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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구구단 뉴스에 일본이 머쓱해진 이유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병호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 관장)

    2X1=2, 2X2=4, 2X4=8. 수학공부 기초라고 하면 제일 중요한 게 구구단이죠. 그런데 얼마 전에 1500년 전, 그러니까 백제에서 쓰이던 구구단표가 발견됐다고 해서 세간의 화제였습니다. 기다란 나무판에 붓글씨로 적혀 있는 구구단표가 발견이 된 건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구구단표가 발견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게 진짜 백제의 구구단표가 맞느냐, 아니냐로 설왕설래가 좀 이어졌죠. 결국은 백제에서 쓰이던 구구단표가 맞다고 결론이 나왔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구구단 얘기 좀 나눠보죠. 한국목관학회 이사이자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관장이세요. 이병호 관장, 연결을 해봅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 이병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백제 구구단표를 판독한 분이시라고요?

    ◆ 이병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디서 이게 발견이 된 거죠?

    ◆ 이병호> 이게 사연이 좀 긴데요. 원래는 2011년에 한국문화재재단이라는 곳에서 발굴을 했습니다.

    ◇ 김현정> 2011년이요? 5년 전에요?

    ◆ 이병호> 네. 보통 목간은 나무에 쓴 먹글씨가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발굴자들이 원래는 이 목간에 대해서 ‘아마 꼬리표가 아닐까? 물건을 붙이고 아무개가 아무에게 보낸다’라는 꼬리표일 가능성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제가 이 목간의 존재를 알고 올 1월 16일에 한국목간학회 정기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그 토론 과정에서 우연히 이게 구구단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때 2011년에는 어디에서 발견을 한 거죠?

    ◆ 이병호> 충남 부여에 있는 곳인데요. 우연하게 개인 주택을 건설하다가 국비보조발굴사업의 일환으로 이 발굴을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개인 주택 지을 때 조심조심 짓다 보니까 이게 발굴이 된 거예요.

    ◆ 이병호>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떻게 생긴 건지 보신 분도 계시지만 좀 우리가 상상할 수 있게 묘사를 해 주시겠어요?

    ◆ 이병호> 지금 현재는 마치 칼 모양처럼 끝이 뾰족한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나중에 복원을 하다 보니까 직각 삼각형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 김현정> 직각 삼각형의 나무 목판이요?

    ◆ 이병호> 네. 그런데 9단부터 8단까지 해서 2단까지 약 3cm에서 2.5cm 정도로 구획선을 나누고 9X9=81, 8X9=72 해서 9단을 썼고요. 그 아래쪽에 8단, 7단 이렇게 쓰여 있는데. 약간 특이한 것은 9단이 끝나고 밑에 8단을 시작할 때 8X9=72부터 써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생략하고 8단의 경우에는 8X8=64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 김현정> 왜요?

    ◆ 이병호> 왜냐하면 구구단의 9X9=81 옆에 9X8=72가 있기 때문에 대각선 밑쪽에 보면 그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이미 9X8=72가 있으면 8X9=72는 안 쓰는 방식. 굉장히 효율적이네요.

    ◆ 이병호> 네. 마지막에는 2X2=4로 끝나는 형식입니다.

    백제 구구단(사진=이병호 관장 제공)
    ◇ 김현정> 저도 그 목판 봤습니다만 그 당시에 아라비아 숫자가 우리나라에 없었으니까 1, 2, 3이 아니라 한자로 한 일(一), 두 이(二), 석 삼(三) 이런 한자를 이용해서 쭉 적어놓은 것이더라고요. 여기서 궁금한 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그 숫자들이 누군가 그냥 끄적인 건데 정말 우연히도 구구단과 일치한 건 아닐까?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요?

    ◆ 이병호> 그렇지는 않고요. 이게 단순히 연습을 하기 위해서 끄적인 거냐, 아니면 학습용으로 쓰다가 버린 거냐. 이런 게 논란이 되고요.

    ◇ 김현정> 그것도 궁금하죠.

