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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해군기지 건설, 마을 공동체는 붕괴됐다"



사회 일반

    "강정 해군기지 건설, 마을 공동체는 붕괴됐다"

    대통합 외친 대통령, 갈등 1번지 강정은 외면

    - 완공된 해군기지, 무늬만 민군복합항
    - 유치 결정 당시, 1200 명중 88명만 참여
    - 찬성 반대로 주민들 나뉜 상황, 계속 이어져
    - 한 가족이 명절, 제사도 따로 지낼 정도
    - 투쟁 과정에서 7백명 넘는 전과자도 생겨
    - 진상조사 약속했지만 해법 프로세스 어긋나
    - 국책사업, 정부가 결자해지 자세로 나서고
    - 절차상 하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있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26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좌용철 기자 (제주의 소리)

    ◇ 정관용>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오늘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공사가 끝났다. 다 됐다. 이런 얘기죠. 그러면 갈등이 다 끝났느냐. 아닌 모양입니다. 강정마을회는 오늘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이라고 하는 별도의 선포식을 개최하고 앞으로 계속 반대투쟁을 하겠다. 이런 방침을 밝혔는데요. 그 현지 취재를 계속해 온 제주의 소리의 좌용철 기자 연결해서 좀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좌 기자 나와 계시죠?

    ◆ 좌용철>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준공식 그다음에 선포식. 그 두 준공식과 선포식이 열린 곳이 얼마나 떨어져 있어요? 바로 인근인가요?

    ◆ 좌용철> 네. 펜스 사이를 두고 벌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아. 벽 하나 놓고?

    ◆ 좌용철> 그렇죠.

    ◇ 정관용> 벽 안에서는 준공식.

    ◆ 좌용철> 네. 준공식이 열렸던 거고 공사장 맞은편 쪽에서는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이 열렸던 겁니다.

    ◇ 정관용> 준공식 참석 인원은 몇 명이고 선포식 참석 인원은 몇 명이었습니까?

    ◆ 좌용철> 준공식에는 초청인사들 중심으로 쭉 대열됐던 것이기 때문에 한 저희가 볼 때는 4, 500명 됐던 것 같고요. 밖에서 선포식은 주민들 그리고 평화활동가 수백명이 좀 있었어요.

    ◇ 정관용> 비슷한 규모네요.

    ◆ 좌용철> 네.

    ◇ 정관용> 준공식은 설명 안 드려도 대충 알 것 같습니다. 제주지사도 있고 해군참모총장 있고 이런 분들이 있었지 않겠어요?

    ◆ 좌용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대체로 어떻게 행사가 진행됐다는 겁니까?

    ◆ 좌용철> 총리 인사말 그리고 지금까지 해군기지 진행과정에서 주로 찬성 측의 입장에 섰던 분들을 초청했기 때문에 축사 위주로 쭉 진행이 됐습니다.

    ◇ 정관용> 포상 이런 것도 있었겠죠?

    ◆ 좌용철>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펜스 바깥에서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 맞죠?

    ◆ 좌용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건 어떤 취지의 행사였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좀 소개해 주세요.

    ◆ 좌용철> 일단 오늘 오전부터 마을회를 중심으로 해서 여러 가지 행사들이 열리긴 했었는데요. 오전에 평화미사를 시작으로 해서 인간띠 행사도 있었고 그 이후로 해서 열렸던 게 바로 평화생명문화마을 선포식인데요. 지금까지 주민들이 해군기지 투쟁을 쭉 이어왔잖아요. 그런데 준공으로 인해서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끝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마을주민들의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겁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좌용철>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강정마을을 생명, 평화의 문화가 넘실거리는 마을. 그리고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인류의 고향으로 만들겠다라고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미 완공된 해군기지지만 빨리 떠나라? 이렇게 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좌용철> 글쎄 뭐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입장이 정리는 안 되는데요. 일단 공사가 이미 전부 마무리된 상태에서 나가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도 그것과 공존하면서 마을 전체적으로, 이 마을의 컨셉이랄까요? 그것을 생명평화의 중심지, 이런 형태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다짐의 자리였던 것이죠.

    ◇ 정관용> 해군기지 펜스 바로 바깥 마을을 생명평화문화마을의 중심지로 또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키워가겠다. 이거로군요?

    ◆ 좌용철> 네. 그런 것이죠.

    ◇ 정관용> 상징적으로.

    ◆ 좌용철> 네.

    ◇ 정관용> 그 해군기지는 지금 그러면 군함들하고. 민군복합항이니까 크루즈선 이런 게 다 들어와 있나요, 지금?

