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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조성진 "콩쿠르는 꿈 실현 위한 수단"



공연/전시

    '금의환향' 조성진 "콩쿠르는 꿈 실현 위한 수단"

    "지휘자 정명훈 존경"…"일부러 롤모델 정해놓지 않아"

    사진=크레디아 제공

     

    지난해 10월 한국인 최초로 제17회 폴란드 쇼팽 파아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22)이 방한했다. 오는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두 차례(오후 2시, 8시)에 걸쳐 여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조성진은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가자간담회에서 "쇼팽 콩쿠르 입상 후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서 신기하고 놀라웠다"며 "국내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조성진은 "콩쿠르는 인생의 목표가 아닌 '콘서트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어디가 정점일지 예측할 수 없지만 스스로 이제 막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눈빛을 빛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콩쿠르 주최 측인 쇼팽협회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과 최근 조성진과 전속 레코딩 계약을 체결한 도이치 그라모폰의 우테 페스케 A&R(아티스트 앤 레퍼토리) 파트 부사장도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작년 10월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첫 방한이다. 소감은

    사실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콩쿠르를 좋아하진 않는다. 미국, 유럽에서 활동하는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자 목표였다. 쇼팽 콩쿠르는 그런 꿈을 가진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기회를 많이 주기 때문에 참가하게 됐다.

    입상 후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국내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저로 인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좋은 소식이고 기쁘게 생각한다.

    ▶ 프랑스 '솔레아 매니지먼트'와 계약한 이유는

    작년 11월부터 매니저들을 많이 만났다. 쇼팽 콩쿠르 입상 전, 일본의 '재팬아트'와 일하면서 회사의 이름보다 매니저가 나와 맞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솔레아 매니지먼트'를 택했다. 마음이 맞고, 같이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 DG)와 전속계약을 맺었는데

    일단 5년 계약했고, CD 다섯 장을 녹음할 것이다. 첫 번째 음반은 쇼팽 협주곡 1번과 발라드 네 개를 녹음한다. 두 번째 음반은 쇼팽이 아닌 작곡가가 될 것 같다. 협연하고 싶은 지휘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 피아노와 사랑에 빠진 계기가 있나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들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함께 배웠지만, 바이올린은 서서 연주해서 힘들었다. 그래서 피아노를 더 사랑하게 됐다. 쇼팽 콩쿠르 당시 떨리고 긴장됐지만 결과가 좋아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 쇼팽 콩쿠르 준비는 어떻게 했나

    쇼팽의 음악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연구했고, 세계 유수 피아니스트들의 다양한 해석을 들으려 했다. 현재 파리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 초 스마트폰을 도둑맞았다. 저렴한 2G폰을 8개월간 사용하다가 쇼팽 콩쿠르가 끝난 후 새 전화기를 구입했다.

    ▶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모님은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 제가 음악이 좋다고 하니까 도와주셨다. 가장 고마운 건 저를 믿어준 거다.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허락해주신 것 같다. 제 의견을 들어주고 음악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 고국 무대에 선다. 소감은?

    작은 연주건 큰 연주건 똑같은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 쇼팽 콩쿠르 후 첫 무대인 만큼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 음악할 때 만큼은 진지해야 한다. 명곡에는 작곡가의 노력과 고뇌가 고스란히 배어 있기 때문에 (음악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를 갖춘 사람이 훌륭한 음악가가 아닐까.

    사진=크레디아 제공

     

    ▶ 지휘자 정명훈과 15살부터 인연을 맺었는데

    2009년 5월 첫 협연을 시작으로 스무 번 넘게 협연했다. 배운 것도 많고 감사한 분이다. 음악가로서 존경한다. 오는 4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진행할 예정인 쇼팽 협주곡 녹음도 기대된다.

    ▶ 5년 전 40곡을 마스터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곡이 20곡 정도 된다. 5년 안에 40곡을 마스터하는 건 힘들 것 같다. 어릴 때는 많은 곡을 배우는 게 멋있어 보였는데, 한 곡을 마스터 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깊게 배우는 것도 재밌다. 같은 곡도 몇 년 후 치면 느낌이 다르다.

    공쿠르 우승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건 슬픈 일이다. 콩쿠르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만 22살이다. 어디가 정점일지 예측할 수 없지만, 스스로 이제 막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 평소 쇼팽을 어렵게 생각했던 걸로 안다. 우승 후 부담감이 줄었나

    쇼팽은 연주하기 어려운 작곡가고, 사람마다 쇼팽에 대한 생각도 천차만별이다. 쇼팽에 대한 저만의 관점이 없었지만 계속 공부하고 연주하면서 저만의 쇼팽을 찾았다. 다만 똑같은 곡을 여러 번 무대에 올리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연주가 신선하게 느껴지도록 노력한다.

    ▶ 평상시 조성진은 어떤 사람인가

    또래친구가 많지 않다. 친한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요즘 20대가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른다.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지만 발라드도 가끔 듣는다. 선배이신 김선욱 형, 손열음 누나, 임동혁 형 등과 가깝게 지낸다.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이다.

    ▶ 롤모델이 있나

    일부러 정해놓지 않았다. 저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다. 피아니스트 라드루프를 존경하지만 제 롤모델은 아니다. 서로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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