부하는 발언을 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두살배기 아들을 잃은 피해자 가족 최승운씨는 "지난 5년간 옥시는 피해자들의 한맺힌 눈물을 외면하다 검찰조사를 하는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옥시의 한국 자진철수와 사회에서의 영원한 퇴출을 원한다"고 규탄했다.

    옥시레킷벤키져는 PHGM 인산염 성분이 든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제'로 2001년부터 2011년 11월 수거 명령이 내릴때까지 10년간 판매율 1위를 기록해 가장 많은 피해자·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들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을 포함해 17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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