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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치이고 경쟁 심해지고…살벌한 면세점 전쟁 살아남으려면?



생활경제

    일본에 치이고 경쟁 심해지고…살벌한 면세점 전쟁 살아남으려면?

     

    "솔직히 상당 기간 힘들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1인당 객단가가 크게 줄었어요. 일본도 치고 올라오고 있구요. 앞으로 몇년간 한국 면세점이 높은 성장율을 보이지는 쉽지 않을 겁니다" (모 국내 면세점 관계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遊客ㆍ요우커)들 수만명이 입국하고 있지만 한국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은 앞날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9일 "작년 춘절기에 비해 중국인 손님이 많지 않다. 체감하는 매출 수준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춘절 특수에도 시름.. 해외 악재 겹치고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 심해져

    최근 수년간 폭발적인 성장율을 보이며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한국 면세점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일본, 태국 등에 관광객들을 뺏김과 동시에 중국 증시 폭락으로 요우커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등 대외적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국내 면세점끼리의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말그대로 "살벌한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국 면세점의 성장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파동이 발단이 됐다. 일본과 태국이 메르스 틈새에 통큰 요우커들을 대거 흡수했다.

    원전 사고 그늘에서 점차 벗어난 일본의 관광 성장세는 무섭다. 일본이 지난해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은 1974만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47.1% 늘었으며,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460만명으로 110% 증가해 한국의 뒤를 바짝 쫓고있다. 최근 일본 도쿄의 미쓰코시백화점 긴자점에 시내면세점이 문을 열었으며 올해에만 일본 주요 도시에 여러개의 면세점들이 줄줄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태국도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793만4천여명을 유치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요우커 598만4천여명을 유치한 한국은 아시아 요우커 유치 1위국(중화권 제외)의 자리를 태국에 내줘야 했다.

    국내 면세점의 성장 둔화는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면세점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전체 매출은 81억426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3%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근 5년간 면세점 연평균 매출 증가율 20%에 훨씬 밑도는 수치다.

    외국인들이 지갑을 예전만큼 열지 않으면서 1인당 구매 객단가는 337달러로 2014년 (346달러)에 비해 하락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객단가가 높은 명품 시계 매출이 1년 사이에 50% 이하로 떨어졌을 정도이다.

    줄어든 외국인 매출을 국내인들이 어느정도 채우고 있지만 인터넷 및 모바일 소비가 전체의 국내인 면세점 소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파격 프로모션으로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인들의 인터넷 면세점 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마진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신규 입점한 곳도 인터넷 면세에 뛰어들면서 과감한 프로모션을 하고, 제살 깎아먹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돈벌이 치중보다 서비스 질 높이고 관광 인프라 구축해야

    이처럼 국내 면세점 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단체관광객보다는 자유일정으로 숙박, 관광을 정하는 개별관광객(FIT)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중 개별관광객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요우커 2명 중 1명은 스스로 관광을 한다는 얘기이다. 일본인 중 개별관광객의 비율이 50%를 넘어서는데 무려 11년이 걸린 것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어떤 소비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한국을 찾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세심하게 접근해 개별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살만한 물건을 많이 입점시키고 홍보해야 한다"며 "면세점 브랜드 자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NEWS:right}

    단순히 요우커 유치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단기적인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인에 모든 정책을 집중하기 보다는 인도, 중동지역 등으로 관광객을 다국화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최요한 경제평론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단기간에 늘어나면서 면세 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바라보고 안일하게 대처한 면이 크다. 쇼핑 매출을 올리는데만 급급했지 품질 좋은 서비스와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요우커 유치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접근하고 정부 정책도 거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면세점 매출로만 접근하지 말고 일본처럼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고급화하려는 장기적인 안목의 관광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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