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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헬미국'을 바꾼 신문팔이들



공연/전시

    1899년 '헬미국'을 바꾼 신문팔이들

    [노컷리뷰] 뮤지컬 ‘뉴시즈’

     

    영화 ‘카트’, 드라마 ‘송곳’에 이어 이제는 뮤지컬에서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운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 그것도 대형 뮤지컬에서 말이다.

    뮤지컬 ‘뉴시즈’는 1992년 디즈니가 제작한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2011년 뉴저지에서 초연 후 2012년 브로드웨이에 입성, 2012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션, ‘안무상’, ‘음악상’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배경은 1899년 뉴욕이다. 당시 실제로 발생했던 신문팔이(뉴스보이)들의 파업을 소재로 한다.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들이 신문사 사장 조지프 퓰리처와 그의 경쟁자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상대로,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파업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 “신문팔이들 세상을 멈추다”

    뮤지컬 '뉴시즈' 中 (오디컴퍼니 제공)

     

    공연에서는 퓰리처가 신문팔이 소년들에게 팔던 신문 가격을 올리면서, 파업이 일어난다. 하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그들을 보호해줘야 할 시도, 경찰도 자본가 퓰리처의 편이다.

    철도 노조의 파업 기사는 신문에 실려도 신문팔이 소년들의 파업은 언론의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 ‘신문에 실리지 않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던 시대.

    그때 퓰리처의 경쟁사에 있는 한 여기자가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1면에 “신문팔이들, 세상을 멈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써낸다.

    ◇ 헬조선이 떠오르는 1899년 미국

    뮤지컬 '뉴시즈' 中 (오디컴퍼니 제공)

     

    1899년 당시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에 시달렸다.

    그들은 전쟁과 경제 불황으로 인해 고아가 돼 거리에서 생활하거나 일을 할 수 없는 부모 대신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런 소년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거리에서 신문을 파는 것뿐. 그런 소년들이 거대 신문사 사장 퓰리처의 횡포에 견디지 못하고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며 일어선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지만 기득권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했다.

    마치 신문을 더 팔기 위해 ‘노오력’을 하라고 훈수하는 퓰리처의 모습은,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갖고 있음에도, 취업하기 어려운 이 시대 청년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고 말하는 이 시대 어른들 같다.

    노조를 탄압하는 모습 역시 그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말했을 뿐인데,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폭력으로 억누른다. 노조의 리더나 조합원을 돈으로 회유하고, 이 방법이 먹히지 않으면 경찰을 이용해 잡아들이는 것 역시 흡사하다.

    ◇ ‘디즈니’스럽게,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뮤지컬 '뉴시즈' 中 (오디컴퍼니 제공)

     

    디즈니에서 제작한 뮤지컬답게, 인물 구성이나 스토리 역시 철저하게 디즈니스럽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품고 사는 가난한 신문팔이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은 신문팔이 소년들을 이끄는 노조의 리더가 된다.

    그런 소년과 사랑에 빠지는 퓰리처의 딸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쟁사에서 가명을 쓰면 신문기자로 일하는, 전통적 여성상을 거부하는 신(新)여성으로 등장한다.

    가난한 도둑과 일국의 공주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에 빠지는 ‘알라딘’이 연상되기도 한다.

    토니 어워즈에서 안무상과 음악상을 받은 만큼, 시원시원한 안무, 경쾌한 넘버가 인상적이다. 이 역시 보고 있으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유쾌하지만, 그렇다고 ‘노조’라는 소재를 가벼이 소비하지는 않는다. 특히 노조를 이끄는 리더 잭 켈리가 친구들이 폭력배들에게 맞아 다치고, 보호소에 끌려가는 것을 보며 뉴욕을 떠나려하는 모습은 현실의 노조 간부들의 고민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 군더더기 없는 무대 활용

    뮤지컬 '뉴시즈' 中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뉴시즈'의 무대 활용은 인상적이다. 이동식 무대를 활용해 배경을 수시로 전환하는데, 출연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어색함을 최소화했다.

    무대 높낮이를 활용해 등장인물의 계급을 구분한 것은, 백미로 꼽을 만하다. 퓰리처와 같은 자본가들은 한 층 높은 무대에서, 신문팔이와 같은 노동자들은 그 아래서 연기한다.

    나중에 파업이 성공하고, 퓰리처가 백기를 드는 순간에는 함께 같은 무대에 서는데, 이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계급을 넘어 한 회사(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전한다.

    뮤지컬 '뉴시즈'는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온주완, 서경수, 이재균, 강성욱, 강은일, 린아, 최수진 등이 출연한다. VIP석 13만원, R석 11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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