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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프로파일러 "부천 부모, 시신 보며 안도감 느껴"



사회 일반

    담당 프로파일러 "부천 부모, 시신 보며 안도감 느껴"

    -피의자 부부, 불안한 심리상태서 진술
    -치킨 배달은 극단적인 이기주의 증상
    -부인은 남편에 의존하는 성향이 커
    -흉악범죄, 사회적 박탈감이 주요 원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일용 (경찰청 경감, 프로파일러)

    이번 주 내내 전국을 경악하게 만든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어제 그 부모에 대한 현장검증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인 아버지가 분노충동조절장애를 이기지 못하고 아들을 살해한 걸로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많죠. 어떻게 시신을 옆에 두고 치킨을 먹을 수 있었는지. 또 왜 훼손된 시신을 3년이나 넘게 냉동고에 보관했는지. 아리송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시간에 피의자 부부의 심리를 좀 짚어보겠습니다. 학술용어로는 일종에 심리부검이라고 하죠. 직접 피의자 부모의 얼굴을 맞닥뜨리고 이 심리분석을 진행한 프로파일러를 연결합니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권일용 경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경감님, 나와 계십니까?

    ◆ 권일용> 네, 안녕하세요. 권일용 경감입니다.

    ◇ 김현정> 고생 많으셨습니다.

    ◆ 권일용> 아닙니다.

    ◇ 김현정> 사건 직후부터 이 피의자 부부하고 면담하면서 프로파일링 작업을 쭉 하신 거죠?

    ◆ 권일용> 네. 수사팀 1차 조사 이후에 실시가 됐고요. 각 2회에 걸쳐서 분석을 하기 위한 면담을 실시했습니다.

    ◇ 김현정> 부부를 처음 딱 대면했을 때 어떤 심리상태였습니까?

    ◆ 권일용> 일단 은폐하려했던 사건이 발견됐고 체포가 되면서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둘 다 자신의 행위들을 합리화하는 과정들이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 김현정>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면 혹시 지능이 좀 떨어진다든지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든지 그런 상태는 전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 권일용> 그런 문제는 전혀 나타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번 사건이 경악스러운 건 그 피의자인 아버지가 당시 8살짜리 아들을 2시간이나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점입니다.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엎드리게 한 뒤에 발로 차고. 사실은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그냥 남남이어도 이건 거의 불가능한 얘기인데요. 하물며 어떻게 부모가 이런 짓을 할 수 있었는가? 이걸 어떻게 분석하세요?

    ◆ 권일용> 일단 이 피의자 같은 경우에는 어떤 자극에 대해서 아주 짧은 순간에 분노를 일으키고 자제력이 다시 돌아오는 이런 유형이 아니고요, 장시간동안 자제력을 상실하는 그런 타입의 범죄자 유형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특정한 순간에 욱했다가 다시 잦아드는 유형하고는 또 달라요?

    ◆ 권일용> 매우 다른 스타일인데요. 장시간, 2시간 이상씩 분노를 지속시키는 이런 특성을 갖고 있는 유형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그 분노조절장애 때문에 폭행을 했다치더라도 그 다음날 일어나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던 거죠. 그러면 그때 일어났을 때는 분노 상태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일상적인 상태에서 아들의 사망을 인지한 거 아니겠습니까?

    ◆ 권일용> 네.

    ◇ 김현정> 그런데 이 아들 시신을 훼손하기 직전에 치킨을 배달시켜서 먹었다는 거예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 싶은데요? 이건 어떻게 분석하세요?

    ◆ 권일용> 이 부분은 극단적인 이기주의, 아니면 정상적이지 않은 사고의 진행, 이런 것들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극단적 이기주의요?

