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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최경환은 왜 진박마케팅에 사활을 거나?



국회/정당

    [Why뉴스] 최경환은 왜 진박마케팅에 사활을 거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친박계 신 좌장으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이 연일 새누리당의 표밭인 TK지역과 PK지역을 돌면서 박근혜 정부들어 청와대 또는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진박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비박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대구지역에서는 현역의원들의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최경환 전 부총리 왜 '진박마케팅'에 사활을 거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진박마케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최경환 의원은 사실 아무런 당직도 없는 평의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친박계 신(新) 좌장으로 불리면서 연일 '진박' 후보들의 예비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면서 '진박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구 북갑에서 열린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의 개소식에 참석해 'TK 현역 심판론'을 강조하면서 '진박'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데 이어 1일에도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윤상직 전 산언통상자원부 장관의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지난 4년간 뭐했느냐?"고 성토하면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이 지금 발목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발목이 부러질 지경인데 대구·경북만이라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진실한 사람 이야기를 꺼냈겠느냐"며 "이들(진박 후보)은 '나라도 도와야겠다'며 나왔는데 코미디하듯 조롱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최 의원의 이 말은 '진박'들의 출마가 대통령의 뜻이라는 걸 강하게 내비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최 의원이 본격적인 '진박 마케팅'에 나섰다는 얘기다.

    ▶ 최경환 의원이 참석하면 '진박'이 되는 거냐?

    = 그렇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최경환 의원이 개소식에 참석하면 '진박'으로 분류되고 그렇지 못하면 '비박'이 될 것이다.

    최경환 의원이 '친박 신 좌장'으로 불리면서 일각에서는 '진박 감별사'라고도 부르고 있으니 최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최경환 의원이 개소식에 참석한다고해서 새누리당 예비경선에서 모두 통과된다는 보장은 없다.)

    최경환 의원은 2일에는 윤두현 전 홍보수석의 대구 서구갑 개소식에 참석하는데 이어 3일에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과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의 대구 동갑 개소식에도 참석한다. 친박계인 박대출 의원의 오는 3일 경남 진주갑 개소식에는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이 대거 출동한다.

    '진박감별사'라는 말은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가장 먼저 했는데 지난달 19일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 이재만 예비후보 개소식에서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릴 것"이라며 "조(원진)'가 (지지하러) 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의원은 대구의 한 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국회의원 물갈이론, 진박 이야기 등 말이 나오는 가운데 저보고 '진박 감별사'라고도 한다"면서 "박 대통령과 개혁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진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경환 의원이 '진박 마케팅'에 이렇게 적극 나서는 이유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사진=자료사진)

     

    =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첫 번째는 무엇보다도 조원진 의원이 자칭 타칭 '진박 감별사' 역할을 했지만 TK지역에서조차 '진박'들의 지지율이 신통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에 새로운 진박후보가 6명인데 이 중 지금까지 예선을 통과할 수 있는 후보는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달성군의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지역은 사실 예선이 본선과 다름없다. 물론 대구 수성갑은 더불어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 나머지 후보들은 혼전 중이거나 현역의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고전 중이라고 한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학과 교수는 "2008년 '친박연대'와 2016년 '진박연대'는 다르다"면서 "2008년에는 공천학살로 친박연대에 대한 연민이 있었고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이 큰 울림이 있었지만, 2016년의 '진박연대'는 '호가호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뿐 연민이 없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는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단순한 위기감이 아니라 청와대의 레임덕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경환 의원이 막후에서 '진박 후보'들을 내려보내는 역할을 했지만 막상 현지에서는 '진박'후보들이 열세를 보이자 이대로 뒀다가는 예선도 통과하지 못해 공천을 받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최경환 의원이 나서서 무리한 발언을 하면서까지 '진박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위기감의 발로'"라면서 "이대로 뒀다가는 친박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고 그 후폭풍으로 급속한 레임덕이 발생할 우려 때문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사정을 잘아는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여러차례 진실한 사람 얘기(진박)를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박'들이 대구에서 민심에 밀려서 공천이 안 되고 경선에서 밀리면 그 자체로 레임덕의 큰 단초가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세 번째는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의 대행자라는 분석이다. 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으니까 최경환 의원이 일종의 '아바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설수 없으니 대리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진박들이 부진은 한 데 대통령이 직접 지원에 나서자니 선거개입 논란이 커질 것이고 또 위험부담도 크고 그래서 최경환 의원을 앞세우는 것"으로 분석했다. 윤태곤 실장도 최경환 의원이 적극 나서는 이유는 "대통령의 뜻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직 청와대관계자는 "최경환 의원이 나선 이유는 이게 '대통령의 뜻'이라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말이 확실하다 믿어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네 번째는 '자기 정치'를 한다는 분석이다. 비박계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강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지만 친박계는 두드러진 차기 주자가 없다. 따라서 '진박'후보들을 대거 원내에 진입시켜 'TK차기맹주'로서 당 대표 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최경환 의원은 'TK당 대표'라고도 불린다.

    (오른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대구경북지역의 정가에서는 최경환 의원이 차기 대선을 향해 뛰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정치평론가들은 최경환 의원의 일차적인 목표는 총선이후 당권을 겨냥한 것으로 본다.

