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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족살해 비율, 세계 최고 수준"



사회 일반

    "한국 가족살해 비율, 세계 최고 수준"

    각 기관이 유기적 연계해 미리 예방해야

    - 존비속 살해, 숫자상으로 증가하는 패턴
    - 살인사건 중 5%,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
    - 부모 의존도, 자식에 대한 기대 큰 문화가 원인
    - 정신질환 관련성도 40%로 외국보다 상당히 높아
    - 부모살해는 가중처벌, 자녀살해는 일반과 동일
    - 자녀 살해 후 자살 20%, 외국엔 없는 특징
    - 가정폭력 발생 신호, 현재는 일회성으로 소모돼
    - 컨트롤 타워, 제도적 장치 만들어 관리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24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성국 박사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 정관용> 최근에 아주 잔인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자식을 살해한 사건들 연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게 과거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요즘 갑자기 이러는 건지 원래부터 이랬는지. 우리가 곰곰이 사건의 유형들을 분석하고 원인을 파악해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 2014년에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이라고 하는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논문을 쓴 분을 직접 스튜디오에 모시고 이야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으로 일하고 계신 정성국 박사이십니다. 정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 정성국>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존속살해는 부모살해를 말하는 거죠?

    ◆ 정성국> 그렇죠. 부모를 살해하는 것이 존속살해고요. 자녀를 살해하는 것이 비속살해입니다.

    ◇ 정관용> 존비. 이렇게 차이가 나니까요.

    ◆ 정성국> 네.

    ◇ 정관용> 2014년에 이 연구는 왜 하게 되셨어요?

    ◆ 정성국> 경찰에 과학적인 범죄분석시스템이라는 전산망이 있는데요. 이것이 2006년부터 시작을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이런 전산상에 입력된 빅데이터를 저희가 한번 전수분석을 해 봤어요. 이중에서 사망사건을 따로 분류하고 그다음에 그중에 살인사건을 따로 분류를 해봤거든요. 그러던 중에 앞서 말씀드렸던 존속살해와 비속살해라는 그런 가족 간의 살인사건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적인 독특한 특징을 갖게 된다는 걸 알게 됐고요. 그래서 이런 사건들을 외국 사례와 비교해봄으로써 특징들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2014년에 그러면 언제부터 자료를 분석하신 거예요, 빅데이터를?

    ◆ 정성국> 그러니까 이 전산망이 시작된 2006년부터 시작을 해서요. 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그 후에 2015년 자료는 아직 업데이트를 하셨나요, 못 하셨나요?

    ◆ 정성국>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요. 이 전산자료라는 게 바로 바로 입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1, 2년 지난 후 자료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2015년의 통계는 아직 결론이 안 났군요.

    ◆ 정성국> 네, 아직 집계조차.

    ◇ 정관용> 집계가 안 됐군요. 그럼 2014년까지의 자료는?

    ◆ 정성국> 지금 진행 중에 있고요.

    ◇ 정관용> 진행 중에 있고요. 대체로 추세가 어떻습니까? 존속의 경우, 비속의 경우. 늘어납니까, 줄어듭니까? 어떻습니까?

    ◆ 정성국> 줄어들지 않고요. 꾸준히 통계학적으로는 의미는 없지만 숫자상으로는 증가하는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통계학으로 의미가 없다는 얘기는 급증한다거나 이런 건 아니고?

    ◆ 정성국> 그런 건 아니고 꾸준하게 그 숫자를 유지하면서 몇 건씩 더 증가하는.

    ◇ 정관용> 연간 어느 정도 됩니까?

    ◆ 정성국> 그게 국내에서 살인사건을 다 분석해 봤을 경우에 전체 살인사건에서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런 제 연구기간 동안에 존속살해는 381건이었고요. 그다음에 비속살인은 230건으로 확인했거든요.

    ◇ 정관용> 1년으로 따지면? 평균?

    ◆ 정성국> 이 존속살해는 연평균 50에서 60건 정도 되고요. 비속살해는 30에서 40건 정도 발생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외국보다 높기 때문에 좀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 정관용> 높다고 하는 건 그러니까 살인사건 중에서의 비중이 높다는 그럽니까? 아니면 인구대비 뭐가 높다는 겁니까, 어떤 겁니까?

