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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많은 인천공항, 역대급 설 대목에도 입국·검역 '여전히 불안'



사회 일반

    탈많은 인천공항, 역대급 설 대목에도 입국·검역 '여전히 불안'

    "출입국 심사는 자동문", "열 감지기에 의존한 방역"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박종민기자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경유하던 외국인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통해 밀입국하는가 하면 수하물 대란이나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지카(Zika)바이러스가 횡행하면서 각국의 항공 검역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

    이런 가운데 10만 명에 육박하는 입국자가 몰린 9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거두지 못했다.

    ◇ 열흘 전 쉽게 뚫렸던 자동 출입국 심사대…보완됐나?

    9일 인천공항 국제선 입국장(사진=강혜인 수습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린 베트남인 A(25)씨는 자동 출입국 심사대에 설치된 작은 유리문을 강제로 열고 밀입국했다.

    당시 주변에는 상주하는 직원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이상 지난 9일 타이완에서 입국한 주부 조원춘(61·여) 씨는 "심사대에 있는 투명한 문은 여전히 힘으로 충분히 밀고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씨는 또 "한국의 자동 심사대는 '그냥 들어오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오늘도 6대의 자동심사대에는 단 한 명의 직원이 서 있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3년 전부터 자동 심사대를 이용했다는 박경철(31) 씨는 이날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심사대 주변에는 종종 직원 한 명 정도 있거나 아예 없을 때도 있었다"며 "오사카공항의 경우 사진도 찍고 지문 검사도 해야 하는 등 까다롭다"고 말했다.

    미국인 Ted(25) 씨는 "If you are a (US) citizen, you have to use security stuff like touch screens(미국에서는 미리 발급받은 전자 문서를 터치스크린에 찍어야만 입국할 수 있다)"며 "This is very similar to the immigration process in China(이곳의 입국 절차는 중국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이후 심사대 주변에 직원 3명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굉장히 강화했다"며 "한 명도 없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 '국제 위기 상황'에도 태연한 인천공항 방역

    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지난 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선포했다.

    그럼에도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여행객들은 "공항의 검역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행객 대부분은 특히 감염 의심 증세를 묻는 설문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중국 옌타이(烟台)에서 들어온 주부 이모(58·여)씨는 "특별한 설문조사나 문진을 받은 적 없다"며 "중국만 해도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비행기 안에서부터 검사를 하는데 여긴 그런 게 없다"고 밝혔다.

    방역조치가 적외선 발열 감지기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명절에 홍콩을 다녀온 회사원 권유정(29·여)씨는 "공항 검역 체계가 열 감지기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파동 때도 인천공항을 이용했다는 회사원 서모(45)씨는 "예나 지금이나 발열 감지기와 안내 표지판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역만으로는 지카바이러스 의심자를 발견하기 어렵고 사후 추적이 효과적"이라며 "현재 42명의 검역관, 3교대시 시간대별 14명으로는 이보다 철저한 검역을 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설 연휴 하루 전인 5일부터 10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모두 104만명에 이르는 등 역대 성수기 중 하루 평균 가장 많은 이용객 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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