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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민주주의 관점에서 읽다



책/학술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민주주의 관점에서 읽다

    신간 '어느 민주주의자의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읽기'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한 관계에 둔감한 채 대표 선출 경쟁에 함몰되면 민주주의의 근원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 에릭 홉스봄의 '자본의 시대'를 읽고

    '어느 민주주의자의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읽기'는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대한 안내서이다. 이 책은 저자 이종보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현대 민주주의 관점에서 비판적 읽기를 통해 길어 올린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이자 실천적 반성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저자는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고 곱씹는 과정을 통해 고전 읽기가 '역동하는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라고 평가한다.

    인천국제고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국제고에서 학생들과 한 달에 한 권 고전 읽기 수업을 하면서, 스스로 고전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모두 읽고 정리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이 100선은 한국문학 17권, 외국문학 31권, 동양사상 14권, 서양사상 27권, 과학기술 1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대학교는 고전 읽기를 통해 지식과 품성의 교양을 갖추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지성인, 나아가 창조적 지식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목록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회학 박사이자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자유로운 독서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저자는 '맹자'를 읽고 이렇게 쓴다. "학정을 일삼는 군주는 더 이상 군주답지 않기 때문에 제거해도 무방하다. 인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통치자는 지위와 권력을 누릴 자격이 없다."

    "대화와 타협 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져 극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시민은 비폭력 정치의 무력함에 염증을 느끼고 탈정치화된다"라고 '간디 자서전'을 읽는다. 모두 지금의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주는 메시지이다.

    책 속으로

    물질문명의 폐단을 극복하려면 낭만 정신을 생활 세계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날 선 무기로 생활 세계를 비판하기는 쉽다. 또한 세상과 등지고 유유자적하는 방법도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이기기는 어렵다. 현실의 물질적 탐욕이 인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낭만을 무기로 현실과 부딪쳐야 한다. 낭만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무한한 가능성이다.(‘낭만은 배부른 자의 향연인가’ - 《당시선》, 315쪽)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한 관계에 둔감한 채 대표 선출 경쟁에 함몰되면 민주주의의 근원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경제 영역에서 세력 관계가 평등해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혁신할 수 있다. 현행 대의제는 인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경제적 평등을 주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인민은 대의제를 혁신하고 동시에 경제적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자유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민주주의인가’ - 에릭 홉스봄 《자본의 시대》,73쪽)

    덕이 있는 지도자는 인민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 인민의 고통을 읽지 않고 외면하거나 잠재우려고만 하면 소통은 어려워진다. 지도자가 고통을 겪는 사람을 소수라는 이유로 외면하여 고립시키면, 오히려 자신이 인민으로부터 고립되고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맹자에 따르면, 군주가 어질지 못하여 강제력으로만 통치하는 건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군주가 백성의 마음을 읽는 본질적 직분을 망각하면, 정치는 인의를 해치는 학정이 된다. 패도 정치는 결국 군주 자신을 고립시킨다. 학정을 일삼는 군주는 더 이상 군주답지 않기 때문에 제거해도 무방하다. 인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통치자는 지위와 권력을 누릴 자격이 없다.(‘소통하는 정치는 어떻게 가능한가’ - 맹자 《맹자》, 41쪽)

    ‘기업 하기 좋은 나라’에서 전문경영인은 ‘철인’처럼 사회정의를 분별 있게 추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사회정의보다 기업의 수익성을 더 앞세우기 때문이다. 국가 통치자가 기업의 탐욕을 보전하는 데 몰입하면 공동체 정신을 훼손하고 국가 위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를테면 대규모 상업 시설을 늘려 건설업체의 이윤만 증식시키는 도시개발 사업은 대부분 서민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려 공동체 정신을 약화시키고, 그 시설 위에서 물적 풍요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공동체를 붕괴시킨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기업 이윤에 밝은 나라일 뿐, 정의로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어떤 나라가 좋은 나라인가’ - 플라톤 《국가》, 20쪽)

    진화론의 의의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 지구상의 무엇도 영원불변할 수 없다. 그 변화는 생명체를 혹은 생명체와 환경 간 상호작용의 결과다. 생명체는 역동적으로 살아왔다. 역동적인 삶이 위대함을 창출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적응 능력을 지니면 도태되지 않고 세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다윈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다양성의 포용과 혁신적 대응을 촉구한다.(‘진화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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