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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여정" 두꺼비 로드킬 수난사



사회 일반

    "목숨 건 여정" 두꺼비 로드킬 수난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

    촉촉히 봄비가 내린 지난 주말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습니다. 진짜로 봄이 기지개를 쫙 펴고 있구나 실감이 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섬진강 자락의 비촌마을로 나가보죠. 매년 이맘때면 이 비촌마을 앞 도로는 짧은 다리로 엉금엉금 안간 힘을 다해서 길을 건너는 두꺼비들로 북적인답니다. 봄다운 귀한 풍경이죠. 그런데요. 이 아름다워야 할 도로의 별명이 두꺼비들의 공동묘지랍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 사무국장을 직접 연결해 보죠. 국장님, 안녕하세요.

    ◆ 박수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섬진강의 비촌마을, 이름도 예쁜데 두꺼비들이 많이 사나 보죠?

    ◆ 박수완> 네. 두꺼비들이 섬진강 비촌마을에 작은 저수지가 있거든요. 저수지로 산란을 하러 내려오다 보니까, 두꺼비들이 좀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무리를 지어서 갑니까? 따로따로 갑니까? 줄지어서 갑니까? 어떻게 가요?

    ◆ 박수완> (웃음) 사람하고는 좀 다르죠. 새끼 두꺼비들은 개체수가 워낙 아이들이 작다보니까 떼 지어서 수 만 마리들이 한꺼번에 이동을 합니다.

    ◇ 김현정> 이 녀석들 이동하는 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고 그렇겠어요?

    ◆ 박수완> 일단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죠. 사실은. 새끼 두꺼비들은 보통 저희가 만나는 개구리들보다 훨씬 작거든요. 이렇게 작은 두꺼비들이, 인도와 차도 연결하는 그 턱 있죠? 그 턱을 넘어서는 것도 힘들고 수로에 빠져서 다시 올라가는 것도 힘들고. 사람이 편리로 만들어놓은 시설들이 새끼두꺼비들에게는 엄청난 장애물이 되는 거예요.

    (사진=광양만녹색연합 제공)

     

    ◇ 김현정> 그러니까 아장아장 걷는 걸 보면 귀여운데, 그리고 경이로운데. 얘들이 턱에 걸려서 못 올라갈 때, 안간힘 쓸 때 그때는 안타깝고.

    ◆ 박수완> 너무 안타깝죠. 시간은 없고.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이 경이로운 도로의 별명이 왜 두꺼비들의 공동묘지가 됐습니까?

    ◆ 박수완> 두꺼비들이 많이 로드킬을 당하고 있어요. 그 도로에서. 두꺼비들이 보통 살아가는 건 서식지는 산이에요. 산란철에 산란을 위해서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두꺼비들이 자신이 태어난 산란처로 또 이동을 하거든요. 마치 은어가 회귀본능으로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 김현정> 은어나 연어들처럼.

    ◆ 박수완> 네. 두꺼비들도 은어나, 연어들 처럼.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되돌아가는데. 얘들이 되돌아가는 중에 도로를 만나는 거고. 거기서 로드킬을 당하는 거군요?

    ◆ 박수완> 그렇죠. 2월 16일부터 저희가 조사를 했는데요. 3월 2일까지니까. 보름 정도겠죠. 보름 정도의 로드킬 개체수가 198마리 정도 됩니다. 성체 두꺼비들이요.

    ◇ 김현정> 보름 조사했는데 성체 두꺼비가 190마리나? 한꺼번에 죽은 경우도 보시고요?

    ◆ 박수완> 한꺼번에 가장 많은 수치는, 지난 2월 29일날 비가 왔잖아요. 날씨가 되게 추움에도 불구하고 비가 왔는데 그날 70여 마리 이상이 한꺼번에 로드킬 당한 것으로 조사됐어요.

    ◇ 김현정> 아니, 도로의 너비라고 할까요. 너비가 어느 정도길래 이렇게 많이 로드킬을 당합니까?