    ◆ 권일용> 네. 그러니까 이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자신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것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극단적 이기주의를 말씀하셨는데 나를 먼저 생각하니까 배고픈 게 우선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 권일용> 치킨을 먹은 것이 배고픈 것들에 대한 해소일 수도 있고요. 어떤 정상적이지 않은 사고 판단의 일종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또 한 명, 직접적으로 폭행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시신훼손을 도운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평소에 아들을 폭행하지 않았고요. 또 정상적으로 회사에서 근무도 했고. 심지어 딸의 학교에서는 자상한 어머니로 통했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어머니가 아들의 시신훼손에 가담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3년 동안이나 침묵할 수 있었는가?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권일용> 이 여성 피의자 같은 경우에는 의존성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의존성향이요?

    ◆ 권일용> 네. 그래서 일단 남편의 잘못된 훈육방식에 대해서도 암묵적으로 상당히 동조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 피의자 부모 중 부친 최모 씨가 지난 21일 오전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그러니까 프로파일링 과정에서도 남편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까?

    ◆ 권일용> 상당히 많이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없는 경우에는 ‘나의 삶에 의미가 없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는 사고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어머니 한 모씨가 자란 환경이라든지 이런 게 영향을 미쳤을까요?

    ◆ 권일용> 성장 환경에서의 문제가 있고요. 결혼 이후에도 다른 사회생활을 많이 하지 않고 좀 고립된 상태에서 오직 둘만의 삶을 유지해 온 것도 영향을 많이 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피의자 부부, 그러니까 이 가족이 어떻게 보면 고립된 섬같이 살아온 거네요?

    ◆ 권일용> 네. 주변 지인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직 자신들만의 판단으로 이걸 해결해야 되겠다고 하는 경향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그런 유형입니다.

    ◇ 김현정> 부인이 의존적이었다면 혹시 남편이 부인도 폭행했을 가능성, 이거 조사해야 되는 부분은 아닌가요?

    ◆ 권일용> 그 부분도 충분히 수사에서는 조사가 되었는데요. 심리분석적인 측면에서는 남편이 처와 딸 같은 경우에는 자기의 분노를 양산하는 부분들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는 보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여하튼 그렇게 시신을 훼손한 뒤에 시신 일부를 변기와 쓰레기통에 버리고 또 나머지 일부는 냉동실에 자그마치 3년 동안 보관을 했다는 건데. 사실 집 냉동실에 보관을 하면 발각될 가능성은 더 큰 거 아닙니까? 어디에 갖다 묻는 것보다요. 왜 그랬을까요?

    ◆ 권일용> 이게 피의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범행 은폐방법으로 생각할 정도로 합리적이지 않는 사고의 진행들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그걸 통해서 오히려 심리적으로 안도감을 느끼는 양가감정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시신을 보면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다른 사람은 못 봤구나’ 하는 안도감이요?

    ◆ 권일용> 네.

    ◇ 김현정> 양심의 가책은 안 느꼈을까요? 그걸 계속 보고 있으면.

    ◆ 권일용> 그래서 그런 부분도 결국 시신 은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안과 안도감을 함께 느끼는 그런 좀 합리적이지 않는 양가 감정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비합리적인 양가 감정이죠.

    ◇ 김현정> 참 끔찍합니다. 지금 분석을 심리분석하면서도 계속해서 섬뜩한 생각이 드는데. 사실 이 사건 외에도 요 사이에 잔혹 범죄가 굉장히 많이 발생합니다. 이게 우연인가요? 아니면 어떤 사회적인 배경 원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 권일용> 사회적인 배경원인에 연관성이 많이 갖고 있다고 저희들은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2010년 이후에 강호순이 검거된 이후에 범죄 흐름과 양상을 보면 어떤 계획적인 범죄보다는 사소한 일에 과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들이 나타나고 있죠.

    ◇ 김현정> 왜 그렇게 자꾸 그렇게 분노들을 조절하지 못할까요, 예전보다?

    ◆ 권일용>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상당히 왜곡된 감정들을 갖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들이 자기가 이미 사회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라고 하는 사회적 배제감들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뭔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박탈돼 있다.’ 이런 사고를 통해서 박탈감이나 배제감들을 자기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 때문에 사회 구성원을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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