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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젠트리피케이션… 그 많던 인디밴드는 어디로"



공연/전시

    "홍대 젠트리피케이션… 그 많던 인디밴드는 어디로"

    -홍대, 댄스클럽 생기며 상업적 변화
    -월세 2배, 보증금 2배 인상 요구
    -임대료 부담으로 음악장르도 변해
    -투기꾼 개입이 임대료 상승 요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가람 (밴드 '아름다운 밤' 리더)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 봅니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 여러분, 혹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문화예술인들이 어느 동네에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그 동네가 뜨고, 그러면 임대료가 올라가고 그러다가 정작 그 동네를 띄운 문화예술인들과 기존의 상인들은 그 임대료 폭탄을 감당 못한 채 쫓겨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홍대 앞거리,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이런 곳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자체마다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팔 걷고 나섰다는 뉴스들도 자주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잘 해결이 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의 AS뉴스에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홍대를 가득 메웠던 그 많던 인디뮤지션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그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인디밴드 ‘아름다운밤’의 리더, 신가람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신가람 씨, 안녕하세요.

    ◆ 신가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홍대에서는 언제부터 음악활동을 하셨어요?

    ◆ 신가람>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리버드라는 공연장이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했고요. 그때가 1997년도였습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특색 있는 소규모 공연장과 가게들이 넘치던 곳이 대체 언제부터 바뀌기 시작한 겁니까?

    ◆ 신가람> 2000년 중반 이후에는 흔히 말해서 춤을 추는 힙합클럽, 아니면 댄스클럽들이 유행을 하면서 사람들이 그쪽으로 더 몰리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되게 상업적으로 홍대 앞이 변해갔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임대료가 조금씩 오르다가...

    ◇ 김현정> 얼마나 오르던가요? 오를 때는?

    ◆ 신가람> 2000년대 말부터는 그게 정상적인 임대료 인상이 아니라 진짜로 2배, 3배 이런 요구를 했고요.

    ◇ 김현정> 2배, 3배요?

    ◆ 신가람> 심지어는 월세만 2배가 아니라 월세 2배, 보증금 2배 이런 식으로도 요구를 했고요.

    ◇ 김현정> 신가람 씨는 지금 제가 찾아보니까 인디음악인이기도 하시면서 동시에 홍대에서도 가게도 하셨어요. 그러면 그 임대료 폭탄을 직접 맞아보신 분이네요?

    ◆ 신가람> 그렇죠. 저도 2012년도에 한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사정 좀 봐주세요’ 이럴 도리가 없던가요?

    ◆ 신가람> 처음에 제가 홍대 골목의 월세였는데요. 원래 가정집인데 개조를 제 돈으로 하는 조건으로 월세 90만원에 들어갔는데 딱 7개월 됐더니 15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7개월 만에요?

    ◆ 신가람> 저항을 하기가 어렵죠. 거부했더니 두 달 뒤에 나가라고 아예 소송장이 오더라고요.

     

    ◇ 김현정> 야... 그러면 개인들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공연장, 조그마한 가게들은 거기서 살아남을 수가 없겠어요.

    ◆ 신가람> 그거에 못 견뎌서 나갈 수밖에 없고요. 심지어는 보증금을 갑자기 높게 올려서 거기서 공연하던 밴드들이 돈을 모아서 겨우 살려놨더니, 다시 또 올려서 결국에는 문을 닫는 이런 현상들이 생기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 나온 인디음악인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그 공연장이 공연장 주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연장 안에서 공연을 하던 사람들의 공간이기도 하는데요.

    ◆ 신가람> 그렇죠. 우선은 없어지고 나서 조금 큰 대형공연장들이 생기기는 했어요. 그런데 옛날하고 분위기가 다르고요. 대형공연장들은 아무래도 유지비나 이런 것 때문에 기업들하고 스폰서쉽을 맺으면서 생깁니다. 그래서 예전에 하던 팀들 중에서 유명한 팀들은 어떻게 잘 돼서 방송도 나가고 그런 큰 대형공연장에서 하기도 했는데요.

    옛날처럼 대중적인 장르가 아닌 공연을 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작은 공연장에서 하고 계셨는데요. 이제 그분들이 할 수 있는 곳은 카페 형식으로 공연을 하는 겁니다. 카페에다가 공연설비를 설치해서 소규모로 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럼 장르가 제한되잖아요. 카페에서 소규모로 부르는 거면요. 예전 공연장하고 다른.