    ◆ 정성국> 그 해 동안에 발생했던 살인사건 중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비율이 높다라는 걸 의미하거든요.

    ◇ 정관용> 우리는 5% 정도.

    ◆ 정성국> 네. 그런데 미국은 한 2% 정도 되고요.

    ◇ 정관용> 2%.

    ◆ 정성국> 영국은 1%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나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거든요. 지난주에도 영등포에서 가족살해사건이 있었어요. 뉴스에 많이 나왔는데. 아들 두 명하고 어머니가 칼에 찔려죽은 가족 간의 살인사건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현재로서는 계속 보도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올해도 줄지 않고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정관용>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 살인사건 중에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4배, 5배 이렇지 않습니까?

    ◆ 정성국> 네.

    ◇ 정관용> 그 이유, 원인을 혹시 찾으셨나요?

    ◆ 정성국> 그 원인이 일단 가장 큰 원인은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고요. 부모에 대한 자식의 양육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또 자식은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이 높고 또 부모도 자식에게 기대하는 것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괴리가 생겼을 경우에는 굉장히 혼란이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식은 부모가 원망의 대상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잘 안 되거나 자기에게 있었던 학교폭력도 있을 수 있겠고 성폭력도 있을 수 있고 이런 일련의 모든 것들이 책임의 대상이 부모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것들도 있고 또 가정 내 불화도 있고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정신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미국, 영국 이런 나라는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고등학교 졸업하면 딱 내보내잖아요.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자식들도 그냥 부모한테서 떠나는 걸 당연히 여기고. 그런 문화적 차이. 그다음에 정신적 이유를 언급하셨거든요. 그게 어떤 뜻입니까?

    ◆ 정성국> 존속살해를 일으키는 범인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면담을 해봤더니 40% 정도가 정신질환과 관련 있는 범죄로 밝혀졌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일반 살인사건에 비해서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고요. 또 이런 것들이 가정 밖으로 나갔을 경우에는 묻지마 식 무동기 범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정신질환의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다른 나라는 정신질환과의 관련성이 몇 %쯤 되나요?

    ◆ 정성국> 한 2, 30%쯤 되긴 하는데 우리나라는 4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미국, 영국 이런 선진국들은 정신질환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치료하는 게 우리보다 좀 더 앞서 있다. 그거겠죠?

    ◆ 정성국> 네. 그런 개념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이 비율이라고 하는 것도 실질적으로 치료를 안 받은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할 거라고 예측은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치료를 안 받으면 정신질환자로 관련돼서 분류가 안 되죠, 아예?

    ◆ 정성국> 네, 그렇습니다. 가정 내 불화나 아니면 우발적이나 패륜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 정관용> 병원 갔다 온 적이 없으면 기록이 안 남으니까.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어떤 자료를 보니까 부모살해의 경우에는 가중처벌, 우리가 조항이 있지 않습니까?

    ◆ 정성국> 네.

    ◇ 정관용> 어느 정도 가중처벌 합니까?

    ◆ 정성국> 가중처벌이라는 게 형량을 보면요, 존속살해 같은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라고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 살인 같은 경우에는 앞에는 똑같아요. 그래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어요.

    ◇ 정관용> 아, 5년과 7년.

    ◆ 정성국> 네. 거기에 대한 가중 처벌이 있는 것이고 반면에 비속살해 같은 경우는.

    ◇ 정관용> 자녀살해.

    ◆ 정성국> 자녀살해 같은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일반살인하고 똑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중이라는 의미가 없고요. 일반 살인사건에 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아살해사건 같은 경우는 상한선이 앞서 일반살인사건 같은 경우에는 사형 또는 무기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 조항이 빠지고 10년으로 상한선이 낮아요.

    ◇ 정관용> 5년 이상 10년 이하. 이렇게 돼 있어요?

    ◆ 정성국> 10년 이하로만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아, 10년 이하로요?

    ◆ 정성국> 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아마 유교적인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이 되고요.

    ◇ 정관용> 유교적 문화는 영아를 함부로 대하나요?

    ◆ 정성국> 그런 건 아니고.