    ◆ 좌용철> 엄밀히 말하면 지금 군항만 개항이 된 거고요. 15만톤급 크루즈 두 척을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크루즈 관련 시설은 지금 초보단계입니다. 내년 7월쯤 돼야 진정한 의미의 민군복합항이라는 것이 완성이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 정관용> 오늘 준공은 1차 준공이라고 봐야 되겠군요, 그러니까?

    ◆ 좌용철> 해군 측, 국방부 측에서는 1차, 2차 구분 않고 오늘로 해군기지 완공에 의미를 부여하겠죠. 그런데 분명히 이것은 반쪽짜리 민군복합항이고 지금까지 쭉 누누이 제기해 왔던 무늬만 민군복합항이라는 그런 지적이 어쩌면 사실로 입증됐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이게 처음 얘기 시작된 게 도대체 언제입니까? 이천 몇 년이었죠?

    ◆ 좌용철>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은 한 1990년대 초반이었고요. 실질적으로 해군기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된 것은 2007년입니다.

    ◇ 정관용> 2007년.

    ◆ 좌용철> 네, 그 전까지는 제주도에서도 해군기지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이 여러 곳 있어요. 강정마을이 아닌 화순이라든지 위미 정도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었는데 느닷없이 우리 강정마을에서 2007년 4월 27일, 아주 중요한 날인데. 임시총회를 열어서 해군기지 유치를 선언하면서 10여년간의 지난한 이 반대투쟁의 역사가 이어져온 거죠.

    ◇ 정관용> 바로 그 강정마을로 유치 결정되는 그 의사결정 논의과정에 문제가 있다. 여기부터 시작인 거죠?

    ◆ 좌용철> 그렇죠.

    ◇ 정관용> 어떤 문제였었죠, 그게?

    ◆ 좌용철> 이 마을이 한 1200명 정도 주민이 사는 마을인데요. 당시 유치 결정을 할 당시에 4월 26일 임시총회에는 주민 88명만이 참석을 하게 됩니다. 전체 주민의 한 7% 정도 될까요? 그 정도가 일단 한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해온 마을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셈인데 투표 개함 과정에서 일부 해녀가 투표함을 가지고 사라진다거나 이런 과정들이 워낙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인, 비상식적이어서. 당시 마을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던 것이죠.

    ◇ 정관용> 유치 찬성 측은 어쨌든 민주적인 투표를 다 했다.

    ◆ 좌용철> 네.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찬성률이 되게 높았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 아닙니까?

    ◆ 좌용철> 아니, 마을주민 1200명 중에서 88명 참석을 했다면 그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겠어요?

    ◇ 정관용> 그 88명만 투표한 거예요?

    ◆ 좌용철> 그렇죠.

    ◇ 정관용> 그래도 되는 겁니까? 그게 마을주민의 총의라고 해도 되는 거예요?

    ◆ 좌용철> 마을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과 마찬가지로 향약라는 게 있어요. 마을 운영과 관련된 나름의 규율, 규칙들을 정리해 놓은 것인데. 그거를 전부 어겼다는 것이죠. 마을총회를 공고하기 전에는 며칠 전에 공고를 해야 되고 절차를 지켜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그리고 안건도 미리 공고를 해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그래서 당시 마을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총회 개최 사실조차도 몰랐던 분들이 많고요. 그리고 해군기지 유치라는 중대한 사안을 결정을 해야 되는 것인데 이런 안건 자체가 공개가 안 됐다는 것, 그 두 가지 문제는 이후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의 가장 큰 갈림길에 선 쟁점이 되는 것이죠.

    ◇ 정관용> 하지만 법적으로는 모든 절차를 다 밟았다. 결국 그렇게 돼서 지난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오늘 준공식까지 온 것 아닙니까?

    ◆ 좌용철> 네, 그렇죠.

    ◇ 정관용> 그 1200명 마을이 지금도 그 정도가 유지됩니까, 아니면 많이 떠나셨습니까?

    ◆ 좌용철> 새롭게 입주해 오신 분들도 있고 평화활동가들 같은 경우 전국에서 모여들면서 아예 주소를 옮기면서 평화운동을 진행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리고 이 마을의 갈등 때문에 염증을 느껴서 마을을 떠난 분들도 있고. 좀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금은 몇 명이나 된다고 봐요?

    ◆ 좌용철> 글쎄 정확하게 그 숫자는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데 들고 난 것 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일 거라고 봐야죠.

    ◇ 정관용> 마을 주민 내부에서도 사실 찬성 측, 반대 측 갈려서 그것도 좀 심각했죠?

    ◆ 좌용철> 심각하죠.

    ◇ 정관용> 지금도 여전합니까? 찬성 측, 반대 측 주민들이 계세요?

