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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이 실종] "父 월수입 5백인데 굶주리고 머릿니까지"



사회 일반

    [원영이 실종] "父 월수입 5백인데 굶주리고 머릿니까지"

    -동네서도 남루한 모습으로 알려져
    -속옷도 못 입고, 음식에 집착해
    -집안일 말하지 말라고 학대한듯
    -즐겁게 노래부르던 모습 떠올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향순 (○○아동보호센터 전 센터장)

    지금부터 우리는 한 아이를 찾으려고 합니다. 경찰이 어제부터 공개수사를 결정한 이 아이, 바로 평택에서 20일 전에 실종된 7살 신원영 군입니다. 우리가 원영이의 실종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 아이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온 정황이 있고요. 또 실종 당시의 정황 역시 수상한 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원영이가 새엄마를 만난 건 2009년인데요. 그때부터 밥도 제대로 먹이지 않고 씻기지도 입히지도 않은 채 베란다에 감금되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3년 겨울, 이 아이들의 사정을 우연히 듣게 된 지역아동센터의 교사가 그 센터로 데려와서 돌보기 시작했는데요. 그나마 2015년부터는 아이들이 센터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돼서 교사들이 학교를 찾아가 보니까 아이가 입학하지 않은 겁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이 돼서 결국 부모로부터 원영이가 20일 전에 실종됐다는 대답을 최근 받아낸 거죠. 어떻습니까? 누가 봐도 수상한 실종입니다. 이 아이를 돌봐왔고 찾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해 왔던 지역아동센터의 박향순 전 센터장을 직접 만나보죠.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박향순> 네.

    ◇ 김현정> 지역아동센터에 머물렀던 게 언제부터 언제까지죠?

    ◆ 박향순> 우리 원영이가 머물던 건 2013년 가을, 학교에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죠.

    ◇ 김현정> 그러니까 남매의 누나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방과 후 돌봄교실 하던 교사분께서 뭐라고 설명을 하면서 이 아이를 좀 돌봐달라고 하시던가요?

    ◆ 박향순> ‘얘는 아동센터에 가서 가까운 곳에서 있었으면 참 좋겠다. 여러 가지 사연은 길게 말할 수 없지만.’ 그래서 알았죠. 또 제가 그 아이를 지역에서도 얘기를 들었어요, 여론을 좀.

    ◇ 김현정> 어떤 여론이 있었나요, 원영이한테?

    ◆ 박향순> ‘걔들이 밥을 못 먹고 다녀서 옆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 밥을 먹였다’, 이런 이야기요. 그리고 ‘아이들이 축 늘어져 있고 힘이 없어 보인다’ 이런 이야기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린이집 끝나고 나면 갈 곳이 없는 그 아이를 지역아동센터에서 돌봐주신 거예요? 2013년부터요.

    ◆ 박향순> 그렇죠. 얘가 그때 당시 너무 먹는 것에 많이 집착을 했어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집착을 하던가요, 어떤 식으로요?

    ◆ 박향순> 오늘도 먹을 것 주나요? 먹을 것 있나요? 이런 식으로요. 굶었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죠.

    ◇ 김현정> ‘선생님, 오늘은 가면 먹을 것 뭐 주나요? 저 굶었는데요’ 이런 얘기를 그 어린 아이가요?

    ◆ 박향순> 네. 벌써 행색이 남루하다, 속옷 같은 게 좀 그랬고요.

    ◇ 김현정> 속옷 같은 게 잘 갖춰지지 않았어요?

    ◆ 박향순> 자기가 입으니까 그럴 수도 있었겠죠.

    ◇ 김현정> 아니, 그 나이면, 만 4살이었을 나이인데 속옷을 혼자서 챙겨 입고 오다 보니까 뒤집어 입기도 하고 제대로 잘 안 갖춰 입기도 하고요?

    ◆ 박향순> 안 입고 오기도 하고요.

    ◇ 김현정> 안 입고 오기도 하고요? 보면서 얘가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고 있구나라는 걸 직감적으로 아셨겠네요?

    ◆ 박향순> 그렇죠.

     

    ◇ 김현정> 그 당시에 학대의 정황들은 혹시 발견 못하셨어요?

    ◆ 박향순> 그 당시는 발견을 못했습니다.

    ◇ 김현정> 아마 낮에만 잠깐씩 돌보는 거니까 옷을 다 벗겨서 목욕을 시킨다든지 구석구석 확인할 기회는 없으셨겠어요? 그 당시에는요.

    ◆ 박향순> 네. 그런데 이제 저희 집으로 오면서 매일 목욕을 시켜야 되니까요.

    ◇ 김현정> 잠깐만요. 아동센터에 잠깐잠깐 들르다가 왜 선생님 집에 아예 머무르게 됐죠?

    ◆ 박향순> 아버지가 본처와의 법적인 문제, 이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아이를 돌볼 만한 그런 겨를이 없다고 그래서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아니, 한 달쯤...

