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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안방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



사회 일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안방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

    자체 접수 피해자 1500여명, 사망자 239명(정부 인정 103명)

    - 검찰,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옥시 임원 첫 소환
    - 2011년 첫 환자 발생, 검찰 5년간 뭐했나?
    - 롯데마트, 검찰 수사 직전 첫 공식 사과
    - 서울대 연구팀 실험조작, 은폐 의혹 불거져
    - 17년 전 특허 때 인체유해성 경고, 제조사 몰랐을까?
    - 살균제 피해 잠복기간 10년 이상, 피해자 더 늘수도
    - 제조사, 피해배상 모르쇠, 진실규명 이뤄져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4월 19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찬호 공동대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 정관용>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저희 방송에서 여러 차례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뒤늦게 검찰이 관련된 전담팀을 올 1월 꾸렸고요. 오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고 합니다. 또 어제인가요? 롯데마트가 깜짝 사과를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의 강찬호 대표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좀 모셨습니다. 강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 강찬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처음 문제가 제일 크게 불거진 게 몇 년도였죠?

    ◆ 강찬호>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이다라고 발표한 게 2011년 8월 31일, 복지부에서 발표를 그때 했습니다.

    ◇ 정관용> 그게 정부가 원인이다라고 인정을 한 거고. 그 전에 피해자모임 같은 것들은 언제부터 만들어졌던 거예요?

    ◆ 강찬호> 저희는 그전에는 원인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하는 질환에 대한 것을 서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교류를 하고 수소문하고 이렇게 지내다가 정부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라고 했을 때 그 전까지는 가습기 썼냐, 안 썼냐 이런 얘기가 나오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원인이다라고 한 이유에 저희 피해자들끼리 모여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접수되어 있는 또 확인된 걸로 사망 몇 명.

    ◆ 강찬호> 정부가 지금 3차 접수까지 받았고요. 1, 2차 접수자들은 판정까지 다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530명, 그중에 사망자가 정부 발표 시점에서는 140명이었는데 그 이후에 벌써 여섯 분이 돌아가셔서 146명이 됐습니다. 그리고 3차 접수에서 추가로 750여 명이 또 추가접수가 됐고. 그리고 정부는 작년 말로 접수를 완료하고 더 이상은 받고 있지 않는데요. 민간 차원에서 또 저희하고 환경보건센터하고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여 명이 추가돼서 현재 저희들 집계로는 약 1500여 명이 넘고요. 그중에 사망자가 239명.

    ◇ 정관용> 239명.

    ◆ 강찬호> 네.

    ◇ 정관용> 1500명 중에 239명을 뺀 나머지 분들은 지금도 치료받는 분들이 많죠?

    ◆ 강찬호> 네, 과거에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지금 언론에 많이 나왔었는데 폐 이식하신 분도 계시고. 또 호흡기를 끼고 살아가시는 분도 계시고 또 경증이지만 여러 가지 호흡기나 관련 질환들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강 대표도 가족을 잃으셨죠?

    ◆ 강찬호> 아니요. 저는 딸이 2011년도 6월에 병원에 입원을 했었고요. 그 당시에 서울대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이런 케이스들이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해서 의료진으로서 어쨌든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것이었고. 다행히 우리 딸은 좀 호흡곤란이 오는 단계에 간 게 아니고요. 예외적인 케이스입니다. 저희 와이프가 간호사였기 때문에 집 안에서 호흡이 빨라진다라고 하는 걸 알아서 좀 빨리 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도 의료진이 굉장히 놀랐었고 긴급조치를 해서 한 달여 치료받고 염증 진행이 멈춰져서 일단 퇴원해서 또 치료받고 그래서 지금은 이제 생활하는 데는 큰 불편은 없는데. 연중 골골하고 이런 건 있습니다. 비염을 연중 달고 다니고 감기 한 번 오면 계속해서 지속이 되고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죠, 뭐.

    ◇ 정관용> 제일 먼저 궁금했던 게 검찰이 수사를 왜 이렇게 늦게 시작한 거예요?

    ◆ 강찬호> 그러니까 최근에 전담팀이 올해 1월에 꾸려졌는데 그거 보면서 참 제일 안타깝고 아쉬웠던 게 검찰 수사가 너무 지연이 됐다고 하는 겁니다. 저희가 2011년도 정부 발표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니까 2012년도에 검찰에 1차 고발을 했고요. 그렇게 했는데도 또 진행이 안 돼서 2014년도에 100여 명이 살인죄로 2차 고발을 하고 2015년도에 3차 고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였고 전담팀이 올해 꾸려지면서 진행이 됐고 3개월여 만에 사실은 옥시의 여러 가지 은폐나 관련 내용들 그리고 최근에 어제 가해 기업들이 꿈쩍도 안 하다가 사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정부가 발표했던 그 시점에 만약에 검찰이 바로 수사 착수했다고 하면 과연 상황이 이렇게 됐을까 하는 부분들이 제일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검찰한테 물어봤어요? 왜 수사 안 하는지 또 이제 와서 빨리 갑자기 전담팀을 만드는지. 답변이 없었습니까?

