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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권리선언, 내 삶의 주연은 나다!



책/학술

    십대의 권리선언, 내 삶의 주연은 나다!

    신간 '내 얼굴이 어때서:삶의 주인으로 우뚝 서는 당당한 나를 찾아'

     

    '내 얼굴이 어때서'는 외모지상주의가 한국의 십 대 청소년에게 은밀하게 씌운 비교와 억압의 굴레라는 것을 인식시킨다.

    얼굴, 나아가 몸매로 확산되어 이어지는 이른바 '아름다운'외모에 대한 청소년의 집착은 자기 안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욕심이 아니라 그런 아름다움을 원하는 사회에 편입되고자 하는 개인의 처절한 생존전략이다. 성적으로도 모자라 그 자체로 아름다운 각각의 외모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줄 세우려는 사회적 비교의 틀에 갇혀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몸부림인 것이다. 정당하지도 순수하지도 않은 사회적 비교의 잣대에 더는 매일 필요가 없다. 내 얼굴이 못생겼다고, 내 몸매가 착하지 않다고 좌절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려고 성형수술대 위에 올라앉을 필요가 없다. 왜 내게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지, 왜 그런 잣대가 만들어졌는지, 내가 왜 지금껏 그런 잣대에 맞춰 내 얼굴을 깎고 화장으로 가리고 옷으로 속살을 감추려 했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어보는 것이다. 내게 뭘 원하느냐고. 이런 내 얼굴로 못할 일이 무엇이냐고.

    이 책의 전반부인 1장부터 3장까지는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천연덕스럽게 요구하는 이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의 민낯을 보이면서 그것이 바로 비교가 낳은 지저분한 배설물임을 고발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우리가 닮고 싶어 하는 얼굴과 몸매가 얼마나 허구인지 정확하게 제시한다. 남과의 비교는 비교를 부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외적인 비교가 아니라 내적인 비교, 즉 어제의 나보다 성숙하고 달라지는 오늘의 나와의 비교임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절망을 앞으로도 가져갈 필요가 없음을 말하면서, 그 절망이 내일을 만드는 전환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후반부 4장에서 6장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어떠한 권위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의심하고 주체적으로 자기만의 사고로 이해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여러 인재의 현장에서 어른들은 물론이요 전문 책임자가 행한 미흡한 태도 및 그것을 믿고 따랐을 때 참사로 돌아왔던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어른과 전문가라는 것이 대단한 허상일 수 있음을 제시한다. 그리고 나이를 떠나 중요한 것은 의심이요 질문이며, 각자의 소신 있는 비판적 시각이라 말한다.

    이 책은 청소년이 그저 어른에 대비되는 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계속해서 권위를 의심하고 질문하며 비판적인 정치시민으로 자리 잡을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권리는 물론 사회가 외면하는 약자의 권리까지 되찾을 힘을 스스로 가지라고 말한다. 그것이 혼자의 힘만으로는 힘들기에 서로 연대하고 지지하라고 말한다.

    책 속으로

    우리는 ‘의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해. ‘의심하는 주체’는 끊임없이 정답을 요구하는 세상 자체를 거대한 문제로 괄호 치는 사람이지. 가령 ‘취업 9종 세트’ 같은 것들을 말이야. ‘취업 9종 세트’에는 학벌, 학점, 외국어(여기까지 3종), 어학연수, 자격증(여기까지 5종), 공모전, 인턴 경험(여기까지 7종), 봉사활동, 성형수술 등이 포함되지. 이 모두에 대해서 질문해 볼 수 있을 거야. 과연 학벌이 경쟁력일까? 설사 그렇다 해도, 지나친 학벌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은 없을까? 더 나아가, 경쟁력은 무조건 경쟁할수록 올라갈까? 혹은, 현재의 경쟁 체제는 누구에게 이롭고 누구에게 해로울까? 다수에게 불리한 경쟁 체제는 왜 유지될까? 질문은 끝없이 이어지지.
    -17~18쪽

    사람들은 뭐든 얼굴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판단해. 거지도 잘생기면 얼짱 거지이고, 심지어 강도가 예뻐도 얼짱 강도가 되지. 도둑질은 분명 나쁜 행동일 텐데, 도둑질은 잊히고 얼굴만 기억되는 거야. 얼짱, 몸짱, 동안, S라인, V라인, 꿀벅지, 베이글, 개미허리, 명품 다리, 착한 몸매, 미친 몸매 등의 말들이 세상을 휩쓸고 성형 열풍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 그야말로 한국 사회는 외모지상주의에 포위당했어. 소설가 박민규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308쪽)이라고 말했지. 그 말을 빌리자면, 외모지상주의의 바퀴는 자기 얼굴에 대한 부끄러움이고, 외모지상주의의 동력은 남의 얼굴에 대한 부러움이지.
    -31~32쪽

    강자는 약자를 통제하기 위해 감금과 억압에 보호의 가면을 씌우지. 그러나 약자를 위한 진정한 보호가 아니기 때문에 그 보호는 허술하고 가변적일 따름이야. 즉, 약자는 강자의 변덕에 자신의 안전을 맡겨야 할 운명이지. 약자에게 필요한 것은 형식이나 이름뿐인 보호가 아니라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야. 너희도 마찬가지겠지. 어른들은 너희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여기면서 보호의 울타리를 치곤 하지. 그러나 보호를 내세우기 전에 자유와 권리부터 확실히 보장해야 해. 그것이 진정한 보호의 시작이지.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않는 보호는 진짜 보호가 아니야. 그런 보호는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어른들은 어른들의 입장에서 청소년을 미숙한 존재로 재단하기 앞서, 청소년의 입장에서 자기들이 가진 비非청소년적 시각의 한계를 돌아봐야 해.
    -226쪽

    학교에서건 사회에서건 너희가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 되려면, 당연히 어른들도 생각을 바꿔서 적극적으로 거들어야겠지.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너희의 태도와 의지야. 어른들이 해 주기만을 기다려선 안 돼. 뒷짐 지고 앉아서 기다린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 ‘울어야 젖을 준다’는 말이 있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거저 오지 않아. 공짜는 없어. 권리는 맞서 싸울 때 내 것이 될 수 있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 되고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 해. 너희가 너희 권리를 침해한 행위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런 행위를 용인하고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돼. 잘못된 행위가 저지되지 않는다면 그 행위는 계속될 거야. 즉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너희의 후배들이 너희와 똑같이 권리를 침해당하겠지. 너희의 싸움이 너희만을 위한 싸움이 아닌 이유야. 그 싸움은 현재를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미래를 향한 것이야.
    -231~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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