    ◆ 박수완> 보통 2차선 도로니까요. 6m 정도 된다고 할까요?

    ◇ 김현정> 6m. 사실은 인간으로 치면 몇 걸음 안 되는 거리인데. 말하자면 이 녀석들한테는 그게 목숨을 건 여정이 되는 거네요?

    ◆ 박수완> 그렇죠.

    비촌마을 앞 두꺼비 로드킬(붉은 원) 모습(사진=광양만녹색연합)

     

    ◇ 김현정> 그런데 운전자들이 보면 볼 수는 있어요? 그러면.

    ◆ 박수완> 그럼요, 볼 수 있죠. 서행만 하신다면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런데 운전자를 탓하기도 뭣한 게 이게 큰 개나 고양이면 모르겠는데, 땅에 딱 붙어서 가는 두꺼비잖아요. 몇 센티 안 되는. 그러니까 달리다보면 무심코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자 탓만 하기도 좀 그래요.

    ◆ 박수완> 그래서 저희가 지자체에 이곳은 두꺼비들이 지나가는 도로이다, 그래서 안전하게 서행 해 주십사라고 부탁을 드린다든지.

    ◇ 김현정> 안전표지판 같은 걸 세워달라?

    ◆ 박수완> 그런 것도 세우고 도로 색깔도 좀 달리할 수 있고요. 생태로를 도로 색깔로 달리하면 운전자들이, ‘아, 여기는 뭐가 지나가는 곳이구나.’ 인식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희 녹색연합이 ‘천천히 가주세요.’ 이렇게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두꺼비 전설도 있다면서요, 그 동네에?

    ◆ 박수완> 네. 이동네에 과거에 두꺼비가 아주 많아가지고, 고려시대에 우왕께서 두꺼비 섬자를 내려주셔서 ‘두꺼비 섬’자를 써서 섬진강이라고 불리어졌다고 해요.

    ◇ 김현정> 그래서 섬진강이에요? (웃음) 저 오늘 처음 알았어요. 섬진강, 섬진강 항상 말하면서도.

    ◆ 박수완> 그래서 섬진강 주변에 두꺼비들이 많이 서식했다라고 해서 섬진강이라고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살릴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될 텐데. 지금 말씀하셨듯이 현수막, 표지판 만들어서 주의하는 방법이 하나 있겠고. 도로를 칠하는 방법이 하나 있겠고 또 어떤 거 있을까요?

    ◆ 박수완> 또 예를 들면 그 구간은 안전하게 지나가시라고 저속으로 지나가시라고 과속방지턱이라든지 속도를 제한하는 어떤 장치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광양만녹색연합 제공)

     

    ◇ 김현정> 운전하는 사람들이 주의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마는, 아예 두꺼비 이동 통로 같은 걸 만드는 방법은 어때요?

    ◆ 박수완> 그런데 이동통로가 이것조차도 인간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사람들처럼 이렇게, ‘이리 가라’ 하고 인식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좁은 이동통로를 만들어놔도 두꺼비들이 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이동 통로를 만들면 어떻겠느냐 저는 사실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요. (웃음) ‘두꺼비들이 야, 너 저 도로로 가면 죽을 것 같으니까 터널 찾아서 가야지.’ 이런게 되겠느냐.

    ◆ 박수완> 그렇죠. 실제로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이동통로를 지나서 오지를 않는다라는 거예요.

    ◇ 김현정> 어떻게 보면, ‘비촌마을 도로만큼은 두꺼비한테 양보하세요.’ 이런 카피가 가능하겠어요.

    ◆ 박수완> 네.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있었던 적이 없었던 사례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 김현정> 아유, 우리 국장님, 아무쪼록 섬진강 두꺼비들 잘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수완>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두꺼비가 로드킬을 많이 당하고 있군요. 비촌마을을 지금 연구하고 있는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 사무국장 연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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