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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의 아이, 잊을 수 없었다"



사회 일반

    "불 속의 아이, 잊을 수 없었다"

    <목격자>
    -텐트 불타는 소리에 잠에서 깨
    -엇갈린 운명, 텐트 뒤바뀌어
    -글램핑장 안전, 아직도 그대로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
    -안전법 발효됐지만 미등록업체 40%
    -글램핑장에 캠핑장 기준 적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목격자),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입니다. 뉴스의 그 이후를 밝혀보는 시간 AS뉴스. 다시 봄이 오면서 캠핑장마다 주말 예약이 꽉꽉 들어차기 시작했다고 하죠. 그런데 작년 봄 강화 캠핑장 사건을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2015년 3월 22일 주말을 이용해서 가족들이 모인 글램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죠. 성인 남성 2명, 어린이 3명이 숨졌습니다. 한창 캠핑이 큰 인기를 모으던 때 발생한 사고라서 더 충격이 컸는데요.

    그 당시 옆 텐트에서 이 화재 소리에 잠을 깨서 8살 남자아이를 구한 의인이 있었던 것도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 의인은 정신적인 상처가 너무 커서 언론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1년이 지난 오늘 어렵게 용기를 냈습니다. 강화 글램핑장 화재사건의 목격자이자 구출자 박모씨를 전화로 연결을 해보죠. 박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목격자>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목격자> 네.

    ◇ 김현정> 그 화재가 난 텐트하고는 얼마나 떨어져 있었나요?

    ◆ 목격자> 구조적으로 보면 2m 내외로 알고 있습니다. 좀 촘촘하게 있던 캠핑장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2m 안쪽이면 성인 남성 키 정도 거리에 있었다는 건데요. 사고가 난 게 그날 새벽 2시 한밤중입니다. 선생님 가족도 역시 주무시고 계셨을 거 아니에요?

    ◆ 목격자> 네. 어설프게 잠이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소리가 '탁탁탁' 하는 소리가 들려서 그 소리 때문에 눈을 떴는데요. 바깥쪽이 어둡거나 아니면 서치라이트의 밝은 빛이 아닌 붉은 빛이 돌았던 거죠. 제가 어설프게 눈을 떴을 때요.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느꼈었기 때문에 제가 일단 먼저 나왔죠. 아이들은 두고요. 바깥에 어떤 다른 일이 있나 해서요.

    ◇ 김현정> '이 느낌이 좋지 않다. 가로등 불빛하고는 다르구나'하고 밖으로 나오셨어요. 나가보니까 상황이 어떻던가요. 옆 텐트가요?

    ◆ 목격자> 옆 텐트는 불길에 많이 휩싸여져 있었던 상태였고요. 원뿔 모양이었는데 앞면은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뒷면은 다 탄 상황이었죠. 그래서 그 불길이 위로 다 치솟아져 있는 상태였고요. 저는 그 불빛을 보고 일어나게 된 상황이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천막이 활활 타고 있는데 그 안으로 접근해서 사람을 구한다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 목격자> 그때 제가 안의 상황에 대해서 예측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타고 있는 텐트 문을 일단 열었어요. 왜냐하면 안에 누군가 있으면 분명히 못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요. 그래서 문을 열었을 때 텐트 안의 환경은 5분의 4 정도가 거의 다 타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그 안에 아이가 있어서 그 아이를 꺼내는 게 제일 먼저였고요. 그리고 그 다음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다른 상황이 됐죠.

    ◇ 김현정> 아니 그 장면을 목격한 후에요. 트라우마라고 하죠. 정신적으로 굉장히 고통을 당하셨을 것 같아요. 지난 1년간.

    ◆ 목격자> 불이 난 텐트와 저희쪽 텐트가 처음에 글램핑장에 들어갔을 때 연계성이 있었어요. 그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제가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그 텐트가 저희 텐트가 될 뻔했는데 저희가 옮긴 거였거든요.

    2015년 3월 22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 강화 글램핑장.

     

    ◇ 김현정> 그러니까 불이 난 텐트가 지금 인터뷰하시는 박 선생님 텐트가 될 뻔했는데 옮기셨어요? 무슨 일로 옮기셨습니까?

    ◆ 목격자> 저는 이제 아이들이 있어서 바깥쪽 텐트를 쓰고 싶다고 해서 바깥쪽 텐트를 저희가 사용을 했었고요.

    ◇ 김현정> 그런 거군요.

    ◆ 목격자>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는 많이 힘든 부분으로 작용이 돼서 견디기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지금도 그 불에 활활 타던 그 장면도 막 떠오르시는 거예요?

    ◆ 목격자> 불에 대한 공포감보다는 소리에 대한 공포감이 훨씬 더 컸었거든요.

