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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원통했기에…청부살해 여대생 母의 쓸쓸한 죽음



사회 일반

    얼마나 원통했기에…청부살해 여대생 母의 쓸쓸한 죽음

    영남제분 사위 불륜 의심에 딸 희생...'165cm에 38kg' 영양실조 추정

     

    지난 20일 60대 여성이 경기도 하남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살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당시 이 여성의 몸무게는 38㎏, 165㎝의 키를 감안하면 심각하게 마른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없었고, 부검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일단 영양실조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깡' 마른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은 이 여성은 이른바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피해자 하지혜씨의 어머니 설모(64)씨였다.

    14년여를 거슬러 올라간 2002년,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인 윤길자씨는 사위의 이종사촌 여동생인 하지혜씨를 청부 살해했다.

    판사인 사위가 하씨와 불륜 관계라고 오해한 윤씨가 조카와 그의 고교 동창에게 1억 7500만원을 주고 벌인 일이었다.

    이화여대 법학과에 다니던 하씨는 그해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납치돼 경기 하남의 검단산 산중에서 공기총을 맞고 숨졌다.

    윤씨 등은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감 이후 윤씨는 옥살이를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윤씨는 2007년부터 유방암·파킨슨증후군·우울증·당뇨 등 12개 병명이 적힌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 진단서들은 윤씨의 남편이 의사에게 돈을 주고 받은 허위 진단서였다.

    윤씨는 이를 이용해 형 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2013년까지 교도소 대신 대학병원에서 '호화 생활'을 해왔다. 윤씨의 이런 행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검찰은 지난 2013년 윤씨를 재수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설씨는 이때부터 밥보다는 술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사망 당시 설씨의 시신 옆에는 소주 페트병과 빈 맥주 캔들이 나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황망하게 딸을 보낸 설씨 부부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갔다. 설씨 남편은 2006년부터 강원도에 집을 따로 얻었고, 결혼한 아들은 분가하면서 설씨 혼자 남았다.

    설씨 아들은 경찰조사에서 설씨가 검단산을 보며 딸을 잊지 않으려고 하남에 계속 남아 있었고,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애완견 배변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죽음을 직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남양주의 한 납골당에 안치돼 있는 하지혜씨의 유골을 설씨가 묻힐 마루공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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