    ◇ 김현정> 보육원 말씀하시는 거죠?

    ◆ 박향순> 네. 그렇게 다른데에 맡기기로 해서 저희가 시청에 신고도 했었는데 아버지 수입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게 힘들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버지 수입이 기관에 보낼 정도의 저소득은 아니었군요?

    ◆ 박향순> 그렇죠. 저희 센터에도 올 수준이 아니었어요.

    ◇ 김현정> 뭐하는 분이셨는데요?

    ◆ 박향순> 항만회사인가? 어디 회사에요. 급여가 400~500 된다는 얘기를 제가 들었고요.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더 이해가 안 가는 게요. 월 소득 400~500 정도가 되는 회사원의 자녀였는데 제대로 입히지도 않고 밥도 제대로 안 줘서 굶겼고요. 그러면 완전히 경제능력이 없어서 한 학대도 아니네요?

    ◆ 박향순> 글쎄요.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결국 어떻게 아이들이 선생님 집에 가게 된 거죠?

    ◆ 박향순> 할 수 없이 한 달만 좀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고요. 자기가 그 서류가 정리되고 마음이 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다음에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약속을 단단히 하고 집으로 무조건 데리고 왔죠.

    ◇ 김현정> 아니, 선생님도 가정이 있으시고 이게 정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내 집으로 데리고 와서 내가 한 달 동안 키워줘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셨을 때는 보통 결심이 아니셨을 것 같은데.

    ◆ 박향순> 누구나 닥치면 그렇게 할 거예요, 그 상황을 보면.

    ◇ 김현정> 그 상황을 보면 이 아이들을 내가 돌보지 않으면 그냥 어디 길거리에 버려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실 정도였어요?

    ◆ 박향순> 네, 아픈 마음이 좀 생겼어요.

    ◇ 김현정> 그런데 선생님, 지금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보니까요. 원영이 엉덩이하고 허벅지가 맞아서 부풀어 올라 있는 사진이 공개가 됐거든요. 그럼 이 사진은 언제 누가 찍은 사진입니까?

    ◆ 박향순> 제가 그 아이를 데리고 와서 목욕을 시키려고 보니까 그런게 생겨서 제가 가까이 있는 선생님한테 이것 좀 찍어달라고 했죠. 저는 나이가 있다 보니까 사진도 잘 찍을 줄 몰라서요.

    ◇ 김현정> 그래서 남겨둔 그 사진이 지금이 되어서 학대의 중요한 증거 사진이 되고 있는 건데요. 그걸 보고는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어요? 그 조그마한 아이가요.

    ◆ 박향순> 울었죠. ‘원영아, 많이 아팠겠다. 조금 있으면 나을 거야.’ 그렇게 말했죠.

    ◇ 김현정> 아이고, 세상에. 그랬군요. 바로 신고는 안 하셨어요?

    ◆ 박향순> 했습니다. 화성아동보호센터에다가.

    ◇ 김현정> 그러면 그 아동보호센터에서는 신고를 받고 뭔가 부모한테 찾아가서 조치를 하지는 않았을까요?

    ◆ 박향순> 아동보호센터도 수고하느라고 많이 애쓴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부모가 ‘우리 일이니까 간섭하지 말아라’라고 했다던지 뭔가...

    ◆ 박향순> 네. 문도 안 열어준다든지요.

    ◇ 김현정> 그럼 정리를 해 보자면 우리 선생님 댁에서 한 두 달 가까이 돌본 다음에 어쩌어찌해서 다시 아빠한테 가기는 했고, 그리고 센터에도 다시 오기 시작했는데요. 언젠가부터 센터에도 원영이가 안 오고 자취를 감춘 것. 그건 언제입니까?

    ◆ 박향순> 그게 아마 12월일 거예요. 12월 2일인가? 제가 원영이를 마지막으로 봤으니까요.

    ◇ 김현정> 2014년 12월 5일.

    ◆ 박향순> 그때 어린이집에서 애가 늘 배고파서 ‘선생님, 먹을 거 주세요. 우유 남은 거 주세요’라고 그러기에. 우유를 신청하라고 아빠한테 얘기를 했는데요. 새엄마가 그것을 안 시켰나 봐요. 우윳값이 들어가니까요. 그게 뭐 2만원인가? 얼마씩 내야 했으니까요.

    ◇ 김현정> 한 달에 2만원이요.

    ◆ 박향순> 얘가 배가 고프니까 그 선생님이 챙겨주고 했는데 아버지한테 전화를 했다나 봐요. 그리고 그때부터 학교로 절대로 안 보낸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왜 이렇게 안 오나 하고서 찾아가도 보셨어요?

    ◆ 박향순> 복지사들이 집에다 전화를 하니까 ‘그동안 고마웠다, 이제 안 보내겠다. 그리고 방학 동안 내가 데리고 있겠다’ 그렇게 말하면 우리는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쓸 수가 없죠. 부모가 데리고 있다고 하면요.

