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이통3사 무제한 요금제 피해보상책 동의의결안' 의견 수렴 절차를 놓고 '면죄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이통3사는 데이터, 음성, 문자 무제한 제공이라는 광고를 믿고 LTE요금제에 가입했던 소비자에게 무료 데이터 쿠폰 등 피해보상을 나서기로 한 것인데, 이것이 처벌을 피하고자 통신사들이 내놓은 '꼼수'라는 지적이다.
처벌이 이뤄지기 전에 동의의결안이 확정되면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통신사들이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참여연대는 "동의의결안이 확정되면 앞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에 사실상 이동통신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이런 제도를 폐지하거나 충분한 보상을 전제로 한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의를 거쳐 무제한 LTE 요금제 가입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 대한 보상 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동의 의결안을 만들어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다고 공표했다.
동의의결은 조사 대상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해 인정 받을 경우 처벌을 받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는 제도다.
이통3사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무제한'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LTE요금제를 광고하고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명시된 문구는 무제한이었지만 데이터·음성·문자에 일부 제한이 있었고,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때는 제약이 가해졌다.
무늬만 무제한인 통신요금을 설계해놓은 뒤, 소비자들이 알기 어렵게 안내 문구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온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봤고, 지난해 조사에 착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통신사들은 기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동의의결안을 요청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데이터나 영상통화 제공, 음성문자 초과 사용량 환급 등으로 돌려받게 되는 피해보상이 SK텔레콤(1284만 명) 2,037억 원 규모, KT(710만 명) 872억 원 상당, LG U+(1250만 명) 1135억 원 어치 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통신사의 보상은 올초부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행보와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통신사의 보상 발표가 있는 날 공교롭게도 넷플릭스의 한 달 무료 프로모션 연장 소식이 SNS를 강타했다. 지난 1월,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가입자 유치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이미 한 달 무료 서비스를 받은 초기 가입자에게 또다시 무료 시청 기간을 제공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무료 연장 이유는 단순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규정에 따라 서비스 중인 모든 영상물의 등급 재분류 작업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일부 콘텐츠 제공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수 있어 서비스 차질에 따른 보상 차원이라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이 자사 콘텐츠를 이용함에 있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니 100% 요금 할인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국내 이통통신사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보상책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직장인 최상훈(37) 씨는 "이미 무제한 데이터를 쓰고 있는데 추가적인 데이터 쿠폰과 영상통화 제공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실제적인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