    ◆ 강찬호> 네. 그런 내용들은 언급하는 건 없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 법체계는 잘 모르겠습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서 어떤 형사상 고발상의 어떤 문제들이 다른 법적인 절차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설령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자체를 놓고 봐서 검찰이 손 놓고 있었다. 이건 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 정관용> 저희 시사자키에 우리 강찬호 공동대표가 저랑 인터뷰한 게 그동안 몇 번이었죠?

    ◆ 강찬호> 3번 했습니다.

    ◇ 정관용> 몇 년에 걸쳐서, 중요한 계기 있을 때마다. 그만큼 좀 관심을 갖고 강 대표랑 인터뷰하고 강 대표뿐 아니라 환경보건센터하고도 인터뷰하고 그러면서 저희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든 이게 제대로 뒤처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지지부진하더라고요. 그런데 도저히 저희가 어떻게 나서서 도와드릴 방법도 별로 없고 이러다가 검찰이 나서니까 갑자기 뉴스가 쏟아지는 거예요. 한편에서는 검찰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막 화가 나는 거예요. 왜 여태까지 안 했을까. 똑같은 마음이시죠?

    ◆ 강찬호> 네. 저희도 뭐, 어제도 롯데마트 사과한다는 얘기를 제가 직접 연락받은 건 아닌데요. 언론 아침에 조간신문 보고 부랴부랴 가서 기자회견 현장에 있었는데 오늘 검찰수사 소환조사가 있으니까 어제 롯데마트가 사과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검찰이 무서운 거죠. 검찰이 무서운 거고 검찰한테 저희는 사과를 한 거다라고 저희도 어제 입장표명을 한 건데. 정말 가해기업이 사과하려고 했다면 저희들한테 먼저 연락하고 '이렇게 이렇게 절차 할 테니까 그동안 미안했다' 이런 얘기라도 했었어야 되는데 그렇게 무서운 검찰이 왜 지금까지 그렇게 있었을까. 여전히 의문입니다.

    ◇ 정관용> 그동안에 옥리레킷도 그렇고 롯데마트도 그렇고 이런 제조업체가 지금 몇 군데나 걸려 있죠?

    ◆ 강찬호> 지금 추가로 정부 당시 조사에도 빠진 데가 두 군데가 더 있고 해서요. 저희가 아는 건 20여 개 업체가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일 많은 데가 옥시레킷이고.

    ◆ 강찬호> 옥시레킷벤키저.

    ◇ 정관용> 두번째가 롯데마트입니까?

    ◆ 강찬호> 롯데마트가 세번째.

    ◇ 정관용> 두번째는 어디예요?

    ◆ 강찬호> 애경 제품이고요.

    ◇ 정관용> 그런 업체들 누구도 이런 피해자모임이 만들어진 후에 무슨 접촉을 해서 무슨 이야기를 건네 오거나 그런 적 있는 곳이 있습니까?

    ◆ 강찬호> 없습니다. 롯데마트 어제 처음 봤고요. 그전에 국정감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인도 사장 한 번 얼굴 본 적 있고 홈플러스 사장 얼굴 본 적 있습니다.

    ◇ 정관용> 얼굴만 보시고 대화도 없었고?

    ◆ 강찬호> 네. 개별적으로 저희들한테 어떤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연락이 오거나 그런 적은 없고요. 심지어 저희가 찾아가도 문전박대를 많이 당했었고요.

    ◇ 정관용> 영국까지 가셨잖아요.

    ◆ 강찬호> 작년에 급기야 영국까지 갔던 거죠.

    ◇ 정관용> 옥시레킷 본사 앞에.

    ◆ 강찬호> 네. 국내 쪽에서 아무런 대꾸도 없고 이런 걸 보면서 얘네들이 아무런 권한이 없구나. 그래서 '실제 권한이 있는 큰집 가자' 그래서 영국 본사까지 찾아갔는데 뭐 거기도 형식적으로 한 세 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실제적인 어떤 내용의 진전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리고 어제 롯데마트가 무슨 기자회견 한다는 것도 피해자 가족 누구한테도 알린 적도 없고.

    ◆ 강찬호> 없었습니다.

    ◇ 정관용> 참. 그 현장에 가셨죠?

    ◆ 강찬호> 네. 저희 피해자 2명 그리고 환경보건센터 2명 해서 4명이 갔었습니다.

