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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심 못읽는 난독증"…朴대통령, 반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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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민심 못읽는 난독증"…朴대통령, 반성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4.13 총선이 끝난 지 닷새만에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이다.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반성과 변화를 기대하던 국민들에겐 다소 어리둥절한 표현이다.

    박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으로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도록 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의를 겸허히 받들겠다는 대목과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목을 집어넣긴 했으나, 총선 민의에 응답하는 사과와 반성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전반적인 발언의 흐름은 기존의 국정운영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꼼꼼히 챙기고 흔들림없이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며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16년만에 여소야대를 안겨준 4.13 총선의 민의는 자명하다. 저성장과 양극화, 고실업으로 상징되는 서민경제 파탄이 첫번째요, 일방적인 국정운영방식에 경고등을 켠 것이 두번째다. 국정교과서를 무리하게 밀어부친데서 드러났듯이 청와대는 야당과의 소통이나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데 인색했다. 셋째로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총선에 임박해서는 동선과 의상 등으로 선거개입 논란을 자초한 것에도 국민들은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운영을 발목잡는 야당심판을 호소했지만, 국민 다수는 정권의 무능과 독주를 심판한 것이 이번 총선에 담긴 민의였던 것이다. 민의가 이러한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민의를 민생에만 한정하며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식으로 동문서답했다.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최소한 현 정부의 지나온 3년을 복기하면서 반성이 필요했던 부분을 언급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와 각오가 담겼어야 했다. 기초연금 공약파기와 세월호 대응 실패, 비선실세 논란, 경제난과 남북관계 파탄, 유승민 찍어내기와 공천개입 논란 등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가 총선 민의에 담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테일이 빠지다보니 '민의를 수렴하겠다, 국회와 협력하겠다'는 언급이 국민들에게는 진정성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 국회와의 협력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흔들림없는 국정수행을 강조한 것은 향후 국회와의 갈등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민주주의의 요체에는 대표성과 책임성, 반응성이 있다. 이 가운데 반응성은 국민과의 소통이요 민의를 정확히 읽고 대응하는 것이다. 야권 분열 속에서 치러진 선거임에도 정부여당은 여소야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통령의 이날 첫 공식 반응에 대해 한 정치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심을 못읽는 난독증이 의심된다. 상황인식이 대단히 안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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