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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공공기관이 '꿀보직'이지 말입니다



경제 일반

    역시 공공기관이 '꿀보직'이지 말입니다

    [데이터]대한민국 공공기관 전수 조사…빚더미 속 고액연봉 잔치

    연봉 약 1억 4000만 원의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이 정해졌습니다. 선거 기간동안 무릎도 꿇고, 눈물까지 흘리며 일 좀하게 해달라고 호소하던 후보자들이 이제 국회의원이 되셨으니 제발 좀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보다 더 꿀보직(?)인 직업군이 있습니다. 공무원인 듯 공무원 아닌 대기업 직원 같은 너. 바로 공공기관 이야기입니다.

     

    2015년 예산 기준 기관장 평균 연봉 1억3318만 원, 직원 평균 연봉 6222만 원으로 웬만한 국회의원, 대기업 부럽지 않습니다.

    공공기관은 공적인 이익과 목적을 위해 정부의 출자 또는 정부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한데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2015년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현주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등록된 공공기관 340곳 자료를 전수조사해 살펴보았습니다.

    ◇ 국민 정서와 거리가 먼 고액연봉 잔치

     

    2015년 예산 기준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장은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기타공공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장이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장 연봉은 3억2520만 원이었는데요. 알리오에 등록된 340곳의 자료 중 유일하게 연봉 3억 원을 넘었습니다.

    직원 연봉도 높았습니다. 직원 평균 연봉은 9676만 원으로 약 1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전체 공공기관 직원 연봉 중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는데요. 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원이 대다수인 만큼 신입사원 평균 연봉 역시 4287만 원으로 타 기관에 비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어 기관장 연봉을 기준으로 기초과학연구원(2억9578만 원), 한국장학재단(2억4636만 원), 강원랜드(2억4058만 원) 순이었습니다. 기관장 연봉이 2억 넘는 기관은 총 11곳, 국회의원 연봉인 1억 4000만 원보다 높은 기관은 총 107곳이었습니다.

     

    직원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는 기관은 9804만 원을 받는 한국전기연구원이었습니다. 이어 한국예탁결재원(9789만 원), 한국과학기술원(9676만 원), 한국원자력연구원(9606만 원) 순으로 고액 연봉을 받았습니다. 직원 평균 연봉이 9000만 원이 넘는 기관은 총 7곳, 평균 8000만 원이 넘는 기관은 총 34곳이었습니다.

     

    신입사원 기준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기관은 4469만 원을 받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었습니다. 이어 한국연구재단(4456만 원), 항공안전기술원(4448만 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4376만 원) 순으로 상위 연봉을 기록했습니다. 신입사원 연봉이 4000만 원이 넘는 기관은 총 11곳이었습니다.

    ◇ 타 기관에 비해 처우 열악한 공공기관도 존재

     

     

     

    그렇다고 모든 기관의 연봉이 다 높은 것은 아니었는데요.

    타 기관에 비해 생각보다 처우가 낮은 공공기관도 일부 존재했습니다.

    ◇ 문제는 계속되는 부채와 방만 경영!

     

    할일 제대로 하면서 돈을 많이 받는다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2014년 12월 기준으로 알리오에 표시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520조 원이었습니다. 2014년 기준 등록된 공공기관 수는 303곳이니까 평균으로만 나눠 보아도 기관당 부채는 약 1조 7000억 원이 넘었습니다. 부채비율도 201.6%로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공공기관 유형별로 부채 규모를 살펴보면 공기업 부채가 377조 원, 준정부기관 부채 130조 원, 기타공공기관 부채 13조 원이었습니다. 부채 비율로 보면 준정부기관이 227.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기타공공기관은 70.4%로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낮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감사 지적 사항. (자료=알리오)

     

    출연금과 기금 등을 모두 소진해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공공기관도 14곳에 달했습니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이 진행됐습니다. 그결과 2014년 결산 기준으로 자본 총계가 –41억 원에 달했습니다. 부채 비율만 놓고 봐도 –1101%로 타 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러나 자본잠식과 부채가 있든 말든 기관장은 2015년 예산을 기준으로 연봉 1억2768만 원을, 직원은 평균 연봉 6047만 원을 받아 갔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2014년 감사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해당 기관은 직무 관련 증빙 없이 업무와 관련 없는 시간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온게 드러났습니다.

