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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개성공단 돈줄 끊으려다 통일 핏줄 끊어"



사회 일반

    정세현 "개성공단 돈줄 끊으려다 통일 핏줄 끊어"

    -개성공단이 北 통치자금? 순진한 생각
    -반미국가 무기거래만 10억 달러 수입
    -북한 제재 강도는 결국 중국이 결정
    -고비용 저효율 결정, 北 도발 이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前 통일부 장관)

    우리 정부가 어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공단의 인력이 철수를 시작하고요. 전기와 수도 공급도 끊을 예정입니다. 북한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초강수 제재에 나선 셈이죠.

    여기에 대해서 국제 사회의 제재가 지지부진한데 우리라도 나서서 뭔가 보여주는 게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개성공단이라면 마지막 연결고리인데 최후의 보루인데 이것마저 끊어버리면 남북관계는 정말 최악으로 치달을 거라는 우려의 소리도 나옵니다. 개성공단 문제 짚어보죠. 오늘 만날 분은 개성공단의 산파 역할을 했던 분이죠. 정세현 통일부 장관 연결해보겠습니다. 정 장관님 나와계세요?

    ◆ 정세현> 네.

    ◇ 김현정> 사실 급작스럽기는 하지만, 갑자기는 아니고 지난 정부 때부터 계속 조마조마했었던 거죠?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우선 이번 조치, 어떻게 보시고 계세요?

    ◆ 정세현> 우선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을 비롯해서 124개 기업의 사장님들한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 김현정> 죄송하다? 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보세요?

    ◆ 정세현> 제가 그 일을 시작했던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는 개성공단이 통일의 핏줄이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언론들을 보니까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김정은 돈줄이다, 북한의 돈줄이다, 통치자금이다’ 그러는데요. 그건 단견 중의 단견이고 이번 조치는 박근혜 정부가 통일의 핏줄을 끊은, 통일의 동맥을 끊어버린 결과라고 나중에 평가가 될 겁니다.

    ◇ 김현정> 돈줄을 끊는 게 통일의 핏줄을 끊는 정도의 일이라고 보세요?

    ◆ 정세현>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개성공단 같은 방식으로 남북협력을 해 나가다 보면 경제적으로 하나가 됩니다.

    ◇ 김현정> 남과 북이요?

    ◆ 정세현> 그렇죠, 경제공동체입니다. 또는 남북 간의 경제통일로 가는 디딤돌인데 이걸 지금 치워버렸으니까 통일의 시간은 그만큼 멀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불가피한 조치였다. 왜냐면 첫째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우리가 자꾸 말로만 하니까 북한이 무서워하는 게 없더라’ 뭔가 실질적인 제재가 필요했다는 것이고요.

    둘째는 ‘한해 천 억원 가량을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벌어가는데 이게 지금 무기 만드는데 쓰이고 있지 않느냐?’ 이걸 실질적으로 막아야 된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그건 견강부회입니다. 왜냐면 작년에 한 1억 달러 정도 인건비가 나갔을 거예요. 우리 정부 발표니까요. 그 동안 개성공단 문 연 뒤에 이후에 한 5억 6천만 달러정도 인건비가 올라갔습니다. 연 평균 한 10년 치면 연평균 한 5600만 달러죠. 하여튼 작년에 1억 달러가 나간 것은 확실한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어제 통일부 장관이 정부 성명 발표하면서 개성공단에다 정부와 민간이 1조 190억인가를 투자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걸 달러로 환산하면 10억 달러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1조 10억 달러는요, 개성공단 개발하는데 정부가 협력기금으로 한 겁니다. 그 돈은 우리 토지공사한테 갔어요. 북한에 현금으로 간 게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임금으로 간 돈이 한 해 1000억원 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아니 그 다음에, 기업들이 거기에 장비시설 기계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습니까? 기계 산 돈까지도 북한에 통치자금으로 들어갔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핵개발 자금으로 들어갔다고 그러는데요. 그건 견강부회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개성공단 말고도 미국과 사이 안 좋은 나라들 하고 무기거래해서만 10억 달러씩 벌어 쓴다는 것이 미국 의회 조사국의 보고입니다. 우리 아니면 죽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이런 식으로 목줄을 죈다고 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사일을 개발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바로 북한이 ‘잘못했구나, 우리 빨리 반성해야지’ 이렇게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거죠?

    ◆ 정세현> 연간 1억 달러 안 들어간다고 해서 북한이 핵실험을 안 하고, 미사일 개발 안 하리라고 생각한다는 게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아까 조금 전에 제가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이야기했지만 세상에는 미국 말을 잘 듣는 나라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하고 엇박자 내고, 미국이 하는 일과 반대로 하는 나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장관님, ‘우리가 개성공단을 그대로 둔 채 국제사회에다 북한 제재해 달라고 촉구할 수가 없지 않느냐? 뭔가 우리부터 나서서 제재해야 된다’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그런데 지금 북한 제재에 있어서의 강도라고 할까? 수위는 중국이 결정합니다.