    ◆ 좌용철> 아. 여전하고요. 제가 취재과정에서 가장 보면서 좀 안타까운 부분들이 그런 겁니다. 찬성 측 주민 그리고 반대 측 주민 형제지간일 수도 있고 친척지간일 수도 있는데 해군기지 찬성과 반대 측이 다르다는 입장 때문에 지금까지 같이 했었던 명절, 제사도 따로 지내는 상황이 지금 계속 이어지는 것이고.

    ◇ 정관용> 아, 그래요?

    ◆ 좌용철> 심지어 마을에 있는 슈퍼라든지 음식점, 식당을 갈 때도 주인의 성향이 찬성이다, 반대다에 따라서 갈지 못 갈지 이렇게 구분되는 그런 상황이 진행이 됐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좌용철> 이 마을에 대표적인 사건 하나가 있는데 찬성 측 주민이 기르던 개를 반대 측 주민이 기르던 개가 물었던 사건이 있어요. 이 사건이 개를 잘 관리 못 했다고 해서 형사고소를 하는 그런 일까지도 벌어졌던. 아주 그런 마을 갈등과 관련해서 공동체붕괴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완전히 두 동강 났군요, 그러니까.

    ◆ 좌용철> 그렇죠.

    ◇ 정관용> 처음 유치 확정 그 단계부터의 석연치 않은 절차상의 문제점, 이런 것들을 원희룡 지사가 새로 지사가 된 후에 진상조사 하겠다고 했었잖아요.

    ◆ 좌용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진척이 돼서 무슨 결과 나온 것이 있습니까?

    ◆ 좌용철> 전혀 진척되진 않았었고요. 원 지사께서는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할 때부터 좀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잖아요. 중앙정치권에서 계속 활동하시다가 이 지역에 내려오신 분인데. 그야말로 한 6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받고 당선이 됐던 분이고 그 과정 속에서 원 지사가 주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이 진상조사를 통한 해법이었는데 실은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취임하자마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주민들이 수용 의사를 밝혔고 지금까지 벌어졌던 의견들이 점점 모아져가는 과정 속에서 군인 관사, 군 관사 문제로 상당히 어그러져버렸어요. 국방부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군인, 마을 내 군인 관사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마을의 입장을 무시하고 강제철거를 하게 됩니다, 농성장을.

    ◇ 정관용> 농성장을 철거. 그리고 군인 관사를 마을 안에 지었어요?

    ◆ 좌용철> 네. 강행을 했고요. 지금. 그래서 원희룡 지사도 군 관사 철회를 조건으로 전제조건으로 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국방부가 그 문제를 틀어버림으로 인해서 원 지사가 가지고 있었던 해법의 프로세스 이런 게 전부 어긋나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동안 쭉 취재해오시면서 그리고 앞날을 생각하면서 좌용철 기자가 제언 같은 것 한마디 하신다면? 마무리삼아서.

    ◆ 좌용철> 제가 볼 때는 이게 어쨌든 국책사업이잖아요. 국책사업이라고 하면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야 된다라고 보거든요. 박근혜 대통령 지난 대선 때 중요하게 내걸었던 게 뭡니까? 국민 대통합이었잖아요. 그리고 출범하자마자 국민대통합위원회도 구성을 구성하고 대한민국의 갈등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대통합위원회 출범하고 나서 대한민국의 갈등의 1번지라고 하는 강정마을을 찾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원희룡 지사를 비롯해서 우리 제주도에 있는 특별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회협약위원회라는 갈등조정기구가 있는데 여기에서도 우리 반대 투쟁을 하다가 사법처리된 분들 한 700여명이 넘는데 그분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수차례 건의를 했음에도 계속 묵살됐습니다. 어쨌든 이런 문제들을 국책사업을 추진했던 우리 중앙정부에서 먼저 보듬어주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고요. 이런 700명이 넘는 분들에게 씌워진 전과자 딱지 떼 드려야 하잖아요. 그리고 주민들의 뜻에 어긋나서 유치과정 그리고 결정과정 이런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도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된다고 보고요. 그렇게 된다라면 주민들의 마음도 좀 다쳤던 마음도 잘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겠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좌용철> 그리고 오늘 선포식 했던 것처럼 우리 강정마을이 생명평화문화의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죠.

    ◇ 정관용> 이제 해군기지도 완공되고 했으니까 강정마을은 또 강정마을대로 잘 갈 수 있게 도와 달라. 또 보듬어 달라, 이 말씀이군요.

    ◆ 좌용철> 네. 그렇죠.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좌용철> 네.

    ◇ 정관용> 제주의 소리 좌용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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