    최창렬 교수는 "총선이후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친박의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는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건 희박하지만 그 때 가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박'들을 대거 원내 진출시켜 당권을 잡은 뒤 2017년 대선에서 '대권후보'를 노리기 위한 원대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윤태곤 더모아의 정치분석실장은 "최 의원은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인데 본인은 아마 총선을 지나며 발광체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진박 마케팅'이나 '진박 감별사'니 그런 얘기가 나도는 건 청와대가 관여한다는 얘긴가?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

     

    = 명시적으로 청와대가 깊숙히 개입한다고 말하기에는 증거가 없다. 그렇지만 그런 정황은 분명히 여러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의 행보가 청와대와 무관하지가 않다. 곽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지만 5개월여만에 경질됐다. 그러다 2015년 3월 대한법률공단이사장에 임명됐다. 그런데 또 8개월여만에 중도에 그만뒀다. 이유는 총선 출마를 위해서였다.

    그것도 처음에는 자신의 고향인 달성에서 출마선언까지 했는데 지난해 12월 갑자기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에게 밀려서 대구 중남구로 지역구를 옮겼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관여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개소식에서 "달성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불과 2주 전에 (중·남구로) 왔습니다. 뭐 딴거 있습니까?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위하겠다', 이런 결심에 따라 온 거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달성은 현역의원이 불출마라 당선이 가능하지만 중.남구는 녹녹치 않다)

    두 번째는 윤두현 전 홍보수석이다. 윤두현 전 수석은 서울신문과 YTN 기자 출신으로
    디지털YTN 사장을 하다가 2014년 6월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직행했다. 홍보수석을 맡은지 8개월 만인 2015년 2월 김성우 현 홍보수석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퇴했다. 그 뒤 곧바로 낙하산을 타고 한국케이블TV협회장이 됐다. 그런데 회장 취임 8개월만에 사의를 표하고 출마에 나섰다.

    청와대가 낙점한 자리에서 본인의 의사만으로 중도에 그만두는 건 청와대와의 교감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다.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8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12월 22일에서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에 출마하는 5명의 장관을 교체할 때 함께 '진박'이라는 딱지를 받은 뒤 교체된 것이다. 이런 정황들이 청와대가 '진박마케팅'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게 하는 것이다.

    ▶ 최경환 의원이 연일 유승민 의원을 직접 겨냥해 비판하는 것도 의도가 있는 건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TK목장에서의 결투에서 '진박'들이 살아남기 위해 유승민 의원을 겨냥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 의원은 하춘수 예비후보 개소식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한데 이어서 곽상도 예비후보 개소식에서는 "표 찍어 달랄 때도 있지만 찍어주면 입 싹 닦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곽 예비후보는 그런 사람 아닌 거 같습니다만…."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사실 대구지역에서는 '진박'들과 '유승민계'로 불리는 현역의원들의 예비경선이 치열하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을 비롯해서 동갑에서는 류성걸 의원과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북갑에는 권은희 의원과 하춘수 예비후보, 중.남에는 김희국 의원과 곽상도 예비후보, 서구에는 김상훈 의원과 윤두현 예비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대통령 정말 불쌍하다. 저 어른이 혼자 밤잠 안 자고 고군분투하는데 '우리가 의원 돼서 좀 도와줘야겠다', 그래서 나온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의) 장관·수석 지낸 분들 아닙니까"라면서 '진박'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유승민 의원의 입장은 어떤가?

    = 유승민 의원은 아주 담담하다.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고 현장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유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면서 "다른 예비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앞만 보고 뛰겠습니다. 결과는 대구시민, 동구주민들께서 결정해주실 겁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사진=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진박'은 모든 권력이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는 입장을 보이는데 반해 유승민 의원은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도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15일에도 페이스북에 "저는 계속 대구에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대로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 지역구는 하루하루를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특히 많은 지역이라, 주민들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제가 어떤 정치를 해야 하는지를 매일 배우고 깨우치게 됩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건 올바른 정치가 아닙니다. 고통받는 국민들의 일상과 말씀에서 정치가 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믿습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유승민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의 글을 "봄이 곧 올겁니다^^ 늘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마무리 했다. 유 의원이 언급한 '봄'이 계절의 봄을 얘기하는 건지 아니면 총선에서의 승리를 얘기하는 건지는 두고 볼일이다.

    ▶ '진박'들의 경쟁자가 된 현역의원들은 반발하지 않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최경환 의원이 '박심'을 내세워서 노골적으로 '진박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현역의원이나 예비후도들이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 중남구의 현역인 김희국 의원은 "그 자리에 참석해 박수 친 조원진, 윤재옥 ,홍지만, 서상기 의원은 대구 국회의원 아니냐?"며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경선에 대비해 당원과 시민을 상대로 휴대전화 안심번호 여론조사 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북구 갑의 권은희 의원도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최경환 의원의 이 같은 발언과 행보에 대한 비판여론이 적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이웃 지역구인 북구을의 서상기 의원은 인원 동원까지 해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인간적으로 그럴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직접적 비판의 대상이 된 유승민 의원은 1일 곧바로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유 의원 측은 최경환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계속 무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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