    ◇ 김현정>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정세현> 중국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데 러시아하고 중국이 지금 강력한 대북제재를 반대하지 않습니까? 그건 ‘북한이 핵을 개발해도 좋다, 미사일을 개발해도 좋다’라는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 사람들 그건 반대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핑계를 대고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압박해 들어오고 러시아를 압박해 들어온다는 생각 때문에 미국이 하자는 대로는 내가 못하겠다라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 것이죠, 즉 견제죠.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이렇게 본때를 보여주고 마중물을 붓겠다는 식으로 개성공단을 문 닫는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이 이렇게 진정성을 가지고 북한을 제재하려고 하니까 우리가 협조해야 되겠다’ 러시아도 ‘협조해야 되겠다’, 이렇게 나올 것 같습니까?

    ◇ 김현정> 그것도 역시 순진한 착각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세현> 그렇죠, 순진한 생각이죠. 우리가 성의를 다하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감동을 해서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여줄 것이다? 국제정치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 국제정치가 솔직히 미국이 대중 압박 차원에서 사드 배치가 되는 것이고,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 하려고 하는 건데요. 이걸 중국이 벌써 읽고 거의 반발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대해서 앞으로 조치를 취할 텐데 개성공단 중단한다고 해서 중국이 협조한다, 러시아가 협조한다?

    ◇ 김현정> 개성공단 중단한다고 해서...

    ◆ 정세현> 넌센스죠, 넌센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8142님도 문자를 주셨습니다마는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냐, 대응책이 있느냐는 건데요?

    ◆ 정세현> 없습니다. 왜냐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고 말은 많이 했는데 혹독한 대가라는 것이요. 사실은 할 말은 아니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르려면 군사력으로 혼을 내야 되겠죠. 그런데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없습니다. 미국한테 줬으니까요. 그런데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건 좋은데 북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거든요.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핑계를 북한에서 찾는 겁니다.

    ◇ 김현정> 결국 미국하고 중국하고 그 싸움이 가장 큰 싸움인 거잖아요, 그 갈등이.

    ◆ 정세현> 그렇죠. 북한에게 군사적인 행동을 할 생각이 없는 미국, 미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군사적 조치를 못 하는 한국. 그 입장에서 무슨 혹독한 대가라는 말을 쉽게 얘기합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나마 이제 안전판 같았던 통일의 보루 같았던 개성공단이 문 닫게 되는 상황, 이게 착잡하단 말씀이신데요. 북한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우리 잘못했구나, 빨리 반성하고 개성공단 문 열어야지’ 이럴 것 같지는 않고요. 어떻게 대응할 거라고 보세요? 추가 도발이 또 있을 것 같습니까?

    ◆ 정세현> 하죠. 왜냐하면 NLL상에서 여러 가지로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일들을 많이 할 겁니다. 이미 그런 메시지를 보냈죠. 며칠 전에 핵실험하고 그 다음 날 바로 NLL 경계선 넘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지금 이동식 확성기 20개를 투입했답니다. 거기에 대해서도 우리가 대응을 하겠죠. 그러면 북한을 아프게 하겠다고 해서 들어간 돈이 얼마입니까? 그 돈은 공짜입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정세현> 그거 막는데 들어가는 돈이 또 얼마가 되겠어요? 그러니까 고비용 저효율입니다, 개성공단 중단은.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일단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냥 폐쇄로 봐야 되는 정도의 상황인 거죠? 폐쇄로 굳어지는 수순으로 봐야 되는 겁니까?

    ◆ 정세현> 글쎄요, 국제정세의 변화가 일어나서 예를 들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에 새 대통령이 내년 초에 취임을 해서 ‘오바마 정부때 북핵문제 해결 정책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키워줬다, 또 그것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도 실력이 늘어났다,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런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 우리가 따라갈 수밖에 없죠.

    그렇게 되면 6자회담 재개의 모멘텀이 생길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이 열릴 수 있겠죠. 그런데 미국의 대북정책변화가 내년 초에 일어나지 않고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로서는 지금 입장을 그대로 고수해 나갈 것이고요. 적어도 앞으로 2년 후에 한국에 새 대통령이 나와서 그동안의 대북정책이 잘못됐다고 해서 이걸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기 전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 되겠습니다. 국제정세가 변해야 된다 이런 조건이 지금 있는 거죠.

    ◆ 정세현>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는 계속 제재하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지금 문을 닫았기 때문에 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장관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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