    ◇ 정관용> 무슨 뜻이죠?

    ◆ 정성국> 부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오죽하면 그런 아이를 유기했을까. 그런 환경에서 오죽했으면 그랬을까’라는 것하고 또 그런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갈 부모에 대한 그런 입장이 반영된 사법부의 형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래요? 대체적인 윤곽은 좀 잡혔는데 그러면 좀 세세하게 들어가서 존속살해, 부모살해의 경우를 놓고 보면 대체로 몇 살짜리 정도가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지, 남자, 여자는 또 어떤지. 그런 일반적인 유형을 좀 정리해 주세요.

    ◆ 정성국> 존속살해 같은 경우에는 20에서 30대의 연령대가 약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젊은 층.

    ◆ 정성국> 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반대로 피해자인 부모님들은 60대 이상 7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범죄를 저지르는 성별을 보면 아들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대부분 아들이 저지른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특이한 점은 조부모, 할머니, 할아버지를 살해하는 것도 존속살해로 분류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조부모나 아니면 사위가 저지르는, 배우자의 부모를 살해하는 그런 범죄도 약 5에서 6%로 나타나는 것이 좀 특이한 점입니다. 또 이런 존속살해의 범행 자체가 독특하게 추석 전후로 많이 발생되고 있고요.

    ◇ 정관용> 추석 전후에요?

    ◆ 정성국> 네, 명절을 전후로 해서 많이 증가하는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고. 또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존속살해가 40% 이상이 정신질환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하시는 부모님들의 손상부위를 보면 눈, 코, 입이 포함되는 얼굴 부위와 목, 머리 부분에 집중돼 있거든요. 이러한 것들은 극도로 범인이 흥분된 상태이고 또 분노를 표출하는 그런 범죄유형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일반 사건하고는 좀 다르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재산이나 유산, 보험을 노린 범죄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범죄 같은 경우에는 사전에 수면제를 구입해서 사전모의를 한달지. 불을 질러서 방화를 한다든지 암매장을 한다든지 이렇게 일반범죄, 계획범죄에서 보이는 그런 특징들을 보이고 있는 것이 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다음에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자녀살해, 이것도 그러니까 제가 처음 이 인터뷰 시작하면서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갑자기 이러는 건가 따져봐야 됩니다’ 했더니 매년 3, 40건씩 있어왔다. 그런 거죠?

    ◆ 정성국> 그렇죠. 과거에는 이런 자녀살해에 대해서 보도가 많이 안 됐어요. 그렇게 드러내고 밝힐 만한 사건도 아니었고 원한관계의 살인사건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보도가 되지 않아서 이렇게 이런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보도가 안 됐었고요. 최근에는 정신적인 문제가 많이 언론에도 부각이 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짐에 따라 보도가 됐는데 우리가 잘 아는 적게는 산후우울증부터 시작을 해서 게임중독이랄지 지금 명칭이 바뀌었거든요. 조현병이라고 명칭이 바뀌었는데. 환각이나 망상을 보게 되는.

    ◇ 정관용> 옛날 정신분열증.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조현병.

    ◆ 정성국> 네. 그래서 이런 병들이 원인이 돼서 이런 살인을 저지르고요. 최근 보도에 의하면 엽기적으로 자녀를 굶긴달지 시신을 훼손한달지 이런 부분이 정신적인 문제의 분류로 들 수 있겠는데요. 앞서 마찬가지로 이게 20%대로 낮은 비율로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이분들이 치료를 안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신비율이 저는 이보다 더 높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정관용> 일단 통계에 잡힌 것으로는 자녀살해의 경우는 정신질환 관련이 20%예요.

    ◆ 정성국> 네. 20%.

    ◇ 정관용> 부모살해의 경우는 아까 40%라고 했는데 그것보다 낮게 나오지만 이 숫자는 믿을 수 없다.

    ◆ 정성국> 네. 28, 29%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약 30%라고 봐야 되고요. 이보다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은 되고 있고요.

    ◇ 정관용> 어쨌든 이 숫자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비중이 높은 그런 셈이죠.