    ◆ 신가람> 아무래도 예를 들어 헤비메탈이나 하드코어 펑크 장르를 카페에서 듣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죠. 흔히 아는 예를 들어 10센치나 제이레빗, 이런 스타일의 음악들이 그나마 카페에서 어울리겠죠. 그런데 모두가 제2의 10센치, 제2의 제이레빗, 이렇게 되는 게 꼭 옳다고 생각은 안 되거든요. 물론 그런 음악도 정말 좋지만 모두가 그런 음악을 해야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하던 게 홍대 앞의 매력이었는데 그게 점점 없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홍대의 공연문화는 점점점 사라져버리는, 개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이군요. 그런데 그렇게 쫓아내고 나면 그 높은 임대료를 내고 도대체 누가 들어옵니까?

    ◆ 신가람> '바다비'라는 곳은요. 거기는 지금 한 반 년째 자리가 비어 있어요. 거기 월세를 너무 많이 요구를 하셔서.

     

    ◇ 김현정> 그러니까 아예 빈 공실로 남겨두는 경우도 있어요?

    ◆ 신가람> 네, 빈 공실도 생기고요.

    ◇ 김현정> 임대료 많이 받아보자고 기존에 있는 사람들 내쫓았는데 그게 감당이 안 되니까 아무도 못 들어오는 상황이군요.

    ◆ 신가람> 그렇죠. 그리고 워낙에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까 또 그 건물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고요.

    ◇ 김현정> 그러면 거리는 거리대로 점점 죽어가는 거고. 결국은 건물주들도 장기적으로는 손해잖아요.

    ◆ 신가람> 그렇죠. 그런데 건물주들도 예전부터 살고 계셨거나 그래도 어느 정도의 양심이 있는 분들은 상관없는데요. 최근에 투기 목적으로 건물을 사서 들어오신 분 같은 경우에는 어차피 이익을 봐야 되는 거고. 그리고 어차피 옛날부터 살았던 그런 공간도 아니고 해서, 홍대 앞이라는 지역의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이 돼요.

    ◇ 김현정> 아무 애정이 없는... 또 그 사람들을 이쪽으로 오라고 유혹하는 어떤 기획부동산이나 이런 사람, 브로커들이 또 끼어 있는 거네요?

    ◆ 신가람> 분명히 있죠. 그거에 대해서 브리핑을 해 주고요. 그리고 ‘앞으로 월세 같은 경우에도 자기들이 편하게 더 불릴 수 있다’ 이런 것들도 얘기를 해 주고.

    ◇ 김현정> 그래서 프랜차이즈나 자본력이 있는 가게가 임대료를 두 세 배 올려도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안 그럴 경우에는 그냥 공실로 비어 있는. 거리는 그러면서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이런 상황. 얼마 전에는 홍대 뮤지션들이 다시 홍대를 살리자 반격에 나섰다고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그건 어떤 겁니까?

    ◆ 신가람> 이번 일요일에 첫 회 공연을 했었고요. 한 5개 정도 팀이 공연을 했었고. 홍대 앞에서 굉장히 유명한 팀들이에요. 체리필터, 킹스턴 루디스카, 갤럭시 익스프레스 그리고 슈퍼키드. 굉장히 홍대 앞의 상징이 되는 팀들이 했었고요. 그리고 또 주관을 ‘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에서 했거든요.

    ◇ 김현정> 맘 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모임. 이런 데랑 다 하나가 돼서 공연으로 뭔가 좀 분위기를 살려보자?

    ◆ 신가람> 공연 제목이 ‘출연료 대 임대료 타이틀매치’ 이런 식으로 기획을 했었는데요.

    ◇ 김현정> 출연료 대 임대료 타이틀매치요? (웃음)

    ◆ 신가람> 네.

    ◇ 김현정> 제목 잘 지으셨네요.

    ◆ 신가람> 공연 이후에는 관객분들이 투표를 했는데 티켓값을 내고 공연을 보시잖아요. 그 티켓값이 이왕이면 출연료, 그러니까 공연을 하신 분한테 돌아가는 게 더 좋은지, 아니면 얼굴도 못 본 엉뚱한 건물주분에게 다 가는 게 좋은지. 이런 거에 대한 약간 고민을 해 보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공연은 공연이고. 결국은 정책적으로 뭔가 좀 대책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닌가요? 홍대뿐만 아니라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동네들을 대상으로요.

    ◆ 신가람> 우선은 정책적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면 솔직히 지자체에서 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정말로 그 관련된 법이 개정이 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신가람> 정말로 법이 있지만 법을 적용을 받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것을 좀 더 현실적으로 적용이 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선생님, 하여튼 이 문제가 끝까지 제대로 해결이 될 때까지 저희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 신가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신가람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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