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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인가?' 신동빈 롯데회장, 朴대통령 만난 날 600억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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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널인가?' 신동빈 롯데회장, 朴대통령 만난 날 600억 쾌척

    "재계관행 벗어나"… 롯데 평창올림픽 '튀는' 후원에 설왕설래

    지난 16일 오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뒤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스키사랑은 유명하다. 대학시절 스키선수로 활약했던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아 꾸준히 관련 지원을 해왔다. 롯데그룹이 16일 평창올림픽에 총 600억원의 통 큰 지원을 한 것도 오너의 스키사랑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재계는 스키와의 인연보다는 지원 규모와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후원협약을 체결한 시점에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부산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상당수 대기업들이 평창올림픽 후원에 눈치를 보고 있던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먼저 발벗고 나선 것이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조우했다. 재계 수장들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이후 2개월만으로 신 회장은 행사 내내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으로 카메라 플래쉬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행사도중 조미김을 소개받으면서 신 회장에게 "한번 드셔보세요"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날은 롯데그룹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600억대 후원 계약이 체결되는 날이었다. 후원 규모는 국내 스폰서십 중 최상급인 공식파트너 수준이었다. 지난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이 1천억원대 후원 계약을 한 것에 비해 상당히 큰 액수였다.

    지난 16일 오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뒤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재계에는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후원의 서열이 있다. 공식 정부 행사나 연말 이웃돕기, 재난상황의 경우 재계 서열 1, 2위인 삼성그룹, 현대자동차 등이 먼저 후원의 스타트를 끊고 규모를 결정하게 된다. 일례로 삼성그룹은 지난해 연말 이웃돕기에 500억을 쾌척했고, 롯데그룹은 70억원을 성금으로 냈다.

    삼성그룹이 평창올림픽에 1천억원을 후원하기로 한 상황에서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이 6백억원을 내놓은 것은 엄청난 규모이다. 삼성이 올림픽 글로벌 후원사로 지정돼 국내 후원에 집중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도 액수가 크다. 이미 후원계약을 체결한 일부 재계 4위 그룹들의 후원 금액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 그룹 관계자는 "물론 좋은 일에 쓰이겠지만 후원 금액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롯데가 6백억대를 후원하고 액수를 공개한 것은 관례상 다소 튀는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의 만남과 후원이 겹친 것을 두고 시기상 부적절했다는 시각도 있다. 모 정부 핵심 인사는 "롯데가 600억을 후원하는 시점이 좀 어색했다. 시점상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여진으로 그룹 분위기가 아직까지 어수선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결과로 신동빈 회장 쪽으로 거의 세가 기울었지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사, 호텔롯데의 회계장부 열람 소송은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긴장되는 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의 허위공시 혐의를 적발하고 별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검찰은 미니 중수부 격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출범시킨 뒤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어서 재계도 긴장하고 있다.

    게다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탈락부터 롯데홈쇼핑에 대한 부당 재승인까지 각종 악재도 이어졌다. 한마디로 '살 얼음판을 걷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청회를 통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늘릴 가능성을 암시해 롯데면세점은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반대로 롯데홈쇼핑은 감사원에서 부당 재승인 혐의가 적발돼 영업정지, 재승인 기간 단축 등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롯데의 600억 쾌척을 오너의 스키사랑으로만 보기에는 기업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아슬아슬하다. 롯데가 위기를 잘 넘기느냐, 수렁에 빠지느냐는 정부의 손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됐건 롯데의 통 큰 기부로 재계도 후원금 압박을 받으며 술렁거리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스타트를 본격적으로 끊은 것 같다. 우리도 후원금액을 정해야 하는데 솔직히 압박이 크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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