    ◆ 정성국> 네. 그런데 그러한 예들이 단편적으로 보면 법무부에서 발표했던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사범을 통계 낸 게 있거든요. 2010년도에는 118명이었어요. 아동을 학대했던 사람들이. 그런데 2014년도에는 1049명이거든요. 단순히 학대사범만 보더라도 10배가 증가했기 때문에 이러한 아동학대나 아동폭력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것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동학대가 크게 늘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약하던 시절에는 아동학대사범으로 적발되거나 처벌되지도 않았죠?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냥 부모가 애 때리나보다 하고 다 사회가 방치했죠. 그런데 그게 범죄화되고 잡히기 시작하니까 이렇게 118명에서 1049명으로 갑자기 늘어난 것 아닐까요?

    ◆ 정성국> 그렇죠. 예전에는 단순체벌인 경우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폭행치사로 마무리 짓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집계가 미약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살해까지 간 것의 경우는 3, 40건 정도로 비슷비슷하다?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최근 들어 갑자기 늘거나 그런 건 아니다?

    ◆ 정성국> 증가 추세는 있지만 확 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정관용> 몇 건씩 늘고 있다?

    ◆ 정성국>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통계상 정신질환과 관련된 건 아까 20%라고 그러셨잖아요. 28%. 나머지는 그럼 어떤 원인으로 분류되는 거예요?

    ◆ 정성국> 가정불화라는 범주로 나눌 수 있거든요.

    ◇ 정관용> 가정불화.

    ◆ 정성국> 그런데 이 가정불화라는 것이 워낙 범주가 넓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 정관용>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죠.

    ◆ 정성국> 맞습니다. 가정 내 폭력, 이런 폭력에는 육체적, 언어적 폭력이 있을 수 있겠고요. 또 자녀의 성적을 너무 채근을 해서 살해하는 경우가 있고 부부 간의 불화, 한쪽 자식을 편애한달지 이렇게 해서 아동학대가 이어지고 아동학대가 아동살해로 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 최근에는 사회양극화에 따라서 경제의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것이 절대적인 빈곤뿐만 아니고 상대적인 빈곤층까지 생기고 있어요. 그래서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유명했던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이라고 있었는데 주식에 투자했던 가장이 10억 정도의 절대적인.

    ◇ 정관용> 돈이 있는데도.

    ◆ 정성국>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경제적 박탈감이거든요. 주변에서의 그런 박탈감 때문에 자녀를 살해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러한 것들이 문제가 되고 있고.

    ◇ 정관용> 보통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자식을 살해하는 부모들의 연령대.

    ◆ 정성국> 부모들의 연령대는 20, 30대의 부모, 젊은 부모들이 많은데요. 왜냐하면 그러한 나이대의 부모들이 쉽게 좌절을 하게 되고 또 그래서 상대적으로 10대 미만의 어린 아이들이 많이 사망을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겠죠. 그리고 자녀를 살해한 다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특징 아닌가요?

    ◆ 정성국> 네. 한 20%대를 이루고 있는데요. 자녀와 부모와의 양육기간이 길기 때문에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그런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신 없이는 이러한 사회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그런 책임의식을 갖게 되고 느끼게 되고.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거두기 전에 자식을 목숨을 끊는 이런 사건들이 번번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것들이 언론표현에 의하면 ‘동반자살’이라고 표현되고 있는데 이건 명백히 잘못된 표현이고요.

    ◇ 정관용> 아니죠.

    ◆ 정성국> ‘살해 후 자살’이 맞는 표현입니다.

    ◇ 정관용> 일반적인 특징 여러 가지 통계를 쭉 정리해 주셨는데 이런 연구결과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점을 좀 유념하고 주의해야 할지 정리해 주시면요.

    ◆ 정성국>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식살해, 존속살해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두 가지 살인사건들은 제가 본 바로는 서로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에요. 그래서 예전에 우리 어릴 때 수학시간에 배웠던 ‘뫼비우스의 띠’라는 게 있는데 이게 선을 한 번 꼬아서 연결된 띠거든요. 이건 시작과 끝이 없어요. 그래서 이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자녀학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자녀살해로 가기도 하고요. 또 이러한 불우한 가정 속에서 자란 자녀들이.