    ◇ 정관용> 그 현장에서도 피해자 가족들한테 뭐라고 말 안 하던가요?

    ◆ 강찬호> 전혀 없었죠. 저희가 다 유니폼, 저희 표식이 있는 걸 가지고 갔었는데 저희한테 말 한마디, 손 한 번 잡아본 적도 없습니다.

    ◇ 정관용>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고 나서 굵직굵직하게 나온 기사만 제가 보면 우선 옥시가 지금 제일 먼저, 자기네 업체 홈페이지에 15년 전부터 살균제 부작용 호소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는데 그걸 삭제했다. 이것도 검찰이 밝혀낸 거죠?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이게 진짜 몸에 안 좋은지 좋은지 서울대 연구팀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면서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그것도 지금 문제가 되고 있죠?

    ◆ 강찬호> 네, 저희가 듣기로 그 전에도 소송과정상 이런 얘기가 흘러나오긴 했는데요. 본격적으로 이렇게 확인된 건 검찰수사를 통해서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쪽에다가는 동물실험의 저농도 이런 부분들을 의뢰했다는 얘기가 있고 또 동물실험을 할 수 있는 데가 국내에 3개 기관이 있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그중에 한 기관에다가는 고농도 독성에 대한 의뢰를 했고 그래서 고농도는 당연히 독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고 저농도는 아닌 걸로 나오는데 저농도에 있는 내용들만 보고를 하고 고농도에 대한 부분은 뺐다,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전문가들 얘기로 보면 서울대하고 어떤 다른 실험기관에 주면 똑같은 실험을 두 군데다가 나눠줘서 고농도, 저농도를 함께 보는 게 상식인데. 만약에 나눠서 한쪽은 독성이 저농도를 주고 한쪽은 고농도를 줬다. 이런 식으로 실험했다면 이건 완전히 짜고 치는 거다, 처음부터 의도를 가지고 한 거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검찰수사에서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나오면.

    ◇ 정관용> 또 서울대의 어떤 교수 개인계좌로 입금한….

    ◆ 강찬호> 저희 처음 알았습니다. 자문료로 수천만원을 주고.

    ◇ 정관용> 그것도 새로 나왔죠?

    ◆ 강찬호> 네, 또 2억원대의 용역계약에 대한 걸 별도로 또 주고.

    ◇ 정관용> 그 해당 연구팀의 연구원들은 연구 착수하기 전부터 이건 연구가 안 된다라고 거부했다는 것도 또 밝혀졌죠?

    ◆ 강찬호> 네. 심지어 그 동물실험 하는 아파트들이 옥시 직원들. 이게 인체에 독성이 있다고 하는 건데 그 아파트 직원들한테 사람이 사는 데에다가 이걸 실험을 했다고 하는 건 정말 갑질이거든요.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사람이 없는 데서 실험을 했었어야 되는 건데 아파트 옥시 직원들이 있는 데다가 실험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거죠.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 정관용> 또 하나 밝혀진 게 이미 17년 전인 1999년에 이 살균제의 원료물질, 이게 PHMG인가? 복잡해요, 아무튼. 이것에 특허를 갖고 있는 SK주식회사가 특허를 내려고 특허출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는데 그 출원서에 이미 ‘이게 농도가 높아지면 위해하다’ 이런 표현이 들어 있답니다. 이것도 이번에 처음 아셨죠?

    ◆ 강찬호> 네. 오늘 보도에 나오고 있고 또 2003년도….

    ◇ 정관용> 그런데 잠깐만요. 이 보도를 글쎄요. 더 알아봐야 되겠습니다마는 그러면 특허물질 자체에 유해함이 있다는 것을 특허출원서부터 알았다면 유해하다는 걸 알면서 가습기 살균제로 제조했다는 것 아닙니까?

    ◆ 강찬호> 네. 맞습니다. 또 이게 PHMG뿐만 아니고요. PGH라고 하는 세퓨 제품, 저희 그걸 썼는데 PGH 같은 경우는 덴마크에서 이게 어떤 건축용 살균제 또는 목장 같은 데서 소 키우고 이런 쪽에서 쓰는 살균제로만 딱 국한돼서 쓰였던 것인데 그 원료가 국내에 들어와서는 인체에 흡입하는 살균제로 둔갑을 해서 사용되는 겁니다. 아무런 규제가 없고 덴마크는 규제가 되니까 쓰지 못하는데 우리나라에 와서는 용도규제가 없기 때문에 마구 살균제로 전환이 돼서 사용이 됐던 경우죠. 그래서 PHMG 경우도 SK에서 2003년도 호주에 수출할 때 이미 MSDS라고 하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 첨부가 돼서 유해성, 공기 중에 흡입하면 안 된다. 이런 게 이미 나와 있는데 국내 유통과정에서는 생략이 돼 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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