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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승한 야권, 대선후보군 춘추전국시대



정치 일반

    총선 대승한 야권, 대선후보군 춘추전국시대

    정치권이 이번 4.13 총선을 주목한 이유는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의 전초전 역할을 하고 대권과 관련한 민심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 외의 큰 승리로 단숨에 제1당의 지위에 까지 오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와 더불어 대선 주자급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원내로 살아 돌아오면서 인재풀이 풍부해지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더민주 내 잠재적 대선 주자들은 총선 대승을 발판으로 당장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당권 장악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와 제휴를 반복해 나갈 전망이다.

    ◇ 문재인-김종인 총선 대승에도 미묘한 엇박자, 손학규계 대거 국회 입성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왼쪽), 문재인 전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항상 더민주의 잠재적 대선주자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총선 대승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호남 완패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상쇄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하게 변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 28개 선거구 가운데 23석을 쓸어 담은 반면, 더민주는 3석 확보에 그치며 호남 맹주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 전 대표는 일부 주변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 기간 두 번이나 직접 호남을 찾아 이른바 '반문재인' 정서의 반전을 노렸지만 호남은 그의 방문을 외면했다.

    광주 방문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대권 포기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도 부담이다.

    14일 기자들과 만나 "호남이 저를 버린 것인지 기다리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광주 발언을 들어 반대세력이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의 미묘한 균열도 감지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효과에 대해서 "별로 성과가 없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거야 내가 할 수 없는 얘기"라며 소극적인 방어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반면 수도권과 경남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더민주는 경남에서 3석, 부산에서 5석을 확보하며 PK 지역에서 예상치 못했던 대승을 거뒀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무려 82석을 싹쓸이하며 제1정당으로 발돋움 했다.

    문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유세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문 전 대표와 함께 대표적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손학규 전 고문은 자기 사람들을 대거 원내에 진입시키며 의미 있는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록 공식적은 아니지만 비공식적인 접촉과 지지발언을 통해 측근들의 선거운동을 도왔고, 그 결과 더민주 양승조·조정식·우원식·이찬열·전현희,국민의당 김성식 후보 등 대부분이 당선에 성공했다.

    다만 선거 막판 김종인 대표가 적극적으로 선거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점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종인 대표 자신도 이전까지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적극 부인했지만 더민주가 예상외 대승을 거두면서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 하게 됐다.

    김 대표는 원내 진입에 관해서도 처음에는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번복하고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어 결단 여부에 따라서는 대권 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대구에서 생환 김부겸 대권 후보로 급부상, 박원순-안희정도 부상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대구에서 더민주 후보의 직함을 달고 당선된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 김부겸 의원은 순식간에 대선주자급으로 뛰어올랐다.

    1985년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 야당 깃발을 꽂았다는 점은 수 차례 낙선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지키며 지역감정 타파를 신조로 삼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당내 비노 세력과 유기적 결합이 이뤄질 경우 예상치 못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나름 고전 속에서도 자기 상당수 자기 사람들을 원내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하면서 대선주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박원순 시장 진영에서는 10여 명의 인사들이 총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대부분 공천 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기동민 당선자(서울 성북을)과 권미혁 당선자(비례)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안희정 충남지사 진영에서 출마한 나소열(보령-서천) 박수현 후보(공주-부여-청양) 등은 패했지만 박완주 의원(천안을)과 조승래 당선자(대전 유성갑)가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오세훈 후보를 제치고 6선(選) 고지에 오른 더민주 정세균 당선자, 서울 구로을에서 4선에 성공한 박영선 당선자, 인천 계양을 복귀전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송영길 당선자, 경기 김포갑의 김두관 당선자 등도 얼마든지 대선 후보군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는 자격증을 거머쥐었다.

    더민주는 총선 승리로 제1당으로 부상한데 이어 대선 후보군의 폭까지 넓어지면서 당권 경쟁과 대선후보 레이스에서 유권자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컨벤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총선 최대 수혜자 안철수, 정동영-천정배와 대선레이스 펼치나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대표(자료사진/박종민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자라는 점에는 정치권의 시각이 일치한다.

    지난해 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 대표는 불과 4개월여 만에 국민의당을 38석의 제3당으로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거의 비슷한 의석수를 차지함에 따라 국민의당은 그야말로 강력한 캐스팅보트 권한까지 가지게 됐다.

    강력한 대권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맞대결에서 호남을 석권해 지역기반을 마련했고, 비례대표 수는 원내 제1당인 더민주와 똑같은 13석을 얻어내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내외부의 야권연대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기 뜻을 관철시킨 끝에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면서 대중들에게 강력한 카리스마를 각인시켰다는 점도 큰 소득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이 대선가도에서도 여전히 이점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기존 거대 정당’들을 공격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국민의당과 안 대표 자체가 정치판의 일원이 되면서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안 대표는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과정에서 급속도로 지지율이 상승한 뒤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공천과정에서 지지율이 급락한 뼈아픈 경험을 가진 바가 있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유권자들을 납득시킬만한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할 경우 지금의 열광과 지지가 실망과 비판으로 바뀔 여지는 여전하다.

    안철수 외에 눈에 띄는 대선 레이스 메이트가 눈에 띄지 않아 대중적 시선을 이끌기 힘들다는 점도 약점이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대선주자급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호남 지역에 세력이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이런 점에서 안 대표가 최근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은 명망 있는 대선주자들을 모두 모아 치열한 경쟁 끝에 대권 후보를 결정하는 플랫폼 정당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대선 전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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