    ◇ 정관용> 부모살해로 가기도 하고.

    ◆ 정성국> 네. 정신질환의 문제가 오거나 가정폭력으로 대물림되는 그런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거든요. 장기적으로는 가족 간의 소통, 이런 독립적인 인격체로서의 양육이, 그리고 의식전환이 필요하겠지만 제가 봤을 때는 단기적으로도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 정관용> 어떻게요?

    ◆ 정성국> 이런 살인사건들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신호를 보내요, 이런 사건들은. 그래서 이런 신호들은 여러 기관에서 접수를 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가정폭력으로 경찰서에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출동을 하고요. 그런데 출동해보면 ‘이거 가정 내 폭력이니까 크게 다친 사람도 없다. 돌아가시라’고 하면 일회성으로 끝나게 되는 거예요. 다음에 몇 달 있다가 또 그 집에 방문했는데도 엄마가 나와서 ‘다친 사람 없으니까 돌아가라’ 그러면 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고요. 또 학교도 마찬가지예요.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이 몸에 상처가 나거나 멍이 나서 등교하기도 하고요. 또 최근에 많이 문제가 되고 있던 오랫동안 학교를 보내지 않는 장기결석아동들도 학교에서 확인할 수가 있거든요. 또 병원 응급실에서도 같은 피해자가 여러 번 가정 내 폭력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성국> 이렇게 각 기관에서 접수되는 신호들이 지금 일회성으로 다 소모되고 있기 때문에 컨트롤타워 할 수 있는 그런 기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관에서 이거를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를 해서 반복돼서 접수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사회복지기관 변호사 이렇게 민관이 합동으로 조사를 하게 되고. 이걸 바탕으로 해서 격리할 사람은 격리하고 보호해야 될 사람은 보호하고 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들은 치료를 통해서 서로 격리할 수 있는 이런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지금 잇따라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정부나 경찰 차원에서도 또 교육부 차원에서도 ‘장기결석 며칠 이상이 되면 경찰 수사로 간다’ 이런 대책들 나오지 않습니까?

    ◆ 정성국>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정 박사님 말씀해 주신 이런 경찰, 학교, 응급실 등등에서 반복되는 사건들을 데이터베이스 해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컨트롤타워는 아직 이번 대책에는 빠져 있습니까?

    ◆ 정성국> 지금 어느 기관 하나 책임을 지고 하는 기관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문제가 됐던 것이 교육기관은 행정기관에 통보해야 되고 행정기관은 다시 경찰에 통보를 해야 되고 통보하는 그런 의무조항만 있지, 어느 기관이 이거를 취합을 해서 정리하는 기관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 정성국> 경찰도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거든요, 현재로서는.

    ◇ 정관용> 그럼 이거 어느 기관이 컨트롤타워를 하는 게 좋을까요?

    ◆ 정성국> 제 생각에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경찰이 컨트롤타워를 해서 모든 신고를 접수받고 그런 신고는 교육부가 될 수도 있고 병원이 신고를 통한 복지부가 될 수도 있고 이런 각 기관별로 신고를 접수를 받아서 경찰 단독으로 출동하는 것이 아니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회복지기관이 같이 출동해서 현장을 조사하면 훨씬 발견되기가 쉽거든요.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단순합니다. 경찰이 교육기관과 가서 장기결석아동 집에 가서.

    ◇ 정관용> 찾아가보니까.

    ◆ 정성국> 몇 마디 물어만 보니까 그 사건이 밝혀지게 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근거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자료들이 누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책임주체는 경찰로.

    ◆ 정성국> 하는 것이 제일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빨리 가셔서 경찰이 스스로 손들고 나서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정성국> 감사합니다.

    ◇ 정관용> 아직 손들고 안 나서고 있는 거죠?

    ◆ 정성국> 지금 이런 일이 진행이 되려면 기관들이 모여서 회의도 해야 되고요. 어느 정도의 간단한 장치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죠.

    ◇ 정관용> 아주 좋은 제안까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성국>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의 검시조사관으로 일하고 계시는 정성국 박사의 전문적인 분석 그리고 대안 제시까지. 이 대안이 정말 현실화 빨리 좀 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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