    ◇ 김현정> 소리요? 화재 장면을 보셨는데 소리가 기억이 더 강하세요?

    ◆ 목격자> 네. 나를 깨웠던 그 소리들이 훨씬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더라고요.

    ◇ 김현정> 탁탁거렸던 그 불꽃이 튀는 소리?

    ◆ 목격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강하게.

    ◇ 김현정> 그 날 화재가 나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 외에도 밖에서 목격한 목격자들 역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트라우마를 가지고 지금 고통을 받고 계시는 건데요. 그날 그 사고가 난 이후에 '캠핑장 안전 이대로는 안 된다. 일제히 점검한다.' 한동안 떠들썩했습니다. 좀 달라진 게 있나요?

    ◆ 목격자>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게 있는데요. 그게 뭐냐면 일반적인 텐트를 하기 위해서 가시는 분들은 즐거움에 대한 목적을 가시고 가시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즐겁게 즐기려고.

    ◆ 목격자> 그런 분들이 안전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솔직히 어려운 부분들이 조금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들뜨고 설레고.

    ◆ 목격자> 그러다 보니까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이 그거를 조금 더 관심 있게 가져주셨으면 하거든요. 그런데 그 업주분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들이 많이 느껴졌었거든요.

    ◇ 김현정> 그게 그 당시 1년 전의 상황이고요. 지금은 그 사고 이후에 뭔가 좀 경각심을 가지고 변하려고…. 혹은 변했습니까?

    ◆ 목격자> 제가 느끼기에는 아직까지는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도 개선이 시급한데 1년 동안 그 부분에 대해서 도대체 무얼 했느냐 되묻고 싶다 이 말씀이에요. 알겠습니다. 좀 힘드시더라도 이제 기운내고 사건의 기억들을 좀 털어내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목격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목격자> 감사합니다.

    2015년 3월22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 강화 글램핑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1년 전 강화 글램핑장 화재사건의 목격자이자 어린아이를 구조했던 시민의 목소리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1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얼마나 나아졌는지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죠.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의 이영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영주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영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한마디로 여쭙죠. 캠핑장 변했습니까? 그대로입니까?

    ◆ 이영주> 실제로 일부 제도가 생겨서 기준이 강화된 부분도 있긴 한데요. 사실상 안전 측면에서는 그렇게 크게 획기적으로 안전을 확보했다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뭔가 법이 나오기는 나왔다는 말씀이에요?

    ◆ 이영주> 그렇습니다. 실제로 작년 5월부터 캠핑장에 대한 안전요건 등을 강화하는 법이 발효돼서 현재 적용 중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런 부분들이 소급적용을 바로 하기가 어렵다보니까 아직까지 등록을 하지 않은 곳이 올해 1월 집계로만 봐도 벌써 40%나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여전히 이전 상태로 운영이 되고 관리가 되고 있다는 거죠.

    ◇ 김현정>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네요. 그러니까 지난 5월에 새롭게 안전기준을 강화한 법안이 발효가 됐는데요. 새로 만드는 캠핑장들은 무조건 이 법안을 따라야 돼요. 그런데 그 전에 지어진 캠핑장의 경우는 미등록 캠핑장이 전체의 40%.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캠핑장들이 여전히 40%에 이른다 이 말씀이네요.

    ◆ 이영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40%나 등록을 안 하고도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습니까?

    ◆ 이영주> 사실 안전기준을 근본적으로 충족하지 못 하는 업장들은 사실상 등록을 못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거든요.

    ◇ 김현정> 그 기준이 많이 강화가 됐어요?

    ◆ 이영주> 많이 강화가 됐다기보다는 최소한의 캠핑장의 안전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요건들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키기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곳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 거였군요. 1년 전에도 많은 전문가분들이 인터뷰 하셨었는데 그때 했던 이야기 중에 기억나는 게요. ‘예견된 사고였다. 벌어질 게 벌어진 거다.’ 그런 말씀 많이 하셨잖아요.

    ◆ 이영주> 맞습니다. 실제로 이런 글램핑장 같은 경우는 실제로 캠핑장하고 전혀 다른 변형된 영업의 형태거든요. 안전시설이나 시설 기준을 적용하려고 해도 건축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대상에서 제외가 되고 있어서 사실상 관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글램핑장도 캠핑장의 일부로 봐서 실제로 캠핑장의 요건에 관련된 기준들을 적용하다 보니까 이 건물은 어떻게 지어야 된다라든지 어떤 안전시설을 해야 된다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사실상 거의 없는 거죠. 그런 부분들이 전혀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참 걱정입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영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까지. 강화 글램핑장 화재사건 1년 후를 돌아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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