    출장여비에서 식대성격의 업무추진비를 삭감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해왔고 법인카드 관리를 감시하지 않아 불법사용을 막지 못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지적 사항. (자료 = 알리오)

     

    2011년 결산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예금보험공사는 어떨까요?

    예금보험공사의 자본은 –6조2051억 원으로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예산을 기준으로 기관장 연봉 1억9135만 원, 직원 연봉 7936만 원을 책정하며 고액 연봉 잔치를 이어갔습니다. 이들에게 보험공사가 안고 있는 6조 가량의 빚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도덕적 해이도 빼놓을 수 없죠. 예금보험공사는 직원의 최고문화예술과정 위탁교육을 지원하면서 임직원 42명에게 등록금뿐만 아니라 원우회비(가족동반 특강, 앨범 제작비, 간식비, 경조사비, 식사 등)까지 지원하였습니다.

    비슷한 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역시 대학 등록금 760만 원뿐만 아니라 원우회비(골프 및 등산 등의 체력단련, 졸업기념 부부 동반여행 등등의 명목) 600만 원까지 지원했습니다. 결국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두 기관 모두 계속된 방만 경영으로 감사 지적까지 받았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부채가 심각한 상태지만 직원의 대학원비까지 지원해주는 공공기관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이처럼 돈을 쓴 사람은 예금보험공사 직원인데 빚은 고스란히 국민 세금에서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

    ◇ 대통령이 만드는 공공기관의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

     

    공무원의 수는 업무량에 관계없이 일정 비율로 증가한다는 파킨슨 법칙처럼 공공기관의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2년 286곳이었던 공공기관 수는 2016년 323곳으로 37곳이나 증가했습니다.

    실제로는 부설기관의 수가 빠져 있는 만큼 공공기관의 수는 더 많은데요. 정부는 2015년을 기준으로 316곳의 공공기관을 운영중이라고 밝혔지만 부설기관 24곳을 합하면 340곳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은 어떻게 계속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문제의 정답은 대통령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알리오에 등록된 공공기관 340곳의 설립연도를 분석해 본 결과 대통령 정권별로 연관성이 있는 사업과 정책에 관련된 기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임기 중에 현재까지 총 16곳의 공공기관이 지정됐습니다. 국립대구과학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현 정권의 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이 공공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총 60곳의 공공기관을 지정했는데요. 한식재단, 세계김치연구소,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뇌연구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당시 정권이 추진하던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그 밖에 노무현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김대중 정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김영삼 정부는 재외동포재단, 노태우 정부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전두환 정부는 88관광개발 등을 공공기관으로 등록했습니다.

     

    결국 모든 대통령이 정권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공기관으로 새로 지정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이 계속해서 증가하다 보니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도 많아서 공공기관 업무 조정 및 통폐합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 이제는 정말 개혁해야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과제로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해왔습니다. 실제로 공기업 기관장 평균 연봉은 취임 전인 2012년 2억3595만 원에서 2014년 1억5433만 원으로 1억 원 가량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기관장의 연봉이나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 재무 지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관장 인사에 '내 사람 앉히기'로 전문성 없는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와 임기만료로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 자리가 많은 만큼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인물이 와야 하지 않을까요?

    * 하단에 공공기관과 관련된 자료와 바로가기 링크를 첨부했습니다. 살펴보시고 수정사항이나 의견 있으시면 노컷뉴스 페이스북으로 연락주세요.

    ☞ '공공기관 분석 자료 엑셀파일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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