    ◆ 이병호> 사실은 일부러 구획선을 놓고 9단, 8단 쭉 내려썼는데요. 모양이 직각 삼각형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다른 목간과 달리 이것은 한쪽 손으로 잡고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여요. 아래쪽이 좁기 때문에요. 그래서 한쪽 손으로 그 구구단 표를 보고 다른 한쪽 손에는 붓을 들고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형식을 띠고 있다는 거죠.

    ◇ 김현정> 마치 계산기 이용하듯이요?

    ◆ 이병호> 네, 맞습니다. 그래서 매우 실용성이 있다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 김현정> 구구단으로 쓴 건지 확실한 거고요. 두 번째로 진짜 백제시대에 쓰인 게 맞을까요?

    ◆ 이병호> 이거 한 점만 발견됐으면 의심을 할 수 있죠. 그런데 사실은 이 목간 말고도 그 주변에서 백제 당시의 토기편과 기와편이 함께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대체로 7세기 전반에 해당하는 백제 사비 시기의 목간이다라는 걸 확정할 수 있었고요.

    그 인근 시대에 이것 말고도 굉장히 많은 목간이 나왔어요. 그 목간 중에는 618년이라는 절대연도를 가지고 있는 목간도 나왔기 때문에 이곳 이 일대가 아마 사비시대의 관청터가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 김현정> 뭔가 계산하면서 쓴 게 아닐까? 제가 백제시대 구구단표가 확실하다라는 최근의 결과를 보고 가장 기뻤던 건요. 사실은 그동안 일본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다가 구구단을 전파해 준 거다, 이렇게 알고 있었거든요. 이걸 이제 뒤집은 거잖아요.

    ◆ 이병호> 그런데 사실 최근 2000년대 초반에 일본나라문화지연구소에서 일본의 도성 왕경 유적을 발굴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구구단표가 발견됐는데 어떻게 표현이 되어 있냐하면요. 구구 여 팔십일(九九如八十一)이라고 해서 같을 여(如)가 있어요. 그런데 이 같을 여 자는 9X9=81과 같이 등호(=)를 표현하는 한자식 표현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중국의 아주 오래된 문헌에도 바로 구구 여 팔십일처럼 ‘는(=)’에 해당하는 것에 같을 여자를 썼어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8세기대의 일본의 구구단 목간은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국에서 일본에 갔을 가능성. 직접 전래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언론에서 홍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7세기 백제유적에서, 그것도 왕경의 관청으로 생각되는 일대에서 발견된 목간에서 확인됨으로 인해서 일본의 주장은 이제 더 이상 성립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죠.

    ◇ 김현정> 잘됐어요. 일본이 할 얘기가 쑥 들어갔겠네요. (웃음) 그나저나 갑자기 든 질문인데 세계적으로는 구구단이 언제 어디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습니까?

    ◆ 이병호> 서아시아에서 발생했다는 설도 있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문헌기록상으로는 기원 전 10세기 전부터 이미 구구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광개토왕릉비에 보면 광개토왕이 즉위한 해를 기록할 때 역사 기록에 보면 18살에 등극한 걸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광개토왕릉비에는 ‘이구등조(二九登祚)’라고 해서 2X9=18에 해당하는 표현을 이구등조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면 이미 고구려 때도 구구단을 알고 있었을 것을 미뤄 짐작해 왔습니다마는. 이렇게 구체적인 자료로써 보여줌으로써 더 이상 논란은 잠재울 수 있게 되었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학 잘하잖아요. 여기에서도 또 증명이 되네요.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기가 돼서야 우리가 비로소 구구단을 일본 덕분에 알게 됐다라는 그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돼서 좋고요.

    ◆ 이병호> 신라의 경우에는 국학이라는 국립대학에 해당하는 곳에서 산학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구장산술이라고 해서 오늘날 2차 방정식 정도에 해당하는 것을 실제로 하급 관인들이나 관료들이 풀게 했던 그런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일찍부터 우리나라에서 수학에 대한 견해들이나 식견이 있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유물들 많이 분석해 주시고요. 발굴 부탁드립니다.

    ◆ 이병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국목간학회 이사이자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유물전시관의 관장이세요. 이병호 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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