    ◆ 박향순> ‘안 됩니다. 보내야 됩니다. 걔는 우리가 케어를 해야 됩니다’라고 말할 자격도 안 되고. 또 그 아이가 너무 궁금하고 또 보고도 싶고. 그래서 그 집 주위를 빙빙 돌았지만 그분이 열어줄 사람도 아니거니와 그렇게 터치하는 걸 아주 싫어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나가서 집안 이야기를 밖에서 하지 못하게 했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박향순> 그러니까 어제 우리 센터에 있는 큰 아이들이 이야기를 했죠. 원영이가 센터에 오면서 ‘형아, 나 어제 새엄마한테 매를 많이 맞았어. 그래서 여기가 아파’라고 그러니까 원영이 누나가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왜 그런 소리를 왜 하냐!’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다는 얘기를 어제 아이들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원영이가 아동센터 다닐 때 ‘나 어제 엄마한테 너무 많이 맞아서 아파’라고 하니까 누나가 버럭 소리지르면서 ‘엄마가 너 그런 얘기하지 말랬잖아, 나가서.’라고 그랬다고요?

    ◆ 박향순> 집안 얘기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 김현정> 그랬군요. 그걸 이제 아이들이 얘기하는 거군요. 지금 경찰 조사를 보니까 본격적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이 되자 결국 계모가 아이를 2월 말에 버리고 왔다고 자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산에 버렸다고 했는데 지금 경찰이 CCTV 조사를 다 해 보니까 산이 아니라 바다로 데려가는 게 밝혀졌다고 합니다.

    ◆ 박향순> 아이고, 어떡하니.... (한숨)

    ◇ 김현정> 뭔가 아주 석연치 않은 상황이 되니까 경찰이 아이 얼굴 공개, 이름 공개에 나선 건데요. 제가 지금 인터뷰 나누면서도 그냥 아동센터의 어떤 교사 수준을 넘어서 엄마처럼 아이를 돌봐오셨던 선생님이시네요.

    ◆ 박향순> 이놈이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놈인데요. (눈물) 여기 있는 동안에 하루는 어린이집을 안 간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원영아, 갔다오면 할머니가 오늘은 뭘 맛있는 걸 해놨다가 준비했다 줄까?’ 이러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제가 그 전전날에 세미나가 있어서 좀 나갔다가 늦게 들어왔나 그랬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또 어디 갈까 봐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센터장님을 할머니라고 불렀군요? 원영이가.

    ◆ 박향순> 네, 저를 할머니라고. 그게 자꾸만 이렇게 생생하게 생각이 나네요.

    ◇ 김현정> 그냥 손주같이 키우셨네요, 보니까요.

    ◆ 박향순> 내가 음식을 한다든지 아침에 꼭 아침밥을 해서 먹여 가거든요. 계란을 부친다든지 생선을 좀 굽는다든지. 그러면 노래를 늘,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어요. 화장실에 들어가서도 노래를 부르고 세수를 하면서도, 밥 차리는 동안 노래를 불렀고요. 그리고 옷을 입혀줄 때도 ‘너 혼자 한번 입어볼래? 너무 잘했다’라고 칭찬을 많이 해 줬죠. 너무 좋아했고 또 저희 남편이 너무 예뻐해 줬어요.

    ◇ 김현정> 원영이를요?

    ◆ 박향순> 할아버지, 할아버지하고 그렇게 따랐는데.

    ◇ 김현정> 참, 꼭 찾아야 됩니다. 원영이를. 꼭 찾아야 됩니다.

    ◆ 박향순> 정말요. 꼭 좀 찾게 도와주세요. 정말입니다. 찾게 도와주십시오.

    ◇ 김현정> 예. 이 아이를 꼭 찾아야 합니다. 저희가 지금 라디오라서 사진을 보여드릴 수가 없는데. 여러분 저희 홈페이지에 원영이의 사진. 지금 공개수사에 나섰습니다. 사진 올려놓겠습니다. 7살 아이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고 두 개의 가마가 있습니다. 여러분, 유심히 봐주시고.

    ◆ 박향순> 그거 사진이 혹시 노란 머리인가요? 아니죠?

    ◇ 김현정> 아닙니다. 아닌 것 같습니다.

    {RELNEWS:right}◆ 박향순> 노란 머리로 아는데요, 머리를 다 탈색을 했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왜 아이들 머리를 노랗게 했냐고 했더니 서캐가 많아서 그랬다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서캐요? 이, 머릿니요?

    ◆ 박향순> 요즘에 샴푸나 비누 이런 게 얼마나 좋은 게 많은데.

    ◇ 김현정> 그렇군요. 머리가 탈색이 된 상태일 때도 있었군요. 이 아이를 같이 좀 우리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 고맙습니다, 센터장님. 공개수사에 나섰습니다. 신원영 군. 7세 신원영 군을 아동센터에서 돌봐왔고 자신의 집에서도 잠깐 돌본 적이 있는